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작게하자:HACCP 잘하려면 이렇게 하자⑤-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19>
처음은 작게하자:HACCP 잘하려면 이렇게 하자⑤-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19>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6.20 0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품목·공장 인증 획득 후 확대 적용을
교육·경험 공유 통해 시행착오 줄여

■ 처음에는 하나부터, 그러나 점차 크게 확대하자

△오원택 박사(푸드원텍 대표)
HACCP를 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일단 HACCP를 하기로 결정하면 회사가 생산하고 있는 모든 품목을 한꺼번에 하려고 한다. 심지어 여러 개 공장을 갖고 있는 회사도 모든 공장을 동시에 다 인증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생산하는 모든 품목 또는 모든 공장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무리일 때가 많다. HACCP도 다른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경험’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하므로 경험한 것과 안 한 것의 차이가 매우 크다.

HACCP는 다 알다시피 7 원칙과 12 절차가 있고, 이를 인증받으려는 품목 모두에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HACCP 7원칙 중 ‘제품설명서’를 보더라도, 공장에서 50 종의 품목을 생산하는 경우에는 제품설명서 50종, 만약 100 종을 생산하다면 제품설명서 100 종을 작성해야 한다. 억세게 운이 좋아 모든 품목의 제품설명서를 처음에 완벽하게 작성했다면 문제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제품설명서를 다 작성한 뒤에 검토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실수나 오류를 발견했다고 보자. 그러면 그동안 작성하였던 제품설명서 100 종이든 50 종을 다 수정해야 한다. 그리고 제품설명서 다음에 준비하는 공정흐름도 역시 똑같다. 어느 하나라도 잘못되면 전체 품목에 대한 공정도를 다 수정해야 하는 끔찍한 일이 생긴다. 따라서 HACCP를 처음 할 때는 품목 한 개에 대한 제품설명서, 공정도 등을 완벽하게 작성하여 스스로 확신과 자신감을 얻으면 나머지 품목으로 확대 완성하기를 권한다.

공장이 큰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공장이 크면 대부분 여러 종류의 생산 라인을 가지고 있다. 이때도 동시에 일괄 적용하는 것보다 한 개 라인을 정해서 동선 분석 및 구역 설정을 먼저 해보는 것이 좋다. 선행요건관리를 현장 적용하는 것 역시 한 개 생산 라인에서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 나머지 생산 라인으로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히 현장 직원들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라인의 모든 현장 직원이 동시에 참여하는 것은 실제 불가능에 가깝다. 아무리 수준이 높은 회사라도 처음부터 현장 관리자나 직원 모두가 선행요건관리 점검 활동이나 HACCP 모니터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가능한 한 개 생산 라인에 적용하면서 충분히 경험을 쌓고, 그 생산 라인에서 얻은 경험을 나머지 라인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찬가지로 여러 개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라면 한 개의 공장을 먼저 추진한 뒤에 나머지 공장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시간, 인원,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심지어 동일한 유형의 제품을 여러 지역에 분산된 공장에서 생산하는 회사가 1년 안에 모든 공장을 인증받겠다고 하더라도 추진 전략은 ‘시간차 공격’이어야 한다.

실제로 모 대기업은 본사와 가까운 수도권 소재 공장을 모델 공장으로 정하여 먼저 추진한 뒤에 한두 달의 차이로 나머지 다른 공장들로 확산시켜서 전체 소요 시간을 단축하였고, 목표한 시점에 전국에 산재한 모든 공장이 다 인증을 받았다.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전파 교육 및 경험 공유’이다. 먼저 시작한 모델 공장의 기준서 작성, 위해요소분석, 동선 결정, 시설 개선 등 모든 과정을 다른 공장의 담당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 2주일에 하루라도 모델 공장의 경험을 직간접으로 체험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면 단계적 확산 전략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전략은 전국적 규모의 단체 급식장인 경우 더욱더 잘 맞을 수 있다. 거의 비슷한 조리장, 인적 구조, 식재료, 협력사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만약 보다 강력한 효과를 원하면 모델 조리장에서 HACCP를 추진하면서 경험을 쌓은 직원을 나머지 사업장에 파견시키는 방법 또는 모델 조리장의 HACCP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다른 사업장의 직원을 순환 근무시키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결론적으로 HACCP 시스템 구축은 동시 다발적 접근보다 단계적 확대 전략이 훨씬 효과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