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김’ 코덱스 규격화 9부 능선 넘었다
‘조미김’ 코덱스 규격화 9부 능선 넘었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6.12.19 0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조류 중 처음…1~8단계 심사 중 가장 까다로운 4단계 통과
내년 7월 제네바 초오히서 5~8단계 한 번에 심사

국산 조미김이 코덱스(CODEX) 규격화로 가는 마지막 한 걸음을 앞두고 있다. 코덱스 역사상 단 한 번도 해조류의 규격화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 김(laver)의 코덱스 규격화가 결정될 경우 한국은 세계적으로 선진 기술국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달성하게 돼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규재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식품표준연구센터 한규재 박사는 지난 9월 28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아시아지역조정위원회에서 우리가 제출한 김의 코덱스 규격 제안서가 4단계를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코덱스 규격을 위해선 1단계부터 8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중 규격 제품을 선정하는 1단계와 4단계 심사가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박사는 “많은 국가들이 김을 단순히 해조류(seaweed)로 표기하거나 식용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김 제품에 대한 규격화가 완료될 경우 김은 다른 해조류와 명확히 구별되는 식용 식품으로 인정받게 돼 수출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김은 내년 7월 스위스 제네바 총회에서 5, 6, 7, 8단계 심사를 앞두고 있는데, 각국 동의를 거쳐 5~8단계를 한 번에 심사한다. 총회에서 승인이 결정되면 사실상의 규격 채택으로 실질적 효력도 발생한다. 

식품연구원 식품표준연구센터는 내년 김의 코덱스 규격화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식품표준연구센터 노보영 선임연구위원은 “코덱스 규격화 심사는 가장 까다로운 4단계를 거치면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사실상 채택됐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김은 각국 동의를 얻어 5~8단계를 한 번에 심사하게 돼 그 시기가 더욱 빨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노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단계별로 심사를 했을 경우 김의 코덱스 규격화는 오는 2019년에나 가능했다.

다만, 내년 7월 총회에서 최종 결정이 되더라도 각 분과별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수산물의 경우 3월 첨가물, 5월 분석 및 시료 채취, 11월 식품 표시 등 3개 항목에 대한 심사 과정을 통과해야만 규격 넘버가 부여된다.

하지만 분과별 심의는 단계가 아닌 과정이어서 총회에서 최종 승인되면 김은 내년부터 코덱스 규격의 실질적 효력을 얻는다.

이번 김의 코덱스 규격화는 한식연의 숨은 공로가 빛을 발했다. 지난 2010년 규격화 제안된 김은 지역규격(아시아)으로서, 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4개국의 합의가 필요한데, 한식연은 이를 위해 국가간 1:1 매칭과 협의회, 서면 등 다양한 시도를 전개함으로써 지난 6월 국내 판교에서 개최된 4개국 협의에서 최종 합의점을 도출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지역규격으로 등재 예정인 김의 세계규격화 작업이다. 지역규격에서 세계규격으로 가기 위해선 각국에서 제출한 의제와 여론이 중시되나 수산물의 경우 제출된 의제가 거의 없어 작년부터 수산물 분과위원회도 휴식기에 들어간 상태다.

노 선임연구위원은 “지역규격 품목이 세계규격으로 되기 위한 과정은 교역량, 교역장애, 교역국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김의 경우 작년 국내 수출만 3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교역량에선 이미 세계규격 요건을 충족하고도 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아직까지 해조류 교역이 미미하고, 코덱스 수산물 분과위원회에서도 해조류 담당이 없어 다소 어려움은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코덱스 규격화는 1995년 우리나라 대표 전통식품인 김치를 시작으로 2009년 고추장, 된장, 인삼제품에 대해 완료했다. 이중 인삼이 작년 기존 지역규격에서 세계규격으로 전환됨에 따라 현재 김치와 인삼은 세계 규격을, 고추장·된장은 지역 규격으로 채택돼 있다. 특히 김치(Kimchi)와 고추장(Gochujang)은 우리 고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종주국임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