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의 허(虛)와 실(實),아마씨드-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57>
슈퍼푸드의 허(虛)와 실(實),아마씨드-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57>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3.2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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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함유 논란…수입 곡물 토종 종자로 대체 가능

‘슈퍼푸드’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아마씨드’에 과다섭취 주의령이 내려졌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시판되는 수입산 30개(렌틸콩 6개, 아마씨드 6개, 치아씨드 6개, 퀴노아 6개, 햄프씨드 6개)와 국산 12개(들깨 4개, 서리태 4개, 수수 4개) 등 총 8종 422개 곡물의 중금속을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다른 곡물보다 중금속인 카드뮴이 더 많이 들어 있어 건강상 안전문제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양성분도 일반 곡물보다 우월하지도 않다고 하니 슈퍼곡물에 대한 환상도 이제 사라질 위기다.

△하상도 교수
이 소식이 소비자들에게는 충격이었을지 모르나 전문가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던 상식수준의 사실이다. 다른 음식보다 특정 영양소를 약간이라도 더 많이 함유됐다고 해서 ‘슈퍼푸드’라고 불리는데, 이는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다.

모든 영양소를 단번에 완벽하게 공급하는 음식은 없다. 식이보충제 역시 의료 목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현대 정상인들은 식습관과 영양상태로 볼 때 필요치 않다.

수입업자들은 ‘아마씨드’와 같은 수입곡물이 일반 토종곡물보다 영양이 더 풍부한 ‘슈퍼푸드’라 광고하지만 실제 소비자원 분석 결과 두 곡물의 주요 영양성분 함량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국산 서리태 검은콩과 수입산 렌틸콩의 건조중량 100g당 단백질 함량은 각각 24g, 27g, 식이섬유는 17g, 12g으로 대단히 큰 차이가 아니며, 아마씨드의 오메가지방산 함량 역시 25g으로 22g인 국산 들깨보다 높긴 하지만 역시 작은 차이다.

게다가 ‘아마씨드’에는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안배당체’가 함유돼 우리 ‘식품위생법’에서는 아마씨드의 섭취량을 1회 4g, 1일 16g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을 정도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시안배당체는 그 자체가 유해하지는 않지만 섭취 시 체내에서 효소작용으로 분해되면 ‘시안화수소(HCN)’를 생성해 작은 혈관에 환원혈색소가 증가하거나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온몸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원의 8종 422개 곡물 분석결과에 따르면 ‘아마씨드’에는 카드뮴(cd)이 다른 곡물보다 높은 농도(0.246~0.560㎎/㎏)로 검출된다고 한다. 카드뮴에 반복적으로 장기간 노출되면 폐가 손상되거나 이타이이타이병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실 ‘아마씨드’뿐 아니라 인류의 주식이며, 곡류 중 가장 안전하다고 하는 ‘쌀’ ‘밀’에도 흠은 있다.

쌀은 우리나라와 동양에서 만큼은 맛과 영양, 건강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완벽한 탄수화물원이라 여겨지고 있으나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는 쌀의 무기비소(As) 위험성을 자주 언급하며 “어린이에게는 쌀로 만든 시리얼과 파스타를 한 달에 두 번 이상 먹이지 말 것과 공복에 쌀로 만든 시리얼을 먹이지 말라”는 제한적 섭취 권고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인류가 1만 년 동안 검증해 온 ‘밀’도 균형된 영양원이긴 하지만 글루텐이 장내 염증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부정적인 보고도 있다.

모든 음식은 ‘선(善)과 악(惡)’ 양면성이 있어 ‘나쁜 음식’ ‘좋은 음식’으로 나눌 수가 없다. 적게 먹으면 영양부족으로 위험하고, 많이 먹으면 독(毒)이 된다. 그래서 ‘슈퍼푸드’는 작게나마 있는 효능이나 독성 문제를 키워 침소봉대한 것이기 때문에 없는 말을 지어낸 게 아니라 비난하기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

이번 ‘아마씨드사건’을 계기로 ‘슈퍼푸드’에 대한 허황된 통념을 다시 정리했으면 한다. ‘아마씨드’는 요리에 뿌려 먹을 뿐만 아니라 쌀과 함께 잡곡밥 형태로 혼식하는 경우가 많고 통째로 건강식으로 먹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과량을 섭취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안전문제가 우려된다고 하니 곡물제품을 구매할 때는 객관적 영양정보와 개인의 알레르기 민감성, 체질 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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