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청 1년 숙성·발효 땐 안전”
“매실청 1년 숙성·발효 땐 안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6.06.16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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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매실 독성 발언에 학계 “미량으로 문제 없어”

보기만 해도 신맛 때문에 입에 침이 고이는 탱글탱글한 초록 매실. 요즘 집집마다 김장 담그듯 매실청 담그기에 한창이다. 그런데 최근 익지 않은 매실로 청을 담그면 독성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매실청 담그기를 꺼리는 분위기로 인해 매실가격이 떨어지고 판매도 부진하다며 농민들이 울상이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익지 않은 청매실로 담근 매실청은 체내에서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그러나 황씨의 이러한 정보는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황 씨는 방송에서 “청매에는 아미그달린이란 물질이 있는데, 몸 속에서 청산가리와 같은 작용을 한다. 과실이 완전히 익은 황매는 그런 물질이 없어지고 구연산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며 “과일도 익어야 먹듯이 매실도 익은 것을 먹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매실이용 방법으로 인한 위험성을 없애려면 ‘청매’라는 용어부터 바로잡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매실을 청매, 황매라고 구분하는 것 자체가 혼선을 일으키므로, 익지 않은 살구를 청살구라고 부르지 않듯이 매실도 다 익은 후에 먹을 수 있도록 용어를 구분하지 말아야한다고 지적했다.

황 씨는 익은 황매의 구연산이 청매보다 2.5~3배, 비타민A도 3배 정도 많은데도 청매를 많이 사용하게 된 이유는 주류 회사들이 술병 안에 매실이 담겨져 있는 매실주 제조용 원료로 과육이 단단한 덜 익은 것을 수매해간 데서 비롯됐다며, 반드시 다 익은 매실을 수확하도록 정보를 바로 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황 씨의 매실 독성 발언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자 같은 방송프로그램에서 이번엔 영양학자이면서 대한영양사협회장을 맡고 있는 수원대 임경숙 교수를 연결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이와 관련, 임 교수는 “아미그달린 물질은 매실뿐만 아니라 복숭아나 살구의 덜 익은 과육이나 씨앗에 들어 있는 성분으로, 과일이 덜 익으면 씨앗이 쉽게 깨지기 때문에 자칫 독성 유출 우려가 크다”며 황 씨의 말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매실청의 경우 1년 정도 충분히 숙성 발효시키면 모두 분해돼 남아있지 않는다는 연구 보고가 있으므로 씨앗을 제거하거나 오랫동안 숙성시키면 문제 없다”고 말했다.

서울여대 노봉수 교수(식품영양학과)도 매실에 함유돼 있는 아미그달린은 분해 과정에서 시안배당체를 만들어 복통 등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매우 적은 양이지만 발효 과정을 통해 분해되기 때문에, 매실주나 매실청을 만들 경우 1년 정도 발효과정을 거치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식약처는 매실주를 담글 때는 과육이 손상되지 않은 신선한 매실을 사용하되 매실의 씨와 알코올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할 것으로 권고했다. 매실의 씨와 알코올이 반응해 유해물질인 에틸카바메이트가 자연적으로 소량 생성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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