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식품산업 어디까지 왔나?
곤충식품산업 어디까지 왔나?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7.03.06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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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생산자-가공식품업체 연계 강화해야
식품서 고부가 건기식· 화장품·의약소재까지 넘봐

지난달 28일 농진청 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주최로 열린 ‘2017 식용곤충산업 활성화 및 상생협력을 위한 곤충식품산업협의체’ 회의실. 곤충사육농가와 곤충을 이용해 각종 식품을 생산하는 실수요업체, 곤충식품을 지역의 경제사업으로 추진하는 지자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곤충식품의 미래산업화를 위해 현장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느라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관련사업을 정책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농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 최근진 과장은 곤충식품산업의 외연확대를 위한 용도개발로 산업발전은 물론 건강증진, 친환경산업 육성이라는 선의의 목적을 달성하자고 당부했다.

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농진청 농업과학원 김두호 농업생물부장은 식용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식음료 개발과 소비는 아직 초기단계로서, 곤충함유 성분 기능성 효능 구명과 개발식품 홍보를 혐오감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특히 식용곤충 생산자와 식품가공업체와의 연계 강화와 상생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의 곤충식품에 대한 연구와 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 이는 ‘곤충기능성 검정 및 실용화 추진’ 상황과 식용곤충 이용 제품 개발 농가의 성공 사례에서 가늠할 수 있다.

△황재삼 연구관
농진청 곤충산업과 황재삼 연구관에 따르면 국내 곤충식품은 2014년 이전까지 법적으로 허용된 벼메뚜기 누에번데기 누에백강잠 등이 있으며, 이후 지난해까지 안전성을 확보하고 식품원료로 등록한 갈색거저리유충, 흰점박이꽃무지유충, 장수풍뎅이유충, 쌍별귀뚜라미 등 4종을 합하면 총 7종이다. 여기에 올해 식용사례에 근거해 아메리카왕거저리와 풀무치 수벌번데기 3종에 대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식용이 허용된 곤충을 식재료로 하는 전문요리 레스토랑과 쿠키 비스킷 전문점이 성업중인가하면 초콜릿과 김부각, 순대, 공진단과도 접목한 제품이 속속 개발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고단백 암화자식, 위장관질환식, 연하곤란식 등 50여종의 환자식 메뉴가 개발돼 병원에서 적용한 결과 환자의 골격근육형성 호전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특수의료용식품으로서 환자용균형영양식 푸딩 시제품이 개발돼 조만간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버섯 배지 이용 굼벵이 사육 자원 순환형 친환경농업
메뚜기 등 원료 7종 활용 쿠키 초콜릿 환자식 등 개발

식용곤충의 유효성은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황 연구관은 식용곤충의 다양한 유효물질을 분리할 경우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기능성 화장품에 이어 새로운 의약품 소재까지 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로부터 항혈전 유효물질인 인돌알칼로이드를 분리해 동물(쥐)에 정맥주사한 결과 혈전생성과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애기뿔소똥구리에서 항생펩타이드 코프리신을 추출해 화장품에 적용한 결과 여드름균 등 피부포도상구균에 대한 항균효과는 물론 염증억제, 주름개선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프리신 펩타이드를 적용한 병원용 재생연고제는 현재 14종이 출시됐으며 연간 10억원 이상의 매출과 중국 수출까지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왕지네에서 고부가 신소재 펩타이드를 추출해 아토피피부염 치료효능의 화장품을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한 마스크팩과 비누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황 연구관은 “곤충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식품에서 화장품 의약품으로 발전해야한다. 앞으로 질환별 임상영양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며 “모든 국민들이 한번정도는 먹어보고 싶은 제품 개발로 붐업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식용곤충의 유용성을 보다 널리 알려 소비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스타 셰프 등을 활용한 홍보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지네 펩타이드로 아토피 치료 화장품·비누 등 제조
성분별 기능성 구명·식음료 혐오감 해소 노력 필요 

△강희주 실장
식용곤충을 이용한 제품개발 농가의 성공사례도 흥미를 끌었다. 버섯수확후 남겨진 배지의 각종 버섯균사체 생리활성물질 등 풍부한 영양성분을 활용해 자원순환형 친환경농업으로 굼벵이를 사육하고 있는 버그킹 강희주 실장은 “농가별 먹이원이 다양하고 품질차이에 따른 생산량과 가공이용성이 각기 달라 표준품질의 사육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영농주기별로 연 3회 표준 사육기술을 습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오프라인 생태 및 영농현장을 IoT(사물인터넷) 기반으로 온라인 모니터링과 연계해 학습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 유치원과 학생 귀농예정 위탁자 들의 실습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버그킹에서 갈색거저리와 꽃벵이를 각각 10%씩 사용해 개발한 곤충이용 식품은 초콜릿 제품은 일본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고, 공진단에 적용한 식품은 희소성으로 인해 고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으며 작년봄부터는 굼벵이식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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