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산모 미역국, 요오드로 신생아에 해롭다 발표”에 대한 논평-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64>
호주의 “산모 미역국, 요오드로 신생아에 해롭다 발표”에 대한 논평-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64>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5.22 01: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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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 세 끼’ 하루 상한 섭취량 2~3배 초과
출산 후 일시적 과잉 현상…건강 우려 없을 듯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주 보건부가 “미역국에 무기질 요오드가 과도하게 포함돼 있어 산모와 신생아에게 해롭다”고 경고했다. 보건부는 “미역국이 수유 등 산후 조리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신생아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의학적 증거는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한국계 산모 가운데 이미 미역국을 먹고 있으면 지나치게 우려하지는 말되 즉시 미역국 섭취를 멈추라”고 권고했다.

△하상도 교수
우리나라에서 산모가 미역국을 먹는 풍습은 조선 후기 성대중의 ‘청성잡기’와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기록돼 있다. “고래가 새끼를 낳을 때 미역을 많이 먹는 모습을 보고 산후조리 시 산모가 미역을 많이 먹게 됐다”는 것이다.

요오드 결핍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되나 과학적 유래는 찾아보기 어렵고 1035년 발행된 ‘동양의학’처럼 “미역은 산후에 특효가 없으나 빈곤한 형편으로 먹을 것이 없어 값싸고 흔한 미역국을 먹기 시작했다”는 부정적 기록은 있다.

‘요오드(iodine, I)’는 금속 같은 검보라색 바늘모양의 고체인 무기질로 체내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의 구성성분이다. 건강한 성인의 체내 요오드 함량은 15∼20㎎이며, 70∼80%는 갑상선에 존재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좋은 요오드’와 걱정스런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누출된 ‘나쁜 방사능 요오드’의 차이는 동위원소에 있다. 요오드는 30종 이상의 동위원소를 갖고 있는데, 가장 안정한 것은 127I이며,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그러나 원전 폭발사고 혹은 핵폭탄실험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은 129I와 131I라 다른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중 타 지역 출신에 비해 미국 5대호 주변 지역에서 징병된 군인들의 갑상선종 발생이 훨씬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요오드결핍증(iodine deficiency disorder, IDD) 때문인데, 이는 바다와 멀리 떨어진 산간지방 주민에게 흔히 생기는 풍토병이다.

1920년대 오하이오주의 토양은 요오드 함량이 매우 낮아 요오드결핍 갑상선종이 많이 발생했는데, 이후 오하이오주 주민들에게 요오드를 꾸준히 공급함으로써 갑상선종을 줄여 왔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명의 인구가 요오드 결핍 위험에 노출돼 있고, 이들 중 약 8억명은 결핍 증세를 보이고 있다. 요오드 결핍 시 갑상선이 커지고,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임신부의 경우 요오드 섭취가 1일 25㎍ 이하일 때 유산, 사산, 기형아 출산 등의 확률이 높으며 출생 후 정신박약, 장님, 벙어리 등 증세가 나타나는 크레틴병(cretinism)에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요오드결핍증은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면 예방이 가능해 서양에서는 요오드를 첨가한 식탁염(iodized salt)과 식용유(iodized oil)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시판되는 식용소금에는 요오드 첨가가 허용되며, 그 함유 여부를 반드시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해조류 등 해산물 섭취량이 높아 요오드 결핍 위험성은 적은 편이라 한다. 100g당 요오드 함량은 다시마 13만6500㎍, 마른 미역 1만1600㎍, 생 고등어 86.9㎍, 갈치 63.2㎍이다.

반면 미역국을 삼시세끼 먹는 등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게 되면 갑상선 질환이나 갑상선중독증이 발생한다. 호주 보건부는 “미역에 들어있는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구성성분으로, 산모에게는 하루 25㎍의 요오드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미역국 한 그릇인 약 250ml에는 약 1705㎍의 요오드가 포함돼 있어 한국계 산모처럼 삼시세끼 미역국을 한 그릇씩 비우면 적정량의 33배를 초과하는 5000∼9000㎍ 정도의 요오드를 섭취하게 되며, 이 경우 갑상선 기능 문제 등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으로 성인 요오드 일일권장섭취량은 150㎍이고, 일일상한섭취량은 3000㎍으로 호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를 적용하면 삼시세끼 미역국을 한 그릇씩 먹어도 일일상한섭취량을 겨우 2∼3배 초과하는 것이며, 출산 후 약간의 기간 동안 이런 식으로 먹는 것이지 평생 삼시세끼 미역을 먹지는 않기 때문에 그리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음식 전체를 보지 않고 함유된 개별 성분만을 보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호주 보건부처럼 WHO도 위해성평가 없이 주로 이런 식으로 음식의 위험성을 평가한다. 가공육, 적색육 발암물질 지정, 참치 수은중독 우려, 쌀 비소 중독 우려로 영유아 쌀 시리얼 섭취 제한 등 개별 성분들만 보기 시작하면 모든 식품에 흠이 있다.

음식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종합한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역국이 산모에게 주는 요오드 초과에 의한 건강 위험보다는 이익이 훨씬 크니 우리나라 산모들은 지금처럼 미역국을 실컷 먹어라 권장하고 싶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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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v 2019-05-15 18:36:38
참치 많이먹고 수은과다로 유산한 경우는...?
한국 여성이 유독 갑상선 질환이 많은이유는? (과잉진료 제외).
사골국 많이 먹으면 골다공증 위험 높아지는 것은?
고등어를 많이구우면 폐암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식품영양학적인 관점이 아닌 의학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대분의 사람이아닌 일부 소수만의 문제?

알면 병 모르면 약?
과유불급 시의적절 적제적소...

ㅋㅋㅋ 2018-11-04 16:49:48
기승전 호주사람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