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4차 산업혁명 시대 미생물 위해평가의 방향
[제언]4차 산업혁명 시대 미생물 위해평가의 방향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12.19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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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식생활 맞춰 식중독 제어 기술·제도적 장치 마련을
윤요한 교수(숙명여대 위해분석연구센터)

△윤요한 교수
인류는 세균에 의해 식중독이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한 이후 식품에서 식중독 세균을 제어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 식중독 발생률은 꾸준히 감소했다. 또한 식중독 문제를 좀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고 이를 통해 식중독은 한층 더 발전된 방법으로 제어됐다.

현재 우리는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이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의 생활패턴과 식문화는 점차 다양화되고 있어 식중독 세균 제어기술과 제도적 장치 또한 변화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의 변화와 식생활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식중독 세균 제어기술이나 제도적 장치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평가하기 위한 범위도 빠르게 확장돼 인력, 시간,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속도를 따라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미생물 위해평가를 최대한 활용해 제어기술과 제도적 장치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미생물 위해평가란 특정식품 섭취에 의해 식중독이 발생할 확률을 시뮬레이션 모델(수학수식과 통계적 개념의 배열)을 통해 계산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예를 들어, 훈제연어 섭취에 의해 Listeria monocytogenes 식중독이 발생할 확률을 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 이러한 미생물 위해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이 현재의 생산 및 관리체계가 식품의 안전성 확보에 적합한지 그리고 안전성 확보를 위해 어떠한 위해요소를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사회적 요구 및 FTA체결 등으로 인한 식품의 수출입이 증가하면서 미생물 위해평가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에 반해 미생물위해평가 분야의 발전 속도는 너무 더딘데, 그 이유는 식중독 세균 검출기술이나 저감화 기술과 같은 다른 식품안전 관련분야에 비해 기술의 파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양성되지 못하고 전문가 풀(pool)도 다양하지 못해 발전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단계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어 미생물 위해평가의 효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우리 생활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또한 식품기업들도 인공지능을 이용해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를 포괄적으로 분석,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그것에 부합한 제품을 로봇을 이용해 신속하게 생산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에 미생물 위해평가가 대응하지 못한다면 식중독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고 국제무역에서 우리 산업을 보호하기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미생물 위해평가 분야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미생물 위해평가의 보편화가 이뤄져야 한다. 미생물 위해평가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미생물 위해평가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오랜 시간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정된 전문가만이 미생물 위해평가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현 상황에서 미생물 위해평가 전문가를 양성해 문제점들을 해결하려한다면 너무나 많은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학적·통계적 지식이 많이 요구되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대신 누구나 손쉽게 미생물 위해평가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미생물 위해평가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DB 활용 편리하고 신속한 미생물 위해평가 시스템 구축해야
체계적 프로그램·전문 교육 통해 위해평가 보편화 이뤄져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해평가 가이드라인에서 미생물 위해평가의 절차를 위험성 확인, 노출평가, 위험성 결정, 위해도 결정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순서대로 미생물 위해평가시스템을 개발하고 필요한 데이터(초기 세균수, 유통온도 및 시간, 예측모델(유통기간 중 세균 수 증식 예측), 섭취량 및 섭취빈도 등)를 입력해 자동으로 식중독 발생 확률을 계산할 수 있으면 미생물위해평가가 쉬워진다.

둘째, 미생물 위해평가의 신속화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생물위해평가 시스템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 사용자가 미생물 위해평가를 실시할 때마다 입력된 자료와 분석 결과는 물론 지난 수년간 수행된 모든 미생물 위해평가의 결과들도 저장할 수 있다.

사용자는 ‘불러오기’만 실행하면 필요한 미생물 위해평가 결과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입력된 데이터의 일부가 변경될 경우에도, 예를 들면 새로운 자료 생성에 의해 초기 세균수나 섭취패턴 데이터만 변경된 경우 전체적인 미생물 위해평가를 다시 실시할 필요 없이 해당 데이터만 교체하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식중독 발생확률이 계산되므로 미생물 위해평가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의 미생물 위해평가 결과들은 위해도(식중독발생 확률) 비교를 통해 관리 우선순위 또한 도출해 낼 수 있다.

셋째, 미생물위해평가 시스템과 더불어 미생물 위해평가에 대한 체계적 교육프로그램과 이를 전담할 수 있는 전문교육기관이 필요하다. 표준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전문교육기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면 균일한 교육의 기회와 미생물 위해평가의 보편화가 이뤄질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과 요구에 미생물 위해평가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지만 변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편의성이 확보된 미생물위해평가 시스템의 개발 및 적용 그리고 전문교육기관 설립을 통한 미생물위해평가의 보편화와 신속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대안들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식품산업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체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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