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트렌드 부각…15만 바이어 시장 선점 플랫폼
멋과 낭만과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곳 프랑스 파리.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사람들이 꿈처럼 사는 도시 이미지가 강한 이 곳은 그래서 일 년 내내 여행객이 끊이지 않으며, 프랑스인들이 여행객들에게 특별히 친절하지 않은 이유도 일상에서 이방인들을 접하기 때문이라고 현지인들은 전한다.
2000년대 초부터 관광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14년 기준(호텔숙박객 통계) 파리와 파리 인근에서 하루 밤이라도 자고 간 여행객은 4800만 명에 달했지만, 작년 말 일련의 테러사건으로 인해 올 들어 상반기까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많은 사람들이 파리 여행객이 절반 이상 뚝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큰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여행객들이 파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여행 전문가들은 “에펠탑이나 루브르박물관, 오르셰미술관, 베르사이유궁전 등을 찾는 관광객도 있지만 파리는 유럽의 중요한 경제 중심지로서 전시회나 국제회의, 학회, 컨퍼런스 등 국제 행사들이 끊이지 않고 열리기 때문이다.”고 해석했다.
10월 16~20일 프랑스 파리 노르 빌펭트(Nord Villepinte) 전시장에서 열린 '2016 파리국제식품박람회(SIAL PARIS 2016)'는 이러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입증한 사례이다. 다소 썰렁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전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식품바이어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1964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돼 B2B전문 국제식품전시회로서 올해 51주년을 맞은 ‘SIAL PARIS 2016’은 105개국 7000여 식품업체(해외 85%)가 참여하고, 194개국 15만5000명(해외 70%)의 바이어들이 미래 식품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했다.
120명의 공식 해외방문객과 250개의 ‘전시회 안의 전시회’는 식품세계의 경제적 정치적 이슈를 집중 조명하는 계기가 됐으며, 2189개사가 신청해 15개사가 수상한 시알 혁신상(SIAL INNOVATION)은 전 세계 혁신의 10%를 차지할 정도다.
올해 시알박람회는 특히 ‘세계 식량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 외무부에서 주최한 ‘지속가능한 식품 및 혁신-21세기 도전과제’ 주제의 컨퍼런스와 함께 ‘LOOK DEEPER(보다 깊게 들여다보기)’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파리를 ‘혁신을 위한 세계의 수도’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컨퍼런스는 세계 식량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인 계획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된 것은 물론 전시회를 지속가능한 소비패턴을 파악하는 값진 도구로 만들었고, Fancy Food Show, XTC world innovation, KANTAR TNS와 28명의 월드투어 파트너의 지도 아래 진행된 SIAL 혁신은 미래식품에 대한 전망 및 예측에 정당성과 전문성을 강화시켜 주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 농생명학부 문정훈 교수가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시알혁신상 심사위원으로 초대된 것은 물론 컨퍼런스에서 ‘동아시아 노년식품 개발 동향’을 주제로 발표함으로써 식품세계를 움직이는 주인공으로서 SIAL TV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전파하기도 했다.
전시홀에서는 250개의 이벤트가 활기를 불어넣었고, 식품산업의 도전과제를 집중 조명하고 해답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미슐랭 스타 셰프 조엘 로부숑이 이끈 ‘라퀴진(La Cuisine)’은 미각을 자극하는 전문 셰프들의 요리솜씨를 빛냈고, 새로운 음료전시홀(5C)에서는 샴페인과 칵테일 경연대회를 출범시켰는가하면 또다른 전시홀에서 진행된 바비큐 및 요리 시연 프로그램은 라틴아메리카의 미식 전문가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했다.
15개 사에 시알 혁신상…전세계 혁신의 10% 차지
‘세계 식량의 날’ 기념 21세기 과제 컨퍼런스 주목
박람회를 주관한 SIAL네트워크 디렉터 니콜라 트랭트소(Nicolas Trentesaux)는 “SIAL은 식품혁신, 트렌드, 비즈니스 기회를 위한 수요와 공급의 실험실이자 관측소”라며, “올해 전시회에서는 프랑스 브랜드가 혁신적이고 지능형 제품을 수출 제안함으로써 국제적으로 성장하겠다는 결심을 보인 점이 돋보였으며, 수많은 정부 고위 인사와 과학자들이 식품의 미래에 대해 토론함으로써 현재와 미래의 식품과제를 마주하고 세계 식품산업의 역동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aT, 52개 업체로 한국관 구성…茶 장류 인삼 등 홍보
미슐랭 스타셰프 한국산 식재료로 요리…식문화 전파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52개 업체로 구성된 한국관을 마련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한국식품(Tasty of Korea)’이란 주제로 전통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한 현지에서 미래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장류와 인삼관련 건강식품, 곡물선식, 과일칩, 유기농 차 등을 선보였다.
프랑스를 포함한 EU 지역은 노년인구가 증가하고,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지금까지 대형매장 위주로 이뤄지던 소비 패턴이 로컬 전문매장으로 옮겨가면서 건강식품, 유기농, 로컬 푸드, 발효식품, 프리미엄식품 관련 분야가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마케팅 전략이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빠트릭 구띠에(Patrick Gauthier) 미슐랭 스타셰프가 출전제품을 포함한 한국산 식재료를 활용해 시연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세계 미식트렌드의 중심지에 한국의 고유 식문화를 전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영범 aT 파리지사장은 “유럽은 역사적으로 자국 식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은 지역이지만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도 점차 늘고 있다.”며, “aT가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하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유럽 대중의 관심을 수출확대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한국 농식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적극 홍보해 공격적인 대 유럽 마케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