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처럼 몸에 좋은 효과 기대시 실망할 것
중국 신화통신은 지난 5일 한국의 첫 번째 수소수 캔음료 브랜드 ‘수소샘(SUSOSEM, 水素之泉)’이 정식으로 중국 품질검사 및 검역증명을 통과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세관 통관허가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수소샘’은 한국의 애니닥터헬스케어사에서 개발·생산한 수소캔음료수 ‘미네랄워터’라고 소개했다. |
‘수소샘’은 지난 6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품질과 맛의 차별성을 알리는 중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미네랄워터 시장에 편승한 건강 콘셉트의 마케팅이라 판단되며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는 건강음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소수는 기존 미네랄워터에 이산화탄소(CO2)를 넣은 탄산수 대신 수소(H)를 넣은 물이다. 겨우 0.00012%의 수소를 첨가했으며 그 이상 어떤 물질도 들어 있지 않다. 게다가 새로울 것는 것이 수소는 본래 물에 포함돼있다.
물(H2O)의 분자량은 18, 산소(Oxygen)의 원자량이 16, 수소(Hydrogen)는 1. 수소가 2개 들어 있으니 18분의 2, 즉 물의 약 11%가 수소인 셈이다.
수소(hydrogen)는 지구상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원소다. 원소명은 그리스어로 물을 의미하는 ‘히드로(hydro)’와 생성한다는 뜻의 ‘제나오(gennao)’를 더한 합성어다.
1766년 영국 캐번디시에 의해 묽은 산과 금속과의 반응에서 생성되는 수소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1783년 프랑스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뜨겁게 달군 철관 속 수증기를 통과시켜 물을 분해하고 수소를 얻는데 성공했으며, 수소를 연소시키면 물이 생성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수소는 원자 두 개가 모인 분자(H2)상태다. 순수한 수소 기체 상태가 아닌 물, 가솔린, 천연가스, 프로판, 메탄올과 같은 유기화합물로 존재한다. 수소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탄화수소를 열분해하거나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다.
수소 기체는 연소 후 물이 생성될 뿐 다른 오염물질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CO2를 발생시켜 지구 온난화의 원흉이 된 석탄, 석유를 대체할 무공해 에너지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암모니아, 염산, 메탄올 등 합성에 대량으로 사용되며 연소열도 커 액체연료 제조나 금속 절단 등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식품산업에서는 수소 첨가로 인해 불포화지방을 포화지방으로 만들어 경화시켜 기름으로 마가린이나 트랜스지방을 제조하는데 사용한다.
반면 수소는 공기나 산소와 접촉 시 쉽게 불이 붙는 특징이 있어 저장이 어렵고 폭발 위험성이 있다. ‘수소폭탄’ 제조에도 사용돼 캔이 폭발하지나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그러나 물에 수소를 0.00012% 첨가하는 수준의 수소수는 폭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수소샘’은 수소가 인체 내 유해한 산화반응을 억제하는 항산화 물질 대사에 효과적이며, 피부 노화를 느리게 하는 등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게다가 수소관련 제품이 2016 도쿄건강산업박람회(Tokyo Health Industry Show, THIS 2016)의 주요 테마 중 하나였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이 먹는 음식은 대부분 몸에 좋은 효능과 독성을 갖는다. 수소도 마찬가지로 결국 양이 좌우한다. 수소수에 포함된 수소는 본래 물에 포함된 양 외 미량 첨가한 것이다. 인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지 나쁘게 작용할지는 임상 실험을 거쳐야겠지만 개인적 소견으로 이 정도 양으로는 인체 영향이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맛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수소는 무색, 무미, 무취의 기체이기 때문이다. 즉 과학적 인체 영향 평가로는 기존 미네랄워터와 비교해 그다지 좋을 게 없다는 결론이다.
음식은 심리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수소가 주는 청량감에 대한 기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약처럼 몸에 좋은 효과를 주는 것으로 오인해 수소수를 마신다면 실망감만 안겨줄 것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