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175)]갑질 병폐 해결을 위한 제언
[C.S 칼럼(175)]갑질 병폐 해결을 위한 제언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7.2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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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에 ‘갑질 행위’는 암초
임직원·가맹점 등 만족시켜야 발전

△문백년 대표(식품정보지원센터)
1980년대 한 식품대기업 그룹 공채 신입사원 연수원에서 그룹 총수의 환영사가 있었다.

대강당 안에 모여 있는 신입사원들 앞에 등장한 그룹회장은 무대 중앙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신입사원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룹회장 주변에는 백발의 주요 그룹사 사장들이 있었는데, 마치 아버지 옆 아들이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것 같았다.

공식적인 행사 시작 직전이어서 신입사원들은 밖에서 들어오고 있는가 하면 일부는 옆 동기생들과 조용하게 한 두 마디 주고받고 있었다. 그때 동기생들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던 신입사원 중 한 명이 다리를 꼬고 비스듬히 앉아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젊은 그룹 총수를 보며 “자식 되게 건방지네. 부모 잘 만나 그룹총수 자리에 앉았다고 너무 거드름 피운다”고 못마땅 했다.

이날 회장의 훈시는 신입사원들 마음에 와 닿을 수 없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하에 들어가게 되자 해당 그룹은 부도를 피할 수 없었고 결국 그룹은 해체돼 계열사가 모두 개별 매각절차에 들어가 브랜드만 남게 됐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재벌2세의 문어발식 경영과 무리한 차입경영 등이 화근이 돼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좌초한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갑질’로 물의를 일으켜 회사를 존폐위기에 처하게 한 장본인들이 대부분 재벌2세 또는 3세들이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대 회장들은 어려운 경영일선에서 자수성가해 대그룹까지 키운 장본인이어서 고객의 중요성을 알고 겸손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2세와 3세들은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고생을 해보지 않고 젊은 시절부터 고위직 경영자 위치에 서다보니 사원들의 고충이나 고객의 소중함을 모르는 체 시험 삼아 새로운 시도들을 무리하게 시도해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창업자라고 ‘갑질’에서 예외인 것은 아니다. 2세와 3세들이 갑질로 인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갑과 을의 관계는 권한이 주어지는 쪽이 갑이고, 권한으로부터 무언가 수혜를 입어야 하는 쪽은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언젠가 갑은 또 다른 을이 되기도 하고 을도 다른 사람이나 기업과의 관계에서 갑의 위치에 서기도 한다.

근본적인 것은 사람의 문제다. 끊임없는 탐욕에 사로잡혀 어떻게든 부(富)를 축적하려고 남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생존권을 위협받는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사회적 병폐가 바로 갑질인 것이다.

요즘 프랜차이즈 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갑질조사’에 대해 자정노력의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수많은 가맹점을 거느리며 사업을 하는 업계로서는 비상한 셈이다.

일부 몇몇 기업에서 갑질로 인해 사법적 처벌을 받게 되자 뒤 늦게 자정노력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자정은 스스로 정화하겠다는 것인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일부 업체가 처벌을 받게 되고 나서야 자정을 하려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갑질 논란으로 대기업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시끄러울 때마다 자정노력을 다짐하지 않았을까?

지속가능경영을 위해서는 고객만족경영을 실제 수행해야 한다. 임직원, 대리점 또는 가맹점주 등이 우선적으로 만족시켜야할 내부 고객이다. 내부 고객의 만족도는 곧 상상을 뛰어넘는 역량이 발휘돼 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된다.

내부고객 만족 없이 외부고객 만족은 있을 수 없다. 상품 기획에서부터 제조, 유통, 판매, 사후관리까지 고객을 진정으로 배려하고 니즈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생하는 기업이 시간이 흘러갈수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지름길임으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창의적인 내부고객 만족을 위한 기발한 전략들을 수립해 한 발 앞서가는 고객만족경영의 모델기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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