[연재]The good gut 저자들의 건강식단① ‘빅맥( Big MAC) 다이어트’-어느 치과의사의 프로바이오틱스 관심(12)
[연재]The good gut 저자들의 건강식단① ‘빅맥( Big MAC) 다이어트’-어느 치과의사의 프로바이오틱스 관심(12)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6.0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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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방 서양식 음식 문화 문제점 지적
장내 미생물 위한 탄수화물 식단 권장

△김혜성 원장<사과나무치과병원>
미국 스탠포드 의대에서 미생물학 교수로 재직하며 오랫동안 장내 미생물과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해 연구한 소넨버그 부부의 책 ‘the good gut(건강한 장이 사람을 살린다, 파라사이언스)’를 며칠 전 번역 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 10~20년 동안 미생물에 대한 접근방식이 바뀐 그동안의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미생물 탄생부터 건강한 사람의 대변으로 과민성 장증후군을 치료하는 대변이식술(fecal transplantation)까지 최신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지방 식단이 서양식 음식문화를 반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저자들은 가공된 식품에 고칼로리 저식이섬유 음식을 섭취하는 서양인들이 과일 및 채소 섭취량이 많은 한국인 또는 아프리카인들에 비해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이 떨어진다고 걱정한다.

종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생태계 안정이 지속가능하듯 장내 미생물총도 다양해야 인체 건강의 안정성이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장내 미생물 총이 잔해만 남아 있는 서양인들에게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비만과 그에 동반된 대사증후군들의 원인이 식이습관과 그로 인한 장내미생물의 혼란에 기인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저자들은 건강하고 다양한 장내 미생물을 위해 ‘빅맥(Big MAC)’ 다이어트를 권한다. MAC란 Microbiome Accessible Carbohydrate의 준말로, 장내 미생물이 접근 가능한 탄수화물이란 뜻이다. 이런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간 식단이 장내 미생물에 좋은 음식이고, 인간의 유전자보다 100배나 많은 장내 미생물 유전자를 보다 건강하게 관리하는 식단이라는 것이다.

복합 탄수화물 ‘식이섬유’ 대장까지 도달
미생물 대장 산성화로 염증 완화·면역 조절
미시적 관점 인간이 미생물 덕에 건강 유지 

우리는 쉽게 탄수화물을 접한다. 매번 식탁에 등장하는 밥이나 국수 또는 디저트로 먹는 아이스크림이나 커피에도 복합탄수화물인 녹말, 설탕, 유당 등이 함유돼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탄수화물들은 대장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기도 전 소장 내 소화효소에 의해 모두 분해된다.

대장까지 도달하는 복합탄수화물은 소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탄수화물이다. 보통 소화에 저항하는 복합탄수화물로 ‘resistant starch’라 불리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식이섬유가 그 것이다.

식이섬유는 다양하고 심오한 생리적 작용을 한다. 예를 들어 셀룰로즈(cellose)는 단당인 포도당이 수백에서 수천개 연결돼 있는 복합탄수화물이자 지구상 가장 많이 존재하는 복합탄수화물이기도 하다.

셀룰로즈는 모든 녹색식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1차 물질이라 과일 채소는 나무 구성 물질에서 40~50%를 차지하는 물질이다. 그런데 이러한 셀룰로즈가 소장을 거쳐 대장까지 오는 동안 탄수화물 소화효소에 의해 거의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도달한다.

대장에서 장내 미생물에 의해 소량 발효돼 미생물에게 에너지를 제공하고, 장내 미생물에 의해서도 발효되지 못한 셀룰로즈는 대변의 양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며 대장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MAC는 인간의 탄수화물분해효소에는 잘 견디고 장내 미생물총에 의해서는 셀룰로즈보다 더 쉽게 분해되는 탄수화물을 뜻한다.

돼지감자에 다량 함유된 이눌린(inulin), 양파, 마늘, 치커리, 아스파라거스, 바나나 등 많은 플럭토올리고당(Fluctooligosaccharide, FOS)이나 모유, 콩 등에 많은 갈락토올리고당(galactoologosaccharide, GOS)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식이섬유가 대장 도달 시 장내 미생물은 이를 단당류나 올리고당으로 분해하고 발효시켜 나오는 에너지를 통해 자신의 삶을 영위한다. 그리고 대사 부산물로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이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것은 대장을 산성화시켜 병인성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장내 염증을 완화하고 대장 상피세포와의 상호작용으로 장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은 인간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식이섬유의 재활용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전혀 인간에게 기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장내 발효를 통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기능에 보탬을 준다.

언뜻 장내 미생물이 인간의 몸을 빌어 살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 인간의 몸이 장내 미생물 덕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자들은 식사를 할 때 반드시 장내 미생물을 의식한 식단 구성을 권유하고 있으며, 이를 ‘빅맥’이라 표현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잇몸병을 포함한 현대 거의 모든 만성질환은 생활습관과 식이습관에서 유래한다. 원인이 그렇다면 해결책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먹는 것을 잘 먹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장 건강, 그로부터 파생되는 정신건강을 포함한 전체 건강에 먹는 것과 장내 미생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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