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어느 경영주의 HACCP 준비부터 인증받기까지#3-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④
[프롤로그]어느 경영주의 HACCP 준비부터 인증받기까지#3-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④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1.3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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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만에 기준서 제출했지만 ‘불합격’ 판정
식약처 현장심사서 긴장 실수 연발…지적 사항 많아

△오원택 박사(푸드원텍 대표)
HACCP 준비 11개월 만에 최종 완료된 기준서를 지방식약청에 제출했다. 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챙기는데 계속해서 부족한 것이 발견돼 추가 작업에만 일주일이나 소요됐다.

그럼에도 서류 제출한 지 열흘 째 되던 날 식약청으로부터 서류 보완요청이 왔다. 지적받은 내용 중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지만 더 고민되는 것은 지적 사항에 대해 어떻게 개선해야 맞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HACCP 전문가 도움을 받아 보완 서류를 식약청에 다시 제출했다.

현장심사에 대비해 대표를 비롯한 전 직원이 모였다. 시설개선 공사는 마무리됐으며, 현장 직원도 잘 이해하고 있었지만 막상 심사받을 것을 생각하니 긴장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HACCP 교육 당시 식약청 현장심사 부적합 중 가장 많은 것은 직원의 ‘이해 부족’이라고 한 전문강사의 말이 생각나 인터뷰할 직원은 기준서를 더 잘 이해하고, 현장 직원들에게는 HACCP기준을 제대로 지킬 것을 강조했다.

생산부 자체적으로도 일주일 간 작업장 대청소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동안에도 정기적으로 해왔지만 심사를 대비하고 현장 직원의 긴장감을 조성코자 ‘죽기 살기 청소 프로젝트’라 이름을 붙이고 직원 한 명씩 담당 공간과 기계를 분담해 추진했다. 대표 역시 HACCP 관계자들과 회식을 하며 “잘 될 거야, 힘내자! 최선을 다 하자!”라고 독려했다.

드디어 심사 날.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모니터링 담당 직원이 갑작스런 개인 사정으로 출근하지 않아 업무 대행자를 배치한 것이 화근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출근했다가 모니터링 담당자 역할을 하게 된 50대 현장 여직원은 긴장한 나머지 모니터링을 방법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모니터링 시연에서도 실수를 범했다.

게다가 그토록 열심히 청소했던 현장에서마저 지적사항이 나왔다. 일반구역에 설치된 외포장 기계 안쪽에서 지저분한 것이 발견된 것이다. 회사 분위기는 순식간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결국 현장 심사 후 진행된 인터뷰 심사에서 염려했던 문제가 터졌다. 심사원의 위해요소분석 절차에 대한 질문에 담당자가 아무런 대답을 못했다. 첫 질문을 놓치고 나니 한계기준 설정에 대한 질문까지 줄줄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첫 날 심사가 끝나고 직원들은 밤을 새면서까지 지적받은 기준서 내용과 현장 문제점 보완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지적 사항이 워낙 많았던 탓에 이튿날 현장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전 직원은 맥이 풀리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맛봤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라는 아쉬움을 뒤로 한채 하루가 저물어 갔다. 이틀이란 시간이 이토록 길었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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