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GMO의 과학적 진실
[기고]GMO의 과학적 진실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7.18 01: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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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유전자 룰렛’ 허구성에 전율마저 느껴
이철호(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고려대 명예교수)

△이철호 이사장
최근 유전자변형농산물(GMO)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연합해 서울시청에서 개최한 ‘GMO 심포지엄’에 주제 발표자로 참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앞서 다큐멘터리 영화 ‘유전자룰렛’을 상영했는데, 정말 많이 놀랐다. 일반인들이 이 같은 정보를 접할 시 만사를 제쳐놓고 GMO 반대운동에 나설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GMO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그 내용을 잘 아는 필자로서는 허구성에 전율을 느꼈다. 1998년 GMO 안전성 논란에 불을 지폈던 영국 푸스타이 박사의 감자 렉틴독소 사건을 비롯해 러시아 에르마코바 박사의 쥐 사망률 증가 발표, 프랑스 세라리니 교수의 쥐 종양 발생률 증가 주장 등 세계 과학계가 이미 잘못된 연구임을 입증해 폐기된 내용들을 버젓이 보여주고, 농부들과 일반인들의 확인되지 않은 피해 사례를 나열하고 있었다.

심지어 조작된 헛소문으로 판명된 인도 GM면화 사건도 끔찍하게 다루고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시민단체 대표, 대학교수, 기자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인도 현지에 파견돼 허구임을 확인한 사항인데도 이 영화는 한국어 자막으로 엉터리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점은 민주사회에서 국민이 선택한 정부를 몬산토 등 다국적 기업들과 결탁한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과학자들을 싸잡아 폄하하는 극소수 서양인들의 왜곡된 주장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낭설로 판명된 인도 GM면화 사건은 심한 공포감 조장
무책임 행동 처벌 위한 국제적 합의 필요…근절 방안도 

최근 노벨상 수상자 107명이 GMO 반대운동의 진원지로 알려진 국제환경단체 그리피스에 대해 거짓된 캠페인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미국 과학, 공학, 의학 한림원이 공동으로 미국에서 재배한 GM작물을 지난 20여 년간 아무런 표시 없이 먹어온 결과가 인체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70여 명의 연구자가 900여 편의 논문과 자료들을 검토해 380여 쪽의 방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현재 정부의 승인을 받아 시판되고 있는 GM식품은 안전하며 먹어도 아무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주제 강연 전날 주최 측에서 보내온 발표 자료집에서 필자 강연 뒤에 이어 발표하는 일본인 시민운동가의 발표내용을 보고 다소 긴장됐다. GMO 안전성 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그는 GM작물 개발과정 문제점에 대해 유전자 지도로 원핵세포와 진핵세포의 이종간 유전자 이전의 위험성을 마치 대단한 과학적 지식을 가진 것처럼 적어놓고 있었다.

필자는 강연에서 GM작물의 필요성과 유용성, 한국 GM작물 개발과 안전성 평가 현황 그리고 GMO에 대한 세계 과학계의 의견들을 제시하고 이제까지 잘못된 안전성 논란의 진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일본인 발표자는 일본에서 생명공학 학부를 졸업하고 GMO반대운동을 하는 과학자임을 자처하면서 안전성 평가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말했다. 그런데 자료에 있었던 유전자 지도나 이종간 유전자 이동 등 과학적인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서둘러 발표를 마치고 내려갔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10여 명의 청중 질문이 모두 필자에게 집중됐으며 그들의 오해와 우려에 대해 간결하고 명료하게 답변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GMO에 대해 그리고 식품안전에 대해 깊은 불신과 오해를 가지고 있음에 놀랐고, 여기에는 소통을 게을리 한 우리 과학자들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GMO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장하는 근원지는 그린피스 같은 국제 반GMO조직들이다. 그들은 거짓된 낭설을 대단히 과학적인 것처럼 포장해 각 지역 운동단체에 제공하고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세계식량상(World Food Prize) 수상자인 덴마크 출신 핀스트럽 앤더슨 박사는 이러한 다국적 단체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처벌하는 국제적 합의가 필요한 단계라고 역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거짓된 선전으로 국민에게 GMO에 대한 공포감을 확산시키는 행위를 근절할 방법에 대해 논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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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시네 2020-03-25 09:44:10
교수님많이드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