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지속 가능한 패키징의 해법을 찾다
[특집]지속 가능한 패키징의 해법을 찾다
  • 이재현·천진영 기자
  • 승인 2016.06.2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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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과제…순환경제 차원서 친환경 소재로 대체를
녹색 소비자 선택 척도…‘지속 가능성’ 갖춰야 성공적
래티튜드 그룹 주최 본지 후원 ‘패키징 : 혁신과 지속 가능성’ 컨퍼런스

전 세계 식품산업에서 패키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식품이 범람하며 패키징이 소비자들의 선택 척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에선 제조산업과 서비스산업 중간에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기업들 역시 패키징의 혁신을 통해 기능성을 강조한 철학과 지속 가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최근에는 패키징에도 친환경 소재 및 그린 마케팅 등을 적용하며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23일 래티튜드가 주최하고 본지 후원으로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최된 ‘패키징 : 혁신과 지속 가능성’ 컨퍼런스는 이러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포장산업 동향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련 산업에서 선도적 역할로 나아가고자 하는 기업과 정부 기관들을 위해 마련됐다. 본지에서는 국내외 패키징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발표내용을 심도 있게 다뤄봤다.

△전문가 그룹은 지구를 위협할 수도 있는 패키징 폐기물 사태 예방을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 왜 혁신이 중요한가? = 토비 웹(영국 이노베이션 포럼 설립자)

패키징에 있어 혁신의 중요성, 혁신의 지속 가능성, 혁신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패키징 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문제이며, 한국도 마찬가지다.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점은 향후 50년간 가장 큰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TV 등을 통해 바다에서 죽은 고래가 육지로 떠밀려오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죽은 고래와 패키징이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고래가 죽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무분별하게 바다에 버리는 플라스틱 용기의 독성 때문이다. 독성에 노출된 플랑크톤을 먹은 고래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과학자들을 통해 이미 규명된 사실이다.

이 점만 보더라도 패키징의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도 이러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얼마나 많은 위험요소를 보유한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지는 5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기업들이 해야 한다. 플라스틱의 문제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지와 목재도 풀어야 할 과제다. 펄프와 제지 활용이 높아짐에 따라 전 세계 벌목이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안전 기준보다 500배 이상 높은 연무가 자욱하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엘니뇨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혁신은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의미가 모호해 이를 정의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혁신이 산업 전체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총체적으로 시스템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협업을 통한다면 다양한 기업에 적용이 가능하다. 듀퐁사는 세계 7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10년 이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매진할 방침이며, 퓨마는 소비자와 함께 소통해 재활용이 용이한 신발 박스의 혁신을 끌어냈다.

또한 코카콜라, 헤인즈 등 식품 기업들은 용기를 식물성 원료로 교체하고 있다. 이중 코카콜라는 2020년까지 전 제품 용기를 식물성 원료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패키징 혁신은 단순히 디자인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향이 짙다. 혁신적인 변화는 계속 이뤄져야 한다.

문제가 되고 있는 비닐봉투를 사용 못하게 한다고 해서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그만큼 불편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패키징 혁신에서 지속 가능한 도전과제는 무엇이 있을까? 바이오 플라스틱이 답이 될 수 있다. 이는 화력 발전을 대체하는 풍력 발전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와 같은 혁신을 위해서는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패키징산업은 그동안 골머리를 앓던 문제가 어느 정도 규명됐기 때문에 협업을 통해 이를 발전시켜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아무런 대가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규제만 강화돼 기업 입장에선 할 이유가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기업간 체계적인 합의가 이뤄진 규제가 이뤄진다면 기업도 쉽게 동참할 수 있다. 이때는 더 많은 인센티브와 대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소비자의 관점으로 본 혁신과 지속가능성 = 이그나시오 가빌란(Consumer Goods Forum 환경지속가능성팀 책임자)

KPMG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신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그들에 따르면 소비자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지속가능성, 투명성, 제품안전성, 소비자 안전과 윤리적인 사업관행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윤리적이며 투명한 메시지를 포함하는 브랜드 스토리 또한 중요한 전략이다.

기업들은 약속한 신뢰를 위해 식품 및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낭비를 줄이면서 지속적인 감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따르면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사례는 정보화된 메시지, 부정·부패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의 활용 또한 중요하다.

전 세계 공용으로 사용되는 재활용 로고가 통용된 지 40년이 됐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포장지의 14%만 재활용되는 수준이다. 모든 포장재를 포함하면 수치는 더 낮아진다. 종이는 20% 가량, 철, 아연 제품은 7~9%만 재활용된다.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패키징은 800만 톤이 바다에 버려져 침출수의 우려가 있으며, 소각 시 온실가스 배출, 건강과 환경오염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패키지의 환경을 종합적인 시각에서 조사해야 할 것이다. 패키지의 과소포장의 경우 제품 손상 및 식품 안전을 위협할 것이며 반대인 과대포장도 고려해야할 측면이다. 포장은 제품과 연관 지어 고민해야할 사항이며 마케팅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포장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순환경제의 노력도 우선시 돼야 한다. 패키지 혁신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사용 후 처리와 관련된 시스템의 발전은 미비한 수준이다. 각 국가별로 노력과 더불어 포장재의 부피도 감소하고 있지만 1회용으로만 사용하고 버려지는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

산업은 플라스틱 순환 및 회수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에 더욱 힘써야 한다. 제조사, 유통사 등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활동과의 차이를 좁혀가는 것이 중요하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정보 수용과 행동 변화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가장 아름다운 포장은 폐기물 아닌 재활용되는 것”
패키징 투자 환경영향 20% 줄여…기업-정부 협업을
친환경 포장 가격 낮추고 정책적 지원 등 뒤따라야  

◇국내 소비자의 관점에서 본 혁신과 지속 가능성 = 정순희 교수(이화여대 소비자학과)

우리나라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한다. 그만큼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실제 친환경 포장에 대해 구입 의향은 물어볼 결과 전체 소비자 중 25%만이 구매의사를 밝혔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친환경 마케팅은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환경 요소가 구매요인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편익제고가 필요하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제품포장에 대한 생각에서 알 수 있다. 2014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제품포장과 관련 보도된 174개 기사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텍스트 분석을 한 결과 ‘과자’ ‘제조업체’가 높은 빈도수를 기록했다. 이는 ‘과대포장’ ‘질소포장’ 등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것에 대한 결과로 보인다.

기사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살펴 본 포장산업의 문제점 역시 과대포장, 질소포장, 고가, 기만행위, 자원고갈, 쓰레기 배출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한 해결방안으로는 재활용, 업사이클링, 포장재질, 과학기술 등으로 조사됐다.

이를 위해 현 정부에서는 음식품류, 제과 등에 대해 친환경포장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나 법제화되지 않은 권고사항으로 효과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 환경부는 포장재질 및 재활용, 포장재 감량 등 포장에 대한 각종 법령 및 규정을 제정해 포장재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책적 규제대상 품목이 제한적일 뿐 아니라 새로운 포장방법이 등장함에 따라 현행 규제기준 및 측정방법을 실 유통되고 있는 포장재에 적용하기 어렵다.

즉 규제의 낮은 실효성으로 실질적인 개선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자원순환정책을 후순위에 배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국내 소비자들도 정부 정책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포장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친환경포장이 소비자에게 선택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 무엇보다 친환경 행동은 의식이나 태도뿐 아니라 제도적 환경이나 경제적 형편과 같은 상황적 맥락과 함께 설명돼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가격적인 요인이 필요하다. 소비자들도 높아진 비용은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는 하지만 막상 높은 가격은 가장 강력한 장애요인이 된다. 지속적인 저성장으로 인해 합리적인 소비기준을 가진 이성적 소비활동 증가로 포장비용을 축소해 가격을 낮춘 상품개발이 요구된다. 때문에 소비자가 개별적 이익을 체감할 수 있는 포장전략 도입이 요구된다.

실례로 오리온 ‘초코파이’는 작년 포장을 단순화해 잉크 사용을 줄이고 제품 골판지 상자 규격 축소로 쓰레기 감소 및 원가절감을 가져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절감된 원가의 재투자로 ‘초코파이’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등 제품의 용량은 각각 10%, 20% 증가했다.

법적 제도적 지원으로 친환경포장품의 가격을 낮추고 제품구매와 활용 편의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편의성도 중요하다. 이는 소비자의 행동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특히 높은 의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친환경 행동을 지속하길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신뢰성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들은 그린마케팅이나 이와 관련된 광고를 신뢰하지 않는다. 과장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소비자 정책 실패요인 ‘신뢰성 부족’이 많이 논의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정부의 인증제도에 대해서는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술적인 부분도 요구된다. 이는 친환경제품의 소비를 용이하게 하는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따로 분리수거를 할 필요가 없는 생분해성 포장재 및 가치충족적인 친환경 디자인 제품, 최소포장의 저가격 실용제품 등을 개발한다면 뚜렷한 녹색소비의식을 갖추지 않은 소비자들도 합리적 선택으로 친환경포장제품을 구매할 것이다. 즉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기술적 우월성을 갖춰야 한다.

정책적인 부분도 뒤따라야 한다. 친환경포장 시장은 현재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알리고 신뢰를 통해 소비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친환경포장 소비에 대한 소비자교육 및 참여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개발, 운용되는 정책적 지원과 방안이 필요하다.

의식과 신념 요인의 파악도 중요한 요소다. 녹색의식은 소비자의 신념 확립문제가 핵심이다. 소비자는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간혹 생수와 수돗물을 선택하라고 했을 때 대다수 소비자들은 생수를 꼽을 것이다. 하지만 생수는 환경적인 부분에 있어 수돗물보다 좋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소비자가 수돗물이 더욱 안전하고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믿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 설명이나 정보제공적 홍보로는 부족하고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거나 소비자의 이익추구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효과적이 될 수 있다.

조너선 아이브는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은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것’이라 했다. 이는 포장도 마찬가지다.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될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

△제스프리(윗줄 맨 왼쪽)는 키위농장부터 소비자 포장까지 모든 과정에서 연구와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ecostore사(윗줄 가운데)는 재생 가능한 사탕수수 플라스틱 Carbon Capture Paks를 사용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바이오폴리머 네트워크사(아랫줄 맨 왼쪽)가 선보인 ‘ZealaFoam’ 은 발포PS를 대체할 가능성 PLA 발포 소재를 사용했다. Kuraray는 Bia Mass(아랫줄 가운데)에서 유래한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또 HP 그레이드 필름의 경우 100% 생분해가 가능하며 CO2 배출량을 감소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패키징 기술의 혁신 = 스티브 데이비스(네어쳐웍스 공보팀 책임자)

플라스틱 생산은 지난 50년간 20배 이상 증가했다. 생산량은 20년 후 2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2050년 플라스틱 패키징은 4배 수준으로 증가해 최대 규모를 추측할 수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 산업은 순환이 아닌 추출-생산-폐기의 선형적 모델을 따르고 있다. 현재 플라스틱은 7800만 톤이 생산되는 가운데 14%만이 재활용을 위해 수집되며, 이중 4%는 공정과정 중 손실, 8%는 플라스틱 패키징으로 재사용된다. 결국 2%만이 재순환 구조에 포함되는 것이며 이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순환경제를 위해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산업의 재분석이 요구된다. 원료, 제조과정, 사용, 회수 4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며, 현재는 사용부문에서만 포장과 기능성을 강조한 개발이 확장되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s)은 3시대에 걸쳐 변화를 거듭했다. 1990년 처음 사용 시 쓰레기 문제로 인해 생분해가 가능한 제품들에서 2000년대는 문화 및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으로 탄소 논의가 활발히 진행, g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2010년에 들어서는 플라스틱과 동일하게 인식돼 생분해성이 가장 좋은 물질로 기대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량의 강한 성장세에 따라 205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5%에 달할 것이다. 현재 온실가스의 배출량은 최대 1% 수준으로, 미래에는 100% 재생 가능한 바이오베이스의 사용 등 혁신적 변화가 요구된다.

네이쳐웍스(NatureWorks)사는 탄소가스를 첨가제, 접착제, 코팅제, 토너 등 공급 원료의 다양화를 통해 지속적인 노력을 실천해왔다. 탄소, 메탄가스를 이용해 젖산으로 변화하는 원료 기술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재생 및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플라스틱 제조 시 CO2 발생량은 바이오플라스틱 대비 2~7배 수준에 달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바이오 소재의 원료를 사용한 제조방법에 주력하고 있다.

사용 측면에서는 기능성을 주목한다. Metalvuoto사는 화석 연료에 기반한 PAPER, ALUMINIUM, LDPE 3-필름 구조에서 100% 재생 가능한 OX aqua performer Ingeo film을 사용해 융합된 구조의 패키징을 개발했다. 이는 바이오플라스틱 소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기능성 강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사용 후 플라스틱의 순환도 경제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 미국은 매립지 유기물의 경우 28%의 변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퇴비화 가능한 플라스틱의 사용 또한 중요하며 이와 관련된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우선 시 돼야한다.

◇그린 마케팅 = 재클린 오트만(J. Ottman consulting 설립자)

패키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가장 먼저 음식물 쓰레기, 일회용품, 빨대, 과대포장 등 낭비를 줄여야 한다. 포장의 본래 목적인 상품의 안전성을 충족하면서도 지속 가능성을 충족하는 것이 가장 성공한 포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소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기업이 소비자들과 고민하고 소통을 통해 그들에게 책임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때 ‘그린 마케팅’을 실시한다면 실패 시에도 이를 완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린 마케팅이란 지속 가능한 제품과 패키징을 만들고 그 의지를 대중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제품이 어떠한 방식을 도입해 생산됐는지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 기업은 환경 친화적 제품 개발 시 제품에 대한 설명보다는 박애중심, 윤리 등 광범위하게 마케팅을 벌인다. 이는 소비자들의 의혹을 불러 일으켜 자칫 ‘그린 워시(위장 환경 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이를 모르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린 마케팅에서 아기, 꽃, 지구 등 이미지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기업 입장에선 환경 친화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환경 친화적인 것은 없다. 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정 대의를 위한 마케팅도 피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제품에 국한돼 마케팅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할 요소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그린 마케팅은 무엇이 있을까? 업계가 정부, 소비자 등과 협력해 사회 전반적인 협업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생애주기와 관련된 제품들의 접근법도 수반돼야 한다. 철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원료부터 폐기까지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사람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지 환경을 사는 것이 아니다. 물론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다면 가장 바람직한 제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환경친화적, 그린 제품 등은 부수적인 것이다.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소비자들도 싫어한다. 이 보다는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코 설계·가치 충족형 디자인으로 감성 자극해야
소비자와 소통하는 ‘그린 마케팅’ 브랜드 홍보 역할
포장 정책 효과 미진…신기술에 맞는 제도 정비 절실  

◇패키징의 디자인과 환경영향평가(LCA) = 스티브 더크워스(ERM그룹 한국지사장)

패키징은 상품을 전달하는 배달 시스템과도 같다. 기술적 역할은 상품을 온전히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최소화시키더라도 상품 보호의 기능은 목적에 적합해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브랜딩과 정보 전달을 하기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된다. 반면 제대로 이해하는 소비자는 드물며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패키징에 대한 투자는 10~20% 수준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제품은 재활용을 고려해야할 것이며 매립이 아닌 활용 가능한 방안으로 논의돼야 한다. 각국마다 폐기물관리시스템은 다르지만 재사용에 관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라이프사이클경영(Life Cycle Management)은 비용, 리스크, 기회의 3가지 측면에서 분석된다. 비용은 에너지 사용, 폐기물, 원료의 낭비를 줄이고 손실되는 상품을 피하는 것이 강조된다. 리스크 부문에서는 소비자와 규제당국의 압력, 경쟁구조의 형성, 고객 니즈가 해당된다. 기회 부문은 명성과 경쟁적 이점을 차지할 수 있다. 결국 패키징을 통해 지속가능성의 목표를 이해할 수 있다.

경량화 측면에서는 △직접적으로 필요한 원재료의 감소 △적은 양의 재료를 사용하거나 전달 메커니즘의 재구성 △1차, 2차 포장과 물류의 성능 향상 △협약, 비용 및 마케팅 이점의 활용 △포장 기능의 제한 등이 있다.

퇴비화 가능한 패키징은 전분에 기반한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개발은 공급자 입장에서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한 것이며 소비자의 수요가 있어야 전체적으로 실현 가능할 것이다.

원료대체 또한 향상된 기능을 갖추면서 전체 가치 사슬을 고려해야 한다. △생산 경쟁에 미치는 영향 △유통, 소매 과정에서의 효과 △사용 중 차별성 △제품 낭비 정도 등 시장에서 나타나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재료 구성은 재활용 비율이 높은 수준으로 증가 추세며 캔, 병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된다. 포장 박스의 회수는 에너지 효율을 35% 정도 증가시킬 수 있다.

◇패키징과 폐기물 관리방안 = 박수일 교수(연세대 패키징학과)

이전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 성장을 국가 발전 슬로건으로 정해 포장폐기물에 대해서도 발생량을 원천감량하고 발생된 폐기물은 최대한 자원화해 재활용하며, 처리가 불가피한 폐기물은 환경적으로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자원순환형 폐기물관리체계’를 주요 실천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환경부의 슬로건은 ‘경제와 혁신’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폐기물 관리도 정체 중이다. 법령 지속성에 대해선 아쉬운 부분이 있다.

폐기물이 제대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패키징의 원천 감량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질적 재활용이 요구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를 위해선 경제성과 기술력이 수반돼야 하는데, 이중에서도 기술적인 보완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IC칩을 이용해 무게 단위 배출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재활용이다. 사실 가정, 회사, 음식점 등에서 발생하는 생활 폐기물은 재활용률이 너무 낮다. 전체 13%에 불과하다. 반면 건설용 폐기물은 97%가 재활용된다.

다행히도 처리에도 소각은 증가하고 매립은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향후 종량제 봉투를 가열성과 비가열성 소재로 나눈다면 폐기물양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산재돼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재활용 시장의 위축이다. 2000년대부터 폭발적 성장을 이룬 재활용산업은 경제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유가하락, 중국경기 둔화 및 재생원료에 대한 수요급감 등 경쟁력 약화에 의해 사양 산업화되고 있다.

또한 분리배출된 재활용품 선별 시 50% 이상이 처분대상일 만큼 재활용 선별장의 비효율은 물론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과 폐기물부담금 제도도 문제다. 특히 패키징폐기물은 폐기물 부담금 대상에서 EPR 대상의 확대가 예상되고, 재활용 시장으로 유입 시 재활용품 품질 관리의 문제로 질적 저하의 우려가 있다. 때문에 재활용 시장의 기술력과 경제성이 같이 가야 한다.

이를 위한 개선방향으로는 원천감량 재자원화 설계다. 설계부터 혁신과 점진적으로 개선해 에코로 설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PR의 확대 및 개선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분리배출 노력을 전개해 생산자 중심의 제도개선 및 지자체 역할 확대는 물론 수거, 재활용 비용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포장재의 보증금 제도도 확대돼야 한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에서 되판다는 개념으로 전환 시킬 수 있다. 이 밖에도 자동시스템 보급 및 IT 기술 연계로 반드시 추진돼야 할 사안이다. 우선은 포장의 매립을 최대한 줄이는 것부터 추진해야 한다.

친환경패키징이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선 환경적인 요소만 강조하기 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을 동시에 강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환경만 부각시킨다면 참여하는 기업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패키징 관련 인증마크가 많지만 지속성이 떨어져 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패키징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일관성이 필요하다. 이때 경제적 원리가 같이 간다면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 패키징 혁신의 선도자로 발돋움하길

한편 행사를 주최한 래티튜드 루이스 패터슨(Lewis Patterson) 대표는 “패키징은 아름다울 수도 있고 기능성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제조부터 폐기까지의 생애주기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패키징의 생애주기를 제대로 파악해야 올바른 패키징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면서 “오늘 이 자리는 패키징의 디자인, 마케팅, 사용 실태, 생애주기 전 과정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 의 장인 만큼 한국이 패키징 혁신의 지도자로 발돋움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패키징 혁신 통해 수익창출 해법 마련도

클레어 패트리샤 펀리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상품의 생애주기에 있어 폐기물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패키징의 혁신은 매우 중요하다. 뉴질랜드 기업들은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패키징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사탕수수 원료를 사용한다던지, 화석원료에서 추출하는 물질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과거부터 보자기를 사용하며 역사적으로 패키징을 이해하는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혁신을 통해 수익성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해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재현·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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