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축산물운반업 HACCP모범업소-그린냉동운송(주)
[탐방]축산물운반업 HACCP모범업소-그린냉동운송(주)
  • 안성=김현옥 기자
  • 승인 2016.12.15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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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식육 운송부문 안전성은 우리가 책임진다”
업계 유일하게 도축장 출입구역 자외선 소독기 등 비치

정부는 지난 10월 24~28일 식약처-농관원 합동으로 식육포장처리업과 축산물가공업, 축산물보관업, 축산물판매업 등 1307곳을 점검한 결과 49곳을 적발해 행정처분 등 조치했다.

이들 위반업체들은 유통기한을 제멋대로 늘리거나 냉동육을 냉장포장육으로 거짓표시 또는 위생관리 기준을 지키지 않는 등 국민의 건강은 뒷전으로 한 채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소비자를 속인 혐의로 철퇴를 맞았다. 

△축산물운반업소 중 유일하게 축산물안전관리 모범업소로 선정된 그린냉동운수 출입구에 현판이 부착돼 잇다.
이처럼 축산물의 위생·안전이 취약한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도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강제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축산물 운송업체가 있어 모범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농장에서 식탁에 이르는 축산물 먹이사슬에서 운송을 담당하는 그린냉동운수(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진만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장은 최근 이 회사에 대해 축산물운반업소 중 유일하게 축산물안전관리 모범업소로 선정해 상장과 상금을 수여했다. 

경기도 안성시 도드람LPC(도축장) 내에 위치한 그린냉동은 축산물 부문에만 13대의 차량을 배치하고 100% 도드람 공판장에서만 나오는 축산물의 운송 보관에서 수배송까지 책임진다.

△박종길 대표
그린냉동운수 박종길 대표는 “도축장 내에서 신발을 갈아 신는다거나 바닥에 지육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둥의 기본적인 청결사항은 다른 운송업체들과 다를 바 없지만, 현장 출입 구역의 위생관리에 신경 쓰는 곳은 많지 않다”며 “아무리 도축장에서 위해요소를 철저히 관리한다 해도 외부에서 오염물질을 묻혀온다면 소용없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출입구의 안전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린냉동은 축산물 운송업체 중 유일하게 도축장으로 드나드는 출입구에 자외선 살균기를 여러 대 비치하고 옷이나 신발, 청소도구까지 구분 보관하고 있다. 출입자들은 이렇게 소독된 위생복에 위생모까지 착용한 다음 청결제와 비누를 이용한 손 세척 및 발판 소독조를 통과하도록 함으로써 완벽한 청결 상태로 공장 내부에 들어간다.

차량으로 지육을 배송할 때도 한 치 오염을 허락하지 않는다. 운송 차량의 경우 소독조를 통과해 바퀴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회사 세차장에서 내외부를 세척한 후 지육을 적재하는 공간은 소독약을 살포해 미생물을 제거한다.

◇ 축산물 운송을 담당하는 그린냉동운수 직원이 도축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외선 소독기에 보관된 위생복과 위생모, 신발 등을 갈아입고 손소독 후 발판 소독조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 때 미생물 검사는 한 달에 1회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테스트 결과를 기록하는데, 지금까지 불합격 판정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은종영 공판사업부장은 전한다. 아울러 현장 직원들 복장은 매일매일 HACCP팀장이 체크하고 일지를 작성한다.

그린냉동만의 특별한 위해요소 관리점은 또 있다. 정육점 등 식육판매업소와 소규모 육가공업체, 농협 등 1000여 곳에 지육(80%)을 공급하고, 나머지 20%는 내부 가공업체인 명일축산에서 소포장 가공해 자체적으로 가공시설이 없는 마트나 정육점 등에 납품하는데, 올 들어 냉동보관 시점에서부터 위생 비닐을 씌워 외부 오염을 차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장에서 HACCP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수범 팀장은 “지육을 소분 가공하는 것이고, 또 도축장과 같은 건물에 있는 가공공장으로 이동하므로 반드시 포장할 필요는 없지만, 혹시라도 모를 오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비닐 포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부 거래처에 운송할 때도 차량 내부에 지육를 걸게 되면 도체가 바닥에 닿기 때문에 비닐로 포장하고 있으며, 차 바닥에도 다시 비닐을 깔아 2중 방지 장치로 완벽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완벽한 청결 추구…지육· 차량에 위생 비닐 포장까지
자율인증 획득으로 신뢰성 확보· 모범업소 상장 받아
낮은 운송료에 고비용…축산업에 포함시켜 정책지원을   

◇ 지육을 식육점이나 가공업체에 실어 나르기 위해 차량 내부를 소독하고 바닥에 비닐을 깐 후 포장된 지육을 현수한 모습.

이러한 노력은 경영자의 위생마인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린냉동은 식품을 취급하면서 단순한 운반을 넘어서 고객 간 밸류 체인(Value Chain)을 형성해 부가가치 창출에 최선을 다하는 운수회사”라고 강조하는 박 대표의 말에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 공급’에 대한 사명감마저 느껴졌다.

축산물 중 도축장이나 가공장은 해썹(HACCP) 인증이 의무화됐지만, 운반업은 아직까지 자율적 업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린냉동운수는 2013년 8월 해썹 인증을 획득하고,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안전관리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거의 매일 현장에 내려가서 불시 점검을 실시한다.

하지만 해썹 관리로 인한 비용부담이 커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아쉽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해썹을 실시하려면 인프라 구축은 물론 전담직원이 있어야하며 각종 미생물 검사나 교육비용뿐아니라 야간 교육에 따른 근무시간 연장 및 수당도 지급해야 한다. 게다가 신발도 자주 갈아 신어야하는 등 귀찮은 일이 많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직원들의 업무량이 줄어들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 현장에서 HACCP 업무를 맡고 있는 이수범 팀장이 출하 전 냉장보관 중인 지육의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위생 비닐로 포장하면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은종영 부장은 “축산물 운송업체의 주 수입원은 정육점이나 육가공업체에서 지불하는 운송료인데, 그 수준이 매우 낮은 탓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현재 업체들을 대신해서 우지육을 구입하는 중매인조합과 운송료 인상을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인력 문제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정육점으로 배송되는 지육은 어떤 설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일일이 어깨에 지고 나르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힘들고, 그만큼 급여를 많이 지불해야하지만 운송료가 낮은 탓에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운송업은 외국인 채용이 허용되지 않아 100% 내국인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데, 젊은이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 업종에 종사해온 고령자들이 많은 편이다. 따라서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축산물운반업도 축산업의 일부로 포함시켜 정책적으로 지원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그린냉동운수는 현재 도드람축산물공판장에서 물류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며 창고운영, 배송뿐 아니라 영업지원을 통해 고객의 매출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타 물류와 차별화되는 지육 운송의 특성상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전문가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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