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축산 6차 산업화 모델 ‘농도원’ 목장
[르포]축산 6차 산업화 모델 ‘농도원’ 목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6.07.1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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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6차 산업화 성공은 균형잡힌 낙농·가공·체험이 열쇠”

“낙농의 6차산업화가 성공하려면 1차 목장의 본질을 지키면서 가공과 체험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2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산자락 16헥타르에 초지에 자리 잡은 유럽풍 낙농목장 ‘농도원’의 황병익 대표가 6차산업 모델을 견학하기 위해 방문한 전문지 기자단들에게 던진 첫마디다.

축산과학원의 기술지원과 함께 산-연 협동사업으로 성장한 농도원은 우리나라 낙농 6차산업의 현주소다. 1973년도 설립돼 전형적인 생산목장의 길을 걷다가 2005년 우유소비가 정체돼 있던 시절 낙농진흥회의 권유로 체험목장을 시작하면서 지금은 가공사업까지 확장해 6차산업의 선두에 서 있다.

△낙농진흥회 권유로 시작하게 된 체험목장에서는 연간 3만 여명이 방문해 송아지우유주기, 건초주기, 유가공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긴다.

△황병익 농도원 대표
“소비자라는 까다로운 대상을 초청해 체험하도록 한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초기 체험객 420명에서 시작해 1200여명에서 5000명을 넘어설 즈음에야 체험목장이 전문적인 사업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동안 부부 중심으로 해오다가 전문 직원을 채용하고 제대로 된 사업체로 운영하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인접해 접근성 좋고 경관이 빼어난 것이 장점으로 작용해 주로 봄과 가을에 집중적으로 연간 3만여 명의 체험객이 찾는데, 송아지우유주기, 젖짜기, 건초주기, 유가공품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을 즐긴다고 황 대표는 전한다.

6차산업화 이후 10%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앞으로 특산물을 활용한 자연치즈 제조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로컬푸드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계획을 있다고 말했다.

2005년 우유 소비 정체 체험 목장으로 극복
연간 3만 명 찾아 젖 짜고 치즈 등 만들기 즐겨

△농도원 목장의 고품질 원유로 만든 수제 요구르트(왼쪽)와 스트링치즈

농도원 축사시설의 장점은 비교적 적은 면적에서 많은 소를 청결한 환경에서 사육할 수 있는 무인화 축사라는 점이다. 경산우 65마리, 육성우 55마리 등 총 120마리를 사육하지만, 사료급여와 착유, 청소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동화로 이뤄진다.

특히 우리나라 목장의 99%가 소들이 배설한 분뇨위에서 사육되는데 반해 농도원은 축사 바닥에 스크래터(?)라는 레일이 설치돼 두 시간에 한 번씩 분뇨를 지하탱크로 밀어 처리해주기 때문에 쾌적한 상태를 유지한다. 처리된 분뇨는 1년간 저장 숙성시킨 후 초지 비료로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농법을 유지하고 있다.

△용인 산자락 초지에 조성된 유럽풍 ‘농도원 목장’ 전경

분뇨는 숙성 후 비료로 활용…지속가능 농법
신축사모델 제시…낙농산업 진흥 홍보 자부심  

△유질분석까지 DB화하는 최첨단 로봇착유 시스템
축사는 또 휴식공간과 사료를 먹는 채식장으로 구분돼 일방통행으로 이동하게끔 설계됐다. 따라서 충분히 휴식한 소들이 채식장으로 이동해 사료를 먹은 후에는 로봇착유기를 통과하면서 우유를 짜내야만 다시 휴식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3억5000만원을 투자해 설치한 로봇착유기는 소 한 마리당 하루에 두 번 우유를 짜는데(하루 원유생산량 2000kg), 품질상태까지 정확히 분석해 데이터로 기록된다.

황 대표는 “최근 축사에 깔 톱밥이 비싼데다 그마저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우리 목장의 축사가 재평가되고 있다.”며 “농협이 새로운 표준 축사를 설계하면서 우리 목장을 모델로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무인화 축사인데도 체험목장을 운영하려면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루 200~300명의 체험객을 치르려면 젖소를 관리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한 황 대표는 “그러나 우유를 생산과 체험을 병행하는 목장들은 소비자들과 만나는 접점이기 때문에 낙농산업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감당하고 있다”고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농도원의 현대식 축사는 새로운 표준모델로 재평가되고 있다.

△축산 6차산업화 모델 ‘농도원 목장’을 방문한 농촌진흥청 전문지 기자단과 축산과학원 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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