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판카’ 글로벌 할랄 인증…세계 어디든 수출에 날개
[인터뷰]‘이판카’ 글로벌 할랄 인증…세계 어디든 수출에 날개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7.04.04 0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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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슬람식품영양협회 알리 오스만 초대 한국지사장

“어제 세종시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할랄 식당을 찾았지만 결국엔 찾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해산물요리(sea food)를 먹어야했습니다.”

미국이슬람식품영양협의회 즉, IFANCA(이판카, Islamic Food and Nutrition Council of America) 초대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해 정부 당국과 관련 기관들을 방문해 인사를 하느라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알리 오스만 지사장의 푸념이 우리나라 할랄식품산업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이판카 한국사무소가 최근 정식으로 개설돼 국내에서 본격적인 할랄 인증업무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이팡카 한국사무소가 위치한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20층에서 알리 오스만(Ali Othman) 지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포부를 들어봤다.

미국서 설립된 비영리기관…할랄 진흥 위한 교육·연구 등 수행
캐나다·벨기에·상하이 이어 할랄 산업 성장하는 한국에 지출  

-한국에서 이판카(IFANCA)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다. 어떤 기관인가
▶이판카는 1982년 설립된 이슬람조직으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본부를 둔 비영리기관이다. 당시 많은 무슬림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할랄 식품을 찾기 어려워 닥터 차드리를 비롯한 6명원이 협의체를 만들어 설립했다.

지금은 조직이 크게 성장해 박사 12명을 비롯해 분석가 50명이 일하고 있다. 본부 외에도 시카고의 또 다른 지역에 제2 사무실과 캘리포니아에도 사무실이 있으며, 해외에는 캐나다, 벨기에 브뤼셀, 중국 상하이에 이어 이번에 서울에 오픈했다.

이판카는 이사회의 통제를 받으며 종교자문위원회(Religious Advisory Council)가 종교 문제에 관해 안내한다. 할랄과 관련된 과학 연구, 식품 영양, 개인위생 및 건강 제품의 준수에 전념하며, 글로벌 운영은 전담관리팀과 50명 이상의 식품 과학자, 감사원 및 관리자로 구성된 직원이 수행한다.

-이판카의 임무와 비전은
▶기관의 임무는 할랄 진흥이다. 할랄 인증과 교육센터를 통한 교육, 시카고 빈민가에 할랄 제품을 공급하는 자선사업도 하고 있다. 최근 시카고에 할랄박물관을 개설해 관련제품을 전시하는 등 사회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본부 안에 키친을 두고 할랄 셰프를 고용해 새로운 할랄조리법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2년마다 할랄조리법에 대한 시연회를 개최해 미국 전역으로 전파하고 있다.

출판사업도 진행하는데, 분기별로 ‘할랄컨슈머’ 잡지를 발간해 할랄 음식에 대한 레시피와 건강관련 기사, 현안 및 소식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이슬람국가마다 인증기관이 다르다. 이판카만의 차별점은.
▶ 첫째로 글로벌 인증기관이라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MUI, 말레이시아 JAKIM, 사우디아라비아 MWL, 싱가폴의 MUIS, 아랍에미리트의 MOE, 미국의 농무부(USDA)부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이판카는 매우 엄격하고 글로벌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안정적인 조직기반을 바탕으로 가금류를 포함한 육류부문과 가공식품, 푸드서비스 및 원재료 외에도 제약, 개인용품, 화장품, (식품가공기계에 사용하는)윤활유, 포장재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할랄 인증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한국에 지사를 개설한 이유와 활동 계획은
▶ 할랄 인증을 즉시 지원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는 펜타글로벌과 협력파트너관계로 업무를 추진해 왔기 때문에 감사관(Auditor)이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야 하므로 시간이 지연되고 출장비 등 부담이 컸으나 앞으로는 연중 어느 때나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이판카는 특별한 마케팅을 별도로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인증 절차에 대한 평가가 높은 편으로 한 번 인증 받은 업체나 기관은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서 개최되는 식품관련 전시회에 이판카 인증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가능하면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이판카는 올 하반기에 한국에서 독자적인 할랄 쇼(EXPO)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판카 인증을 받은 제조업체나 레스토랑 등을 전시회에 참여시키고 다양한 주제의 컨퍼런스도 병행함으로써 미인증 업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해외바이어들을 초청한 1대1 매칭 상담도 진행할 것이다.

육류·가공식품 등 연중 어느 때나 즉시 지원…시간·경비 절감
하반기 바이어 초청 할랄 전시회 추진…매년 컨퍼런스도 계획   
 

△알리 오스만 지사장은 국내 기업들의 신속한 할랄인증 획득 지원을 위해 한국 지사를 개설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 한국 식품업체들은 막상 할랄 인증을 받아도 이슬람국가마다 인증기관이 제각기 다른 탓에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는데
▶ 한국의 할랄산업은 이제 막 시작됐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뿐 아니라 모든 관계자들이 이슬람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국가들의 한국 할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팡카는 세계할랄식품협의회(World Hala Food Council)에 MUI를 비롯한 34개 메이저 인증기관들이 가입돼 있다. 최근에는 두바이의 GAC(GCC Accreditation Center)도 가입했다. 이들 기관들이 이팡카를 인정했기 때문에 한국식품업체들이 이판카 인증을 받을 경우 수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 박 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한국에서의 할랄산업이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정권이 교체되면 정책도 바뀔 수 있는데, 전망과 대응노력은.
▶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당연히 정책도 새롭게 수립되겠지만, 한국산 식품이나 화장품, 개인용품 등을 이슬람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할랄 인증을 받아야하므로 차기 정부도 관련 정책을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정부가 국가식품클러스터에 할랄식품 구역을 만들려다 기독교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러한 장애요인은 어떻게 극복해나갈 지,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의 상황은 어떤가.
▶ 미국도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시카고 대학의 경우 할랄 학생들을 위한 키친이 마련되다가 기독교의 반발로 독립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이후 비 무슬림들의 할랄 음식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점차적으로 마음이 열려 지금은 그들의 절반정도가 할랄 키친을 이용하고 있다. 결국은 자주 부딪치면서 소통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 한국에서도 그런 시도를 할 것인가.
▶ 한국에서 할랄식당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만일 할랄 키친이나 레스토랑이 문을 열게 된다면 미국처럼 때론 충돌하면서 이해하고 확대될 것이다. 한국에서 할랄음식점이 운영되려면 도축 도계 문제부터 해결해야한다. 현 상태에서는 도축 도계장을 갖췄다하더라도 수요기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생산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 식품음료신문 독자와 식품업계에 하고 싶은 말은
▶ 이판카 한국지사는 현재 정식 등록을 마치고 3명이 일하고 있다. 다음 단계로는 MPO(비영리사단법인)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할랄인증업체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현재는 제조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도계 도축 부문과 케이터링과 같은 서비스부문, 워크숍 컨퍼런스 등 교육부문으로 활동 영역을 늘려나갈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매년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를 원한다.

현재 이판카 인증을 받은 한국업체는 화장품 1개, 개인용품 2개를 포함해 모두 22개로 나머지는 모두 식품업체이다. 이판카 할랄 인증과 관련한 궁금한 점은 언제든지 연락을 주기 바란다. 풀타임으로 상주하기 때문에 친절하게 응대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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