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탄수화물 음식, 발암물질 아크릴아마이드 경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51>
갈색 탄수화물 음식, 발암물질 아크릴아마이드 경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51>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2.0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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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부침 등 120도 이상 고온서 조리 때 생성
WHO 발암물질 분류…선진국 다량 섭취 경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밀가루나 감자처럼 탄수화물이 많이 든 식품을 고온에서 장시간 조리하면 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탄수화물이 많이 든 식품을 섭씨 120도 이상의 고온에서 조리할 때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식약청(FDA)은 지난 2013년부터 음식 속에 든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영국 식품기준청(FSA)도 같은 경고를 내놨다. 

△하상도 교수
이번 설에 “탄수화물 바싹 튀기지 마세요!”라는 갈색음식 경계령이 내려졌다. 명절 음식은 튀김, 부침 등 기름에 튀기고 구워 먹는 음식이 많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인류는 불 맛을 즐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불을 많이 사용해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갈색이 진해질수록 암 발생 위험은 커지게 된다. 특히 토스터에 구운 식빵, 기름에 튀긴 감자 등을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튀기거나 부쳐 먹으면 바삭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얻을 수 있지만 발암성 물질도 많이 생긴다.

이는 탄수화물을 고온에서 가열할 때 생기는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 때문이다. 이 물질은 무색의 백색 결정으로 1950년대 중반부터 폴리아크릴아마이드나 혼성 중합체 제조에 사용되는 공업용 화학물질이다. 펄프, 제지공정, 폐수처리와 같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실험실에서도 겔 형성 용도로 사용된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감자, 시리얼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을 고온 조리했을 때 아스파라긴산과 당의 화학반응에 의해 생성된다. 조리온도가 120℃ 이하에서는 생성되지 않고, 그 이상 고온에서 가열시간에 비례해 생성된다.

2002년 4월 스웨덴 식품규격청이 아크릴아마이드 생성 사실을 최초 보고했다. 이후 여러 나라가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 시작했는데, 미국 FDA도 지난 2013년부터 음식 속에 든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으며, 근래에는 영국 식품기준청(FSA)이 합류했다.

WHO(세계보건기구) IARC(국제암연구소)는 아크릴아마이드에 대해 동물실험에서 유전자 변형, 위종양, 신경독성, 신장 및 간독성 등을 유발하며,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인체발암추정물질인 ‘2군발암물질(2A)’로 분류했다. 또한 미국 산업위생사협회(ACGIH)도 이를 동물에는 발암성이 있으나 인체에서는 발암성이 확인되지 않는 물질인 ‘A3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감자 시리얼 등 아스파라긴산, 당과 반응해 생성
바삭하고 고소한 맛…색깔 진할수록 위해성 높아
국내 정기적 모니터링·저감화 사업…안심 수준
  

아크릴아마이드와 관련된 국제적인 유해기준은 없지만 WHO는 마시는 물에 한해 하루권장량을 리터당 0.5ppb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WHO가 식품 중 아크릴아마이드의 위해성평가를 수행한 결과 식품 섭취를 통한 장기간 노출량은 현재 0.3~0.8㎍/㎏ bw/day로 추정돼 인체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유통 중인 가공식품의 아크릴아마이드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미 10년 전부터 정부와 산업체가 협력해 저감화사업을 추진해 온 터라 그 발생 수준이 미미해 안심해도 된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아크릴아마이드는 먹어서 우리 몸에 이익될 게 전혀 없는 소소익선(小小益善)의 물질이다. 현대 식단에서 완전히 제거할 순 없지만 조리법만 살짝 바꿔도 섭취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굽거나 튀기거나 볶을 땐 검게 태워서는 안 되며, 황금빛이 돌 때까지만 조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즉 고온이나 지나치게 오랫동안 조리해서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물에 끓여 낸 것이나 날 것은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되지 않으므로 가능한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가공 및 조리법을 활용해야 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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