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콜레라, 원인과 대책-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1>
돌아온 콜레라, 원인과 대책-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1>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9.06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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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인해 해수 온도 콜레라균 확산
오염된 어패류로 발생…물·음식물 끓여 먹어야

경남 거제 인근 해역에서 직접 잡은 삼치를 회로 먹은 70대 여성이 지난달 25일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달 전 무릎 관절수술을 받아 소화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콜레라균에 감염된 회를 먹은 것이 원인이다. 거제시에서 농어 등 회를 먹은 50대 남성이 15년 만에 첫 국내 콜레라 환자로 확인된 지 사흘 만에 발생한 환자다. 비록 감염성과 증상이 약한 편에 속하는 ‘엘토르(El tor)’형이긴 하지만 두 환자에서 분리된 콜레라는 같은 유전자형이기 때문에 추가 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에서 한 동안 사라졌던 ‘후진국형 감염병’인 콜레라가 다시 등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130만~140만 명의 콜레라환자가 발병하고 있으며, 이 중 2만8000~14만2000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국내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후진국형 감염병’ 콜레라가 재등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130만~140만 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병하고 있는데, 이중 2만8000~14만2000명이 사망한다.

1군 법정감염병인 콜레라는 세균(bacteria)인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오염된 어패류나 지하수 섭취 등에 의해 발생한다. 확률은 적지만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등과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보통 2~3일이며, 쌀뜨물 같은 심한 수양성 설사 증상을 보이며 생선 썩은 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 종종 구토를 동반한 탈수와 쇼크가 나타나기도 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1854년 영국 런던에 콜레라가 유행해 하루에 200명 가량이 사망한 적이 있었다. 당시 콜레라의 원인이 오염된 공기로 알려졌으나 닥터 스노는 사망자 맵(map)을 작성해 브로드가(街)의 ‘수도펌프’가 진짜 원임임을 알아내고 하수도망을 정비해 콜레라를 차단했다. 이는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상하수시설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는 15년 만에 발생했다. 지난 2001년 경북의 한 식당 조리사가 콜레라에 걸린 줄 모르고 음식을 조리했다가 전국 142명의 집단 발병으로 이어진 적이 있었다.

조선시대(1817~1824년)에도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설사 및 구토를 동반하며 죽어가 ‘괴질’로 불렸던 발생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는 현대적인 상하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대규모 콜레라 창궐의 위험성은 낮지만 오염된 어패류를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어느 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비브리오 속 세균 중 장염비브리오균, 비브리오패혈증균, 콜레라균 등 세 가지가 가장 유명하다. 이중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은 1950년 일본 오사카에서 마른멸치에서 처음 분리됐는데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에서 여름철 자주 발생한다.

비브리오균은 호염성 해수세균으로 3∼5% 소금물에서 잘 생육하지만 10℃ 이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해수 중 발견되지 않고 더운 6~9월 사이에 집중된다.

원인 식품은 주로 해산 어패류인데, 여름철 해수의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증식이 활발해 해산물의 표피, 내장, 아가미 등에 부착되며 장시간 실온에 방치 후 날것으로 섭취 시 문제를 일으킨다.

콜레라가 다시 등장한 이유는 역대급 ‘폭염’ 탓이다. 최근 거제시 인근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6℃ 더 치솟아 플랑크톤이 급증했고, 플랑크톤에 기생하고 있던 콜레라균이 덩달아 확산돼 삼치 등 생선에 침투한 것으로 추정된다.

콜레라에 오염된 수산물이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위장질환, 위 절제술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수양성 설사증상이 하루에 여러 차례 발생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예방백신은 있지만 면역효과가 낮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소비자가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콜레라균을 포함한 비브리오식중독 감염 예방책은 물과 음식물을 끓이거나 익혀 섭취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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