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이기는 ‘알싸한 맛’ 여름 대세
더위 이기는 ‘알싸한 맛’ 여름 대세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7.06.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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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면서 톡 쏘는 풍미 중독성…성인 중심 마니아 형성
고추냉이 맛 과자 효자 상품…볶음면·안주 등으로 확산

식품업계가 코끝이 찡한 초록색 매운맛 ‘고추냉이(와사비)’에 푹 빠졌다. 초밥에서나 맛 볼 수 있었던 고추냉이는 톡 쏘는 맛과 특유의 향이 독특한 맛을 즐기는 마니아층이 늘며 대중화된 지 오래다.

실제 국내 수입되는 태국의 완두콩 모양 고추냉이 맛 땅콩스낵이 빅 히트를 치며 가능성까지 검증까지 마친 상태여서 업계에선 제과, 라면 등에 접목하며 이색제품이라는 별칭까지 받게 됐다.

여기에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속설처럼 최근 폭염에 자극적인 맛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인기는 더해지고 있다.

△고추냉이 맛 제품은 ‘혼술하기 좋은 안주’ ‘이색 제품’ 이라는 이미지로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빙그레가 선보인 ‘꽃게랑 고추냉이맛’은 출시 한 달 만에 2억6000만 원 어치가 팔리며 대박 조짐을 보이더니 지난 3월에는 9억8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기존 스테디셀러 ‘꽃게랑 오리지널’의 월평균 매출 9억 원을 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작년 연 매출 40억 원대로 정체기를 맞은 꽃게랑은 반년 만에 작년 매출의 37%가 증가한 63억 원을 달성했다. 현재도 고추냉이맛 제품은 월 3만 박스 이상 판매되고 있다.

해태제과는 작년 11월 ‘자가비 고추냉이맛’을 내놓고 혼술족을 겨냥한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자가비 고추냉이맛’은 자가비 특유 담백한 감자 맛과 고추냉이의 조합으로 상쾌하고 알싸한 맛을 구현, 현재 월 5억 원 가량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오리온 역시 지난 20일 ‘눈을 감자 와사비맛’을 출시하며 가세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고추냉이맛 구현을 위해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최적의 배합 비율을 찾아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2009년 출시 이후 이미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눈을 감자’ 브랜드이고 편의성을 고려한 스탠딩 타입의 패키지와 초록빛 고추냉이 색상으로 2030 세대에게 벌써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라면업계도 트렌드에 합류했다. 농심은 지난 4월 말 참치와 마요네즈, 고추냉이, 가쓰오 추출물을 소스에 넣은 ‘참치마요큰사발’을 편의점에 출시해 호응을 얻자 최근 제품 판매를 전 유통채널로 확대시켰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50일간 약 2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5~6월 편의점에 판매된 농심 용기면 실적에서 전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삼양식품 역시 고추냉이와 마요네즈를 넣은 신개념 라면 ‘와사마요 볶음면’을 편의점에 먼저 출시했다. 최근 2030 여성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단짠(단 음식을 먹으면 짠 음식을 먹고 싶음)’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으로, 간장소스와 마요네즈, 알싸하게 매운 고추냉이 소스 총 3개의 액상스프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매운맛 열풍에 새로운 트렌드는 ‘고추냉이맛’으로 알싸함을 활용한 스낵, 라면 등이 업계 매출 상승 견인을 하고 있다”며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빨간 고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향과 풍미가 앞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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