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건강한 패스트푸드’ 바람과 성장세-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59>
미국의 ‘건강한 패스트푸드’ 바람과 성장세-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59>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4.1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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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식재료로 다이어트 등 욕구 충족
매년 2.7% 신장 작년 2200억 불 규모

미국에서 최근 패스트푸드 업체들을 중심으로 몸에 나쁘다는 이미지를 극복하고자 ‘건강한 패스트푸드’ 바람이 불고 있는데, 성공적으로 변신하며 그 성장세가 만만찮다고 한다. 미국 패스트푸드 시장은 작년에만 2.4% 늘어난 2275억 달러, 약 3조 원에 육박하는 시장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평균 2.7% 성장했을 정도로 탄탄한 시장인데 버거가 42%를 차지하고 있으며 샌드위치가 14%, 중국음식 등 아시안 푸드가 10%, 치킨이 9%로 뒤를 잇고 있다.

△하상도 교수
패스트푸드는 “바쁜 현대사회에서 싼 가격으로 간편하고 신속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서구인, 최근에는 전 세계 인류의 사랑을 받아 왔다. 사실 패스트푸드는 ‘정크푸드’가 아니라 ‘신속하게 제공되는 음식’을 말한다. 조리시간이 짧아 빨리 제공되며, 편리하므로 신선하고 고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한다면 오히려 위생·안전 측면에선 미생물 번식시간을 허용하는 ‘슬로푸드’에 비해 장점이 더 크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정크푸드’라는 네거티브한 인식이 자리 잡힌 것이 현실이다.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는 이런 나쁜 이미지를 극복하고 패스트푸드에 대한 소비를 더 이끌어 내기 위해 새로운 건강 이미지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아침메뉴인 맥머핀에 들어가는 마가린을 버터로 교체했으며, 무항생제 닭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튀김용 기름에 보존제도 쓰지 않고 다양한 샐러드 메뉴를 출시했다. ‘서브웨이’는 통곡물 빵을 포함해 더욱 다양한 채소를 제공하며, 열량과 나트륨 함량이 낮은 ‘프레시 핏 초이스’ 메뉴로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인앤아웃버거’는 햄버거 번 대신 양상추를 사용해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있으며 ‘파이브가이즈’ ‘칙필레’는 건강한 기름으로 알려진 땅콩기름으로 음식을 조리한다고 한다.

또한 샐러드 전문 패스트푸드점인 ‘저스트샐러드’는 매장 수가 전년대비 30%, 매출도 36.6% 성장했으며, 채식주의자를 위한 패스트푸드 전문점 ‘베지 그릴’은 콩으로 모든 육류 단백질을 대체했고, 글루텐프리 제품도 출시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샐러드 전문 패스트푸드 업체 ‘샐러드 앤 고’도 편의성을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햄버거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는 태생적으로 나쁜 음식이 아니다. 김밥과 같이 싼 가격에 간편하면서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에 채소까지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 등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완전식이다. 과거 ‘핑크슬라임사건’이 햄버거는 정크푸드라는 오명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본래 패스트푸드는 빨리, 바로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 청결, 안전성 면에서는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즉 안전성이 패스트푸드 성장에 중요한 요인인데, 지난 2월 미국에서는 27개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모은 400여 개 일회용 용기와 포장재에서 유해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검출됐다고 발표됐다.

과불화화합물은 1950년 미국의 듀폰사가 개발한 인공 화학물질로 방수나 들러붙지 않는 특성이 있어 패스트푸드의 포장지, 프라이팬의 코팅제, 방수 등산복, 접착제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발암물질이며 간 손상, 생식능력 저해, 면역독성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불안한 물질로 여겨진다.

이에 패스트푸드 업체에서는 건강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불소화합물을 사용하지 않은 포장재’ 사용 또한 늘어나는 추세라 한다.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은 타고난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이 따로 없다. 먹는 사람이 조리법과 양(量)을 조절해 잘 먹으면 약(藥)이 되고, 잘 못 먹으면 독(毒)이 되는 것이다. 패스트푸드도 과식이나 폭식 등 지나치게 탐닉하지 않고 가끔 한번 씩 먹는 것은 오히려 식도락을 즐기는 풍요로운 삶이니 나쁘게 죄악시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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