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어려운 경영 환경서 영업 실적 호전시킨 송용헌 서울우유조합장
[신년인터뷰]어려운 경영 환경서 영업 실적 호전시킨 송용헌 서울우유조합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7.02.06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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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80주년 맞아 낙농·유가공·나100%로 1위 지킬 것”

“서울우유가 제조일자 표시에 이어 지난해 체세포수 1등급 원유로만 만든 ‘나100%’를 출시한 것은 우리나라 우유가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품질에 손색이 없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에 대한 성과는 아직 100% 나타나지 않아 올해도 ‘나100%’ 우유의 본질을 알리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오는 4월 착공해 2020년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인 양주 신공장 건설사업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는 서울우유의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 유가공 공장으로서의 국제적 면모를 자랑하게 될 것입니다”

낙농·유가공 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최대 유가공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거친 파도를 헤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영업실적을 호전시켜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송용헌 서울우유조합장을 서울 상봉동 서울우유 본사 조합장실에서 만나 새해 구상을 들어봤다.

이날 송 조합장은 “특히 나100%우유의 경우 단순히 회사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영업 전략이 아닌 국산 우유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도적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다음은 송용헌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나100% 우유’ 선진국 제품보다 우수…판매량 증가 견인
R&D 예산 30% 늘려 기능성 신제품 개발·마케팅 강화
아시아 최대 양주 공장 4월 착공…글로벌 경쟁력 제고  

- 서울우유의 지난해 영업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는데, 주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나100%우유’의 성공적인 출시와 시장 안착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100%우유’는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우유를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출시 후 꾸준한 판매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는 전체 우유 판매량 증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나100%우유’가 적용된 서울우유 흰우유 1,000ml 제품의 경우 출시 3개월 만인 작년 6월 기준 전년대비 판매량이 107.4% 증가한데 이어 꾸준한 상승세로 11월에는 116.2%까지 늘어났다. 이는 조합의 전체 우유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 11월에는 전년 대비 106.5% 증가하는 성과를 낳았다.

- 수입개방과 낙농선진국의 FTA 확대, 출산율 감소로 인한 우유소비 둔화로 유업계가 단합된 힘으로 타개해야할 과제가 수두룩한 상황이다. 서울우유가 벌이는 ‘나100%우유’의 체세포수 마케팅이 공익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경쟁업체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에 대한 견해와 향후 행보는.

▶서울우유가 ‘나100%우유’를 출시한 이후 경쟁사는 물론 일부 낙협조합장들까지도 체세포수 1등급이 아니면 마치 품질이 나쁜 우유인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나100%우유’는 우리나라 우유가 낙농 선진국인 호주나 유럽 국가에서 생산되는 시유의 품질보다 더 낫다는 점을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 소비자들은 물론 여타 낙농가들도 이러한 우리 조합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동참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사실 체세포수 1등급 원유만을 따로 집유하기 위해서는 목장에서 그만한 노력을 기울여야하고, 뒤따르는 손실도 감수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이 흔쾌히 받아들여 과거 55%에 그치던 체세포수 1등급 목장이 현재는 75% 수준까지 올라서 1년 사이 20%가 증가했다. 그 여세를 몰아 가능하면 전 제품이 ‘나100%’처럼 체세포수 1등급 원유를 사용하도록 확산시켜나갈 것이다.

이번 ‘나100%’에서 제시한 체세포수 등급 역시 과거 콜드체인시스템, 세균수1등급우유 출시, 제조일자 표기 등에 이은 서울우유만의 혁신행보와 일치한다. 우유의 제공자, 즉, 젖소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체세포수 등급의 도입은 소비자에게 알 권리와 좋은 먹거리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했다는 데에 큰 의미를 가지며, 이는 역시 국내 원유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 올해 수지예산이 전년보다 축소됐는데, 예산 편성에 있어 가장 고려한 사항은.

▶올해는 세계경제 저성장세 속에서 대두되는 보호무역주의 및 국내 정치적 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느 해보다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원유가격 하락에 따라 유업계 중 유일하게 제품가격을 인하했는데, 이는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오는 6월부터 학교급식 최저가입찰제가 폐지되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3월에 계약을 마무리하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에도 학교급식 최저가 입찰제도에 따른 판매수량 감소 및 입찰 단가 하락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FTA에 따른 무관세 분유 등 저가 수입유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판매가격을 하락할 수밖에 없어 손실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수지예산은 이와 같은 상황을 감안하여 축소 편성하게 됐다.

- 올해 조합의 가장 큰 이슈는 양주 신공장 건립이다.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양주 신공장 건설사업은 우리 조합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기존 양주공장과 용인공장의 시설 노후화와 생산물량 증가 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 1,540톤의 원유로 우유, 발효유, 가공품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종합 유가공장 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단일 공장규모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전무후무한 규모의 신공장 건설로 시설의 현대화, 품질의 과학화, 관리의 첨단화를 이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현재 신 공장의 부지개발 토목공사가 연말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4월경에는 전체적인 윤곽이 나타날 것이다. 2018년에는 본격적인 건축공사에 착공하고, 2020년에는 기존 용인공장 설비를 이전해 2020년 9월경 1차 준공을 예정하고 있다.

이어 2021년에는 나머지 양주공장에 있는 설비들을 이전하여, 마침내 약 13년간 걸쳐 추진해 온 통합공장 건설사업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우유를 비롯한 우리나라 낙농산업에 길이 남을 업적이 될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과업을 완수할 계획이다.

우유 급식 최저가 입찰 문제 많아…고정가격제로 전환해야
전국단위수급조절제 공감…안정된 거래 기반 조성에 동참
  

- 서울우유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80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와 향후 비전은.

▶서울우유의 80년 역사는 다양한 혁신을 통해 국내 낙농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겨 왔다. 올해 서울우유는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업계 1위 자리를 견고히 하고, 낙농 경쟁력 강화를 통해 FTA 발효로 인한 낙농 강국과의 경쟁에 대비할 것이다.

또한 변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원유의 품질 및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해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신선한 우유를 제공하기 위한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다.

- 올해 R&D비용은 작년 대비 30% 가까이 늘렸다. 회사 성장을 견인할 획기적인 신제품이나 마케팅을 기대해도 좋은가.

▶향후 경쟁력의 근간이 될 기술을 도입하고,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켜줄 제품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는 제조기업의 필수 요건이다. 서울우유는 안산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통찰력 있는 트렌드 파악과 치밀한 분석을 통한 제품 연구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양주 신 공장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 설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올해는 가공우유 상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다. 경쟁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기능성우유와 함께 최근 식음료업계에 불고 있는 캐릭터(디즈니) 콜라보레이션을 패키지에 적용한 우유 제품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나100%우유’ 마케팅 지원도 계속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부담되지 않고 흰우유 소비가 더욱 촉진될 수 있도록 ‘나100%’ 적용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학교우유급식 최저가 입찰제 폐지에 대한 의견은.

▶서울우유는 전국 급식학교의 60% 정도에 우유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최저가 입찰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자 정부가 올해 6월 이 제도를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우유 급식 연중 계약을 상반기에 진행하고 있어 올해도 최저가 입찰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 입찰이라는 것은 결국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것이고, 우유 수급이 불안정할 때에는 시장논리에 의해 과당경쟁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쟁은 결국 유업체, 낙농가뿐만 아니라 학교, 학생, 학부모까지 피해를 끼치게 된다.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정부는 학교우유급식 입찰을 고정가격제로 시행하여 경쟁의 기준을 품질과 서비스에 둘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급식 공급 원가는 430원 수준인데 향후 제도개선 방안은 87.745% 낙찰하한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공급업체는 우유를 원가 수준에서 공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으므로 정부는 생산자, 공급자, 소비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줄 것을 촉구한다.

- 최근 반려동물을 위한 아이펫 밀크를 출시했는데, 향후 사업 계획은.

▶아이펫 밀크는 출시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아직 시장 반응과 매출 추이를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반려동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소비자와 미디어 사이에서 아이펫 밀크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제품군 확대 보다는 아이펫 밀크의 홍보와 마케팅에 집중할 예정이며, 향후 시장상황에따라 신제품 개발을 고려할 예정이다.

- 정부가 ‘중앙낙농기구를 통한 전국단위수급조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의견은?

▶제도 도입에 대한 원론적인 취지에 공감한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우유는 정부의 세부지침이 통보되면 그에 맞게 적절히 대처할 계획이며, 원유수급안정과 투명하고 공정한 원유거래 기반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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