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산야초 크림꿀’로 6차산업화 성공한 ‘지리산과 하나되기~영농조합’
[탐방]‘산야초 크림꿀’로 6차산업화 성공한 ‘지리산과 하나되기~영농조합’
  • 구례 산동마을=김현옥 기자
  • 승인 2017.03.27 1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수유 키우고 명품 꿀 제조·관광 체험…연매출 3억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위안월계길. 수원서 버스로 3시간쯤 달려 도착한 이 곳은 터지기 직전 산수유 꽃망울로 온통 노란 물결을 이룬 산수유마을이다. 매화와 함께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산수유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설렘과 평온을 함께 안겨주는 매력이 있다.

지난 13~14일 1박2일 일정으로 찾은 6차산업 현장 ‘지리산과 하나되기 산수유마을 영농조합법인'은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산수유가 일깨우는 그런 감성으로 만났다. 자그맣고 아담한, 그래서 더 고즈넉하게 느껴지는 산동마을에서도 산길을 따라 고불고불 한참을 올라가야 만나는 ’지리산과 하나되기‘는 회사명 그대로 지리산과 가장 가까운 마을 꼭대기에 있다.

◇백두대간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수유펜션은 '지리산과 하나되기 산수유마을 영농조합법인' 강승호 대표의 보금자리이자 크림꿀 및 산수유즙 가공공장이고, 도시에서 지친 쉬고 싶은 자들의 공간이기도하다.

백두대간 만복대의 물줄기 산동정수장 바로 아래 해발 450m에 나무집 ‘산수유 펜션’이란 간판으로 숙박업도 겸하고 있는  ‘지리산과 하나되기’는 병풍처럼 둘러쳐진 지리산의 정기를 듬뿍 받으면서 마당 앞쪽 탁 트인 산동마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외딴 집이다.

산골짜기 깊숙이 들어와 주인이 된 강승호 대표는 양봉업을 하면서 얻은 꿀을 2차 가공한 꿀 제품과 산동마을 특산품 산수유를 이용한 가공식품에 관광체험 프로그램까지 접목해 완벽하게 성공시킨 6차산업화의 주인공이다.

2010년 1월 설립해 ’무농약‘ 인증과 ’6차산업‘ 인증을 받고 국내 최초로 크림꿀을 생산해 유명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는 강 대표의 7년여 농부생활은 ‘지리산과 하나되기’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 스토리텔링으로 고스란히 녹아있다.

교과서 농부·양봉·숲해설가·사업가로 변신…1인 6역
농진청 특허·실용화재단 도움 받아 흐르지 않는 꿀 첫 선   

◇대한민국 스타팜 '지리산과 하나되기' 강승호 대표가 농진청의 기술이전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지원으로 6차산업 명물로 이끌어낸 크림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 대표가 생산하는 ‘지리산 산야초애꿀’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김혜경 박사가 개발한 크림꿀 제조 특허기술을 이전 받은 것이다. 액상 꿀의 결점을 보완해 흘러내리지 않는 크림 타입으로 개발해 이용이 간편하다. 이 제품은 또 결정 꿀에서 나타나는 이물감을 없애 부드러운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지리산 산야초애꿀’은 처음 반고체상태의 크림 꿀을 병에 담아 포장한 것과 무게감을 줄이고 언제 어디서든 섭취하기 편하게 만든 액상의 스틱 타입이 있다. 이들 제품은 2013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성공전략 맞춤형 지원사업으로 총 1400만원의 도움을 받아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다.

강 대표는 이들 제품 홍보에 산수유마을의 친환경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후 올해에는 광주 롯데백화점 최고 VIP 대상 생일선물 폼목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최근엔 현대백화점 ‘명인명촌’에 선정됐다. 모두 네 단계의 심사과정을 거쳐야하는데 꼬박 1년여 걸렸다. 먼저 백화점 직원이 현장을 방문해 생산자 스토리를 파악한 후 위생계의 현장심사와 관능검사, 백화점 자체 라벨과 디자인으로 제작하는 힘든 고비를 넘겼기에 더 값지다. 이로써 ‘지리산 산야초애꿀’은 명품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기존 액상꿀의 결점을 보완해 흘러내리지 않는 제조기술을 농진청으로부터 이전받아 크림타입으로 개발한 지리산 산야초애꿀은 유명 홍삼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할 만큼 명품 대열에 올랐다.

◇지리산 산야초애꿀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휴대하기 편한 스틱타입으로 선보였다. 소재를 달리해 검정색은 남성용, 빨간색은 여성용이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 산야초애꿀’은 지난 1월 구례 산수유마을의 아름다움과 함께 지리산 반달곰과 꿀벌이 천혜의 약용자원을 이용한다는 자연친화적 스토리를 담아 ‘제22회 베스트 브랜드& 패키지 어워드코리아’ 상품그래픽 부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모두 실용화재단에서 도와준 덕분이다.

강 대표가 농부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 20여 년간 특목고학원 수학강사를 지낸 그는 입시생들을 가르치면서 몸이 많이 망가져 산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자연과 교감이 생기면서 백두대간 언저리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와 상의한 끝에 실행에 옮기게 됐다.

처음엔 설악산 곰배령 진동계곡과 지리산 산동마을을 후보지로 놓고 저울질하다 이 곳 백두대간 입구에 자리를 틀었다. 강 대표의 ‘산수유펜션’은 박경리의 토지에서 조선총독부에 비행기를 헌납하는 만석꾼의 모델이 된 운봉 부자 박희옥 씨의 땅이었다는 역사적 배경도 왠지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무엇을 하며 살까를 고민하던 중 주변에서 벌 농사가 쉽다고 소개해 1년 동안 농사를 짓고 나니 2010년 ‘토종벌 에이즈’로 불리던 낭충봉아부패병이 나돌아 토종벌의 98% 이상을 괴사시켰다. 초반부터 쓰디 쓴 맛을 봤다. 비싼 수업료를 내면서 터득한 지혜는 농업의 분산 정책이었다.

이후 오미자를 심으면서 좀 더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숙박업을 병행했고, 다시 산수유와 양봉으로 전환했다. 가공기술과 제조허가 등은 실용화재단의 도움을 받았고, 상품 개발까지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강 대표는 또 재해가 자연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더 연구하고 싶어서 유아생태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고, 지리산에 살면서 농촌을 배우기 전에 지리산 인문학을 먼저 공부한 결과 지금은 지리산 문화해설사로, 숲해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강 대표의 직업은 지금도 방과후 수업을 하는 교사이자 농부이고, 사업가이며, 쉬고 싶은 자들의 공간인 숙박업 운영자, 지리산문화해설사, 숲해설가 등 6가지나 된다.

강 대표는 “가능하면 남들이 하지 않는 나만의 독창적인 아이템이어야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다”고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충고한다. 강 대표에게는 그것이 바로 산야초애꿀이었는데, “처음엔 MD나 벤더를 만나면 순수한 꿀에 다른 것을 혼합한 것을 못마땅하게 받아들여 절망스럽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수차례 포기하려 했지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실용화재단을 찾은 것이 두어 차례 도움을 받게 돼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정관장’ 상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 매체에서 ‘명절에 받고 싶지 않은 식품’에 대한 조사 결과 1, 2위가 각각 양말과 꿀이었다. 그러고 보니 꿀은 포장용기가 바뀐 게 전혀 없었다. ‘꿀’하면 정형화된 포장 디자인이 먼저 떠올라, 받고 싶은 선물로 바꾸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당시만 해도 농가에는 꿀들이 넘쳐났지만 천편일률적이어서 포장 방법과 트렌드 방향을 약초로 바꾸기로 했다. 꿀에 산수유, 울금, 솔잎 등 몸에는 좋지만 입에 쓴 약초를 교반해서 순수한 자연의 맛을 배합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시도했으며, 약초 성분에 따라 남자용 여자용으로 구분하고 소포장으로 규격도 다양화했다.

그 결과 올해 4월부터 첫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해 현재 현대백화점과 농협하나로유통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 연말이면 2억~3억 이상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2년 전 장마가 시작되기 전 나뭇잎이 뻣뻣하자 곰이 양봉장을 덮쳐 꿀을 턴 적이 있다. 이후 철책선을 쳤지만 이번엔 나무를 타고 내려와 다시 털었다. 결국은 유인 포획기에 꿀을 발라 곰을 잡고보니 너무나 건강했고, 올해 4월 최초로 세쌍둥이를 출산했다. 강 대표는 이러한 사실을 제품에 스토리텔링으로 엮었더니 한국양봉협회의 인증서보다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더 컸다고 전했다. 결국은 스토리텔링이 사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요인임을 입증한 셈이다.

친환경 이미지에 곰 스토리텔링 더해 백화점 납품…대박
꿀집 체험 프로그램 등 운영 자연과 함께 사는 방법 전수
 

◇특목고학원 수학 강사였던 '지리산과 하나되기' 강승호 대표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귀농했고, 양봉업의 위기를 맞으면서 농업 분산정책으로 식품가공사업과 숙박업, 문화해설사, 숲해설사 등 6가지 직업을 통해 6차산업을 성공시킨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은 전부 수학으로 풀 수 있다. 수학을 가르친 것이 자연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강 대표는 자신의 직업 중 하나가 숲해설가이다보니 농업에서 농약을 사용할 수 없게 함으로써 결국 유기농인증을 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도시민에게 자연의 재해를 알려주기 위해 밀납꿀집체험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관광 상품으로 연결해 6차산업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연 3억원 매출의 어엿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VJ 우리나라 최고의 전망대로 소개되는 등 각종 방송과 언론의 홍보로 멀리 일본에서까지 손님이 찾아오고 있다고 자랑한 강 대표는 특히 자연과 다불어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재미로 문화의 단절로 인한 불편함도 감수하고 있다고 활짝 웃는다.

실용화재단 류갑희 이사장은 “쉽지 않은 사업환경에서 ‘지리산과 하나되기’와 같은 지방의 농식품 소기업이 실용화재단의 기술이전을 통해 명품브랜드 회사로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며, 향후 지속적으로 이러한 성공사례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