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도 글로벌 경쟁 통해 발전…수출 정책 필요
외식도 글로벌 경쟁 통해 발전…수출 정책 필요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3.2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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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紙齡 1000호 특집]식품·외식산업 도약을 위한 제언⑧
김대권 외식산업협회 부회장

△김대권 부회장
인간은 먹지 않고 살 수 없다. 197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베이비붐 세대에게 먹는 의미는 ‘살기 위해’였다. 그러나 최근 ‘먹는다’는 의미는 단순히 ‘살기 위해’로 해석되지 않는다. 맛을 비롯해 안전성, 영양, 기능성 등 여러 의미가 가미됐다.

상황을 종합했을 때 외식산업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젊은 층 공략을 위한 와인바, 칵테일바, 오뎅바 등 새로운 음주문화가 생겨나고 있으며 고령층 공략을 위한 웰빙식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한식도 퓨전음식으로 재탄생하는 등 슬로푸드나 유기농 음식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소비계층으로 인해 외식분야 발전할 가능성도 다양해졌다.

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시대에 외식산업 진흥을 위해선 보다 맛있고, 보다 건강하며, 보다 안전한 음식을 많은 사람들이 먹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음식을 장려할 수 있을까? 방법은 해외 진출이다. 글로벌 시대에 더 이상 국내 시장을 고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대한민국은 산업화를 거치며 집중적인 투자로 세계를 대표하는 기술 기업들을 탄생시켰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세계적인 기업이 국내에만 만족했다면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세계를 향해 경쟁하면서 기술력을 키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외식산업도 마찬가지다. 앞서 진출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을 했듯이 외식산업도 해외로 방향을 설정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내 외식업계의 맛있는 음식을 해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한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작년 2월 미국 중국 일본 등 14개국 6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식은 ‘인기 있는 한국 문화콘텐츠’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해 한류 문화의 큰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식 인지도 조사결과에서도 2011년 28.5%에서 2016년 64.3%로 상승하는 등 국제적 위상도 강화됐다.

아울러 지난 7일 New York Post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나라 사람들의 건강비결’이라는 제하의 보도를 게제하며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으면 한국으로 가라”고 주문했고, 지난달 21일 더 란셋(The Lancet)에 발표한 논문내용을 인용해 김치, 비빔밥이 한국인들의 건강유지 비결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게다가 2030년경 출생할 한국 남성과 여성의 기대 수명이 각각 84세와 90.8세로 세계 최고 장수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등 한식이 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외식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

특히 외식업 수출 확대 방안에 대해 외식업계에선 단품목이 아닌 세트로 수출하는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 음식이 아닌 문화 개념으로 수출하자는 것이다. 실제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불고기’ ‘김치찌개’ 등 메뉴는 해외교포가 식당을 운영하면서 맛을 알리고 손님을 유치하면서 홍보된 케이스이다.

한식 문화 수출을 위해서는 지난 2014년 1월 마련된 ‘한식진흥 발전방안’을 토대로 지역별·분야별 특색있는 우리 음식을 발굴하고 표준화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식 홍보영상 및 요리법을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또한 진출국의 현지조사를 거쳐 메뉴를 선택하고 현지인 입맛에 맞도록 레시피를 추가 개발해 요리법을 함께 수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고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외국인도 취득할 수 있는 한식조리사 자격증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외국인들이 인터넷으로 한식을 공부하며 레시피를 통해 직접 요리 방법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이 한국을 방문해 요리학원에서 실습한 후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외식업에 대한 인지도와 한식 문화를 익히고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유도하는 것이다. 어렵지 않게 접근이 가능한 한식과 쉽게 정리된 레시피 등이 어우러지면서 한국음식은 자연스레 널리 알려질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역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해외진출을 위한 법적 자문과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며 해외 정보 또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 방안으로 ‘한식진흥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계 및 외식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이 어려운 외식업체는 국내에서 패러다임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해야 한다. 현대사회는 고도의 경제 성장과 산업화에 따라 생활수준 향상, 여성의 사회진출, 여가시간 증가 등 외식업계에 요구하는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외식 횟수는 줄었지만 주 5일 근무제 도입으로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외식 횟수가 증가했다. 이러한 소비자 욕구에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와 질 개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핵가족화를 지나 이제는 1인 가구 시대다. 최근 통계청 발표 자료에 의하면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15.5%에서 2015년 27.1%까지 증가해 4인 가구 비율을 추월했다.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이러한 1인 가구 증가는 혼자 밥을 먹고 술도 마시는 ‘솔로 다이닝 문화’가 형성되며 외식산업 패러다임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 예약 사이트인 오픈테이블의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한 자리를 예약한 사람이 전년대비 62% 증가한 것처럼 이미 선진국에선 혼밥족이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고,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혼밥족이 외식산업의 강력한 화두로 떠올랐다.

혼밥족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메뉴 개발과 테이블 배치 등 배려하는 서비스 자세가 필요하다.

외식산업에는 사양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사양이란 것은 새로운 것에 밀려 점점 몰락함을 뜻한다. 즉 다른 산업은 새로운 것에 밀려 몰락해 가는 경우가 있지만 외식업은 양식의 유입으로 한식의 소멸이 아닌 오히려 양식과 한식의 장점을 융합해 퓨전음식 개발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외식문화를 형성하는 협업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외식산업에서 ‘사라짐’이 아닌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진화’가 자리 잡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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