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말자:HACCP 잘하려면 이렇게 하자④-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18>
서두르지 말자:HACCP 잘하려면 이렇게 하자④-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18>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6.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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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사고 방지 위해 직원 참여·공감대 형성을
손 세척 등 현장 준수 사항 훈련시키고 보상도

△오원택 박사(푸드원텍 대표)
■HACCP 서두르지 말고 단계적으로 천천히 하라

HACCP을 도입하는 첫 번째 단계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직원들의 참여다. 직원의 능력이 회사의 경쟁력과 비례하는 것처럼 직원이 회사 원칙과 규정을 이해하고 준수한다면 다른 어떤 회사보다 더 잘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정부 HACCP 인증을 준비하는 식품회사는 기준서가 아무리 훌륭해도 직원들이 그 기준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준수하지 않는다면 기준서는 이면지로도 못 쓰는 쓰레기에 불과하다.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HACCP을 인증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 자금과 인력을 투입한다. 만약 투자한 것보다 효과를 더 보고 싶다면, 아니 최소한 투자한 만큼이라도 효과를 보고 싶다면 반드시 현장 적용에 대한 부분, 즉 현장화를 꼭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경영자 및 임직원은 회사 위기관리, 식품사고 방지에 HACCP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분명히 알아야 하고, HACCP이 회사 발전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 견고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또한 식품안전은 생산성 향상, 고객 만족도 증진과 같은 분야와 달리 사람 건강과 생명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원가 절감, 현장 혁신 활동을 추진할 때는 ‘회사나 좋지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냉소적이거나 부정적인 현장 종사자조차도 ‘우리 가족이 먹는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는 반대나 거부감을 비추지 않는다.

그간 경험에 따르면 경영자나 관리자가 마음을 열고 진정성 있게 대화한다면 현장 직원들이 식품안전의 중요성 및 HACCP 도입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두 번째 단계는 현장에서 지켜야 사항들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대표적 예가 손 세척이다. 현장 출입 시 손을 청결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손 세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어 단순히 손을 잘 세척하라고 다그쳐서 될 문제는 아니다.

손을 왜 씻어야 하는 지 명확하게 이해시키고, 어떻게 씻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개개인을 직접 훈련시켜야 한다. 또한 항상 올바른 손 씻기가 습관화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지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일과성 행사처럼 접근하거나 급하다고 형식적 교육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 현장 직원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회사의 진정한 현장화는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현장 직원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유치원생한테 대학교 과목을 교육시키는 것은 그 자체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직원 수준을 명확하게 판단하고, 직원이 이해하기 쉬우며 관심을 일으킬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관리자 모두가 현장에서 몸소 실천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관리자는 ‘이해하는 것은 쉽지만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감안해 어느 정도 현장이 안정화되면 잘못된 것을 찾아 지적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칭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인센티브 정책이다. 준수사항을 잘 지키는 직원에게 어떤 형태라도 보상을 주면 적은 돈이라도 차별화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현장 특성상 파급 효과가 클 때가 많다.

아울러 보상 대상은 정규직과 임시직 또는 계약직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해야 하는데, 현장에서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식품을 취급한다면 그 사람의 신분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현장 위생관리 규정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영자, 관리자, 현장 직원 모두가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현장에서 지켜야 할 모든 사항을 잘 지킨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 이를 통해 회사는 무엇보다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HACCP 추진은 인내와 끈기를 갖고 하기 바란다. 직원의 체득과 습관화를 위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다져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 HACCP은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 시스템으로, 현장에서 실천하고, 현장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만약 이를 관리자 한두 명 지정해 운영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그 순간에 HACCP이 갖는 의미와 본질은 상실되는 것이다. HACCP은 전체 직원이 다 어우러져 움직이는 시스템이므로 시간이 걸려도 경영자, 관리자, 현장 직원 모두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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