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상추쌈’, 발암물질 벤조피렌 줄여주는 찰떡궁합!-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56>
‘삼겹살과 상추쌈’, 발암물질 벤조피렌 줄여주는 찰떡궁합!-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56>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3.13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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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조피렌’ 고기 탈 때 생기는 발암물질
마늘 등과 함께 먹으면 독성 떨어뜨려

삼겹살은 우리나라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국민음식이어서 그런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미세먼지나 중금속 해독에 좋다” “탄 부분만 잘라 버리고 먹거나 채소로 쌈 싸 먹으면 괜찮다”는 긍정적 이야기는 물론 “태워 먹으면 암 걸린다”는 부정적 소문도 많다. 식약처에서는 구운 삼겹살 먹을 때 상추쌈을 싸먹으면 채소가 탄 고기의 독성을 떨어뜨려 발암 가능성을 줄인다고 한다. 물론 채소에도 질산염, 병원성 세균 등 단점이 많다. 그러나 식이섬유의 역할, 발암물질의 독성 저감화 등 이익이 되는 부분이 많으니 상추쌈 싸먹는 게 남는 장사라 생각된다.

△하상도 교수
이는 고기가 탈 때 발생하는 발암물질 때문인데, 음식을 300℃ 이상 고온에서 조리 시 발생한다. 벤조피렌은 삼겹살, 프라이드치킨 등 육류에서 주로 나온다.

벤조피렌이 우리나라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06년 웰빙식품으로 뜨던 ‘올리브유’에서 다량 검출되면서 부터다. 또한 참기름,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에서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해 판매금지되거나 리콜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2012년에는 한 라면 회사 스프에 함유된 훈연(smoking) 가다랑어포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되기도 했다.

벤조피렌은 담배 연기의 폐암 유발이 입증되면서 발암물질로 규정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로, 석탄이나 석유의 콜타르에서 주로 발생한다. 나무를 태우거나 자동차 배기가스, 담배 연기 등에서도 다량 발견된다.

아울러 대기, 물, 토양 등 어디에나 존재하므로 농산물, 어패류 등 가공하지 않은 원료 식품에 미량이나마 항상 존재한다. 특히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하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분해되면서 생성되기 때문에 주로 고기를 굽거나 커피, 땅콩처럼 음식을 볶을 때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삼겹살을 노릇하게만 구워도 약 16ppb(1ppb=1/1000PPM)가 검출되고, 갈비를 좀 강한 불에 구우면 50∼480ppb까지 검출된다고 한다. 벤조피렌은 인체 DNA를 파괴하고 돌연변이를 유도한다. 오랫동안 노출되면 폐암, 피부암 등 각종 암을 일으킨다.

벤조피렌을 섭취하지 않기 위해선 기름에 튀기거나 볶거나 스모킹한 음식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또 불꽃이 직접 닿지 않고 검게 타지 않도록 고기를 굽는 것도 필요하다. 고기의 탄 부위는 ‘벤조피렌 덩어리’라 반드시 잘라 내고 먹어야 한다.

삼겹살, 숯불구이, 바비큐, 스테이크 등 고기의 지방성분과 불꽃이 직접 접촉할 때 벤조피렌이 가장 많이 생기므로 숯불에 직접 닿는 석쇠 대신 프라이팬에 굽는 것이 좋다. 불판을 미리 뜨겁게 가열한 뒤 고기를 올려 구우면 가열 조리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벤조피렌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고기를 익힐 때 ‘삶기와 찌기’를 적극 활용하면 더 줄일 수 있는데, 실제 설렁탕과 삼계탕에선 벤조피렌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예로부터 ‘구이는 동, 수육은 금’이라는 말이 있는데,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왕 고기를 구워 먹을 때 벤조피렌을 줄이는 섭취요령으로는 최근 식약처에서 제안한 ‘상추, 마늘, 양파와 함께 쌈을 싸먹는 것’이다. 이들 채소가 독성을 떨어뜨려 발암가능성을 줄인다는 것인데, 삼겹살 벤조피렌의 간세포 발암가능성을 상추는 60%, 양파는 40%, 셀러리는 20% 줄여준다고 한다. 특히 마늘에 들어있는 미리세틴 성분은 발암가능성을 65%나 낮춘다고 한다.

다행히도 우리 국민의 고기, 식용유지 등 음식 섭취를 통한 벤조피렌 노출 수준은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벤조피렌은 건강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물질이라 피할 수만 있다면 덜 먹는 것이 좋다. 우리가 벤조피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지만 조리법과 섭취방법만 살짝 바꿔도 그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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