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 ‘장수 브랜드’ 리뉴얼로 불황 타개
제과 ‘장수 브랜드’ 리뉴얼로 불황 타개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7.04.25 0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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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에 새 맛·포장 바꿔 추가 버전…실패 확률 낮아

짧은 유행주기와 내수 불황 장기화로 산업 전반에 걸쳐 신제품 개발에 부담감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제과업계가 장수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히트’ 제품까지는 아니어도 친숙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앞세워 신제품보다 실패율을 낮출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새로운 맛을 첨가하거나 패키지 개선 등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러한 제과업계 장수브랜드 리뉴얼 열풍에는 소비 트렌드 탓이 크다. 업계 시장 조사 결과 장수 브랜드의 경우 30대 이상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데, 그들은 신제품보다는 기존 제품에서 새로운 맛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장수제품에 맛, 패키지 변화 등 리뉴얼로 불황 돌파에 한창인 제품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한 제과업계 제품 개발과정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식을 실시했는데, 장수브랜드의 맛을 활용한 제품 반응이 가장 좋았다"며, "장수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 때문에 신제품이 장수제품의 인기를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일본 최대 제과업체 메이지의 작년 최고 매출도 장수브랜드 제품”이라고 말했다.

내수시장 장기침체에 따른 기업 긴축 경영도 요인으로 꼽힌다. 유행 주기가 짧아져 신제품이 성공하기 어려운 데다 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새로운 브랜드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기업이 소극적인 태세를 취하기 때문이다.

개발 비용 적게 들고 시장 반응도 좋아
꼬깔콘젤리·오감자 찍먹 등 판매 증가 

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형태 브랜드개발과 제품개발 그리고 생산 설비 과정에 100억 원 이상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기존 제품 생산라인에서 새로운 맛을 추가 생산할 경우 절반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신제품 중 시장에서 성공하는 경우는 10개 중 1~2개에 불과하고 인기 지속기간도 1년을 넘지 못하며 제품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것.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혁신적인 신제품보다는 기존 히트 상품이나 장수브랜드 입지를 다지는 리뉴얼 전략이 오히려 불황속에서 통하는 확률이 높으며, 소비자 관심도 높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칸초 딸기요거트맛’ ‘빠다코코낫 볼’ ‘토리토스 배틀믹스’ 등 기존 제품을 리뉴얼해 선보였으며, 오리온은 ‘예감 갈릭버터만’ ‘오감자 찍먹’을, 크라운해태제과는 ‘쿠쿠다스 딸기크림맛’ ‘틴틴 녹차맛’ 등을 내놓았다. ‘칸쵸 딸기요거트맛’은 판매량 상승세에 출고량을 늘리고 있고 ‘쿠쿠다스 딸기크림치즈맛’은 전체 제품 매출이 상승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편의점과 손잡고 패키지 변화 및 제품 양, 가격 등 조정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60년 만에 ‘크라운 산도’를 패키지 변경 출시했으며 ‘오예스 딸기맛’ ‘그릭 요거트’ 패키지에 변화를 줬다. 롯데제과가 선보인 GS25 전용 ‘꼬깔콘’ 모양을 본뜬 옥수수맛 젤리 ‘유어스 꼬깔콘젤리’는 SNS상 인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제과업계가 R&D 투자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글로벌 제과업계의 국내 유입되며 더욱 치열해진 경쟁 상황에서 투자 없이 단기적인 브랜드 리뉴얼로 매출 메우기에 급급하면 국내 제과업계 경쟁력 하락은 불 보듯 뻔해 R&D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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