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들어간 제품 기피…식품 업계까지 악영향
계란 들어간 제품 기피…식품 업계까지 악영향
  • 이재현·김승권 기자
  • 승인 2017.08.21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마트·CJ 납품 달걀 일부 살충제 검출로 폐기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살충제 계란’ 여파가 대형마트는 물론 식품 대기업까지 번진 것이다. 당초 식품업계는 안전하다는 업계 주장도 힘을 잃었다.

농식품부 전수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마트는 계란을 납품받는 전국 57개 양계농가 중 4곳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경기 여주와 이천 소재 농장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비펜트린이 검출됐고, 전북 순창과 경북 김천 농장에선 기준치 이하가 검출됐다. 이마트 측은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한 상태다.

C사의 ‘알짜란’도 포함됐다. C사는 ‘알짜란’을 경기 여주 농업법인 조인의 가남지점 농가와 경기 평택 청북농장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가남지점 농가에서 기준치를 초과(0.042㎎/㎏)한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이곳에서 C사가 공급받는 ‘알짜란’ 계란은 3~40% 수준이다. 나머지 6~70%는 청북농장에서 공급받는다. 청북농장은 이번 전수검사 결과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C사는 모든 ‘알짜란’ 계란을 회수·폐기한다는 방침이다. 물량은 20만개다.

반면 비스킷 등 제품 30% 가량에 계란이 사용되는 제과업계는 위기를 넘겼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4곳의 계란 거래 납품업체 중 모두 정부 전수조사 결과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자체적으로도 계란 납품업체로부터 사전 검사 성적서를 필수로 요구하고 있어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원료 사용에 앞서 전 로트를 대상으로 롯데중앙연구소와 함께 이중으로 잔류농약 검사 등을 시행한 결과, 계란 관련 모든 내부 자체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롯데·오리온·해태 등 제과 대기업 원료 안전 판정
분유 안도…라면·마요네즈는 직접적 연관성 적어     

△전국 57개 양계농가에서 계란을 납품받은 이마트는 4곳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돼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했다.

오리온 역시 계란 납품 업체 중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부재료의 품질을 관리하는 프로그램(CVP)을 상시 운영하면서 입고 시 자체 검사를 시행 중이며, 앞으로도 납품업체들을 철저히 관리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해태제과도 내부적으로 안전관리팀에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문제없음이 확인됐다.

분유업계도 마찬가지다. 분유에는 계란에서 추출한 특정 기능성 성분 레시틴과 루테인이 함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아 뇌기능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레시틴은 계란의 난황(노른자)에서 추출하는데, 원재료 업체에서 1차, 2차 자체검사를 통해 두 번 검사하고 있으며 현재 유해물질 검사 또한 살충제 성분은 불검출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라면, 마요네즈 등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생란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오뚜기는 계란의 난황, 난백 부분만 별도로 분리한 미국산 액상 계란을 주로 수입해 원재료 수급 등에 문제가 없다고 했으며, 삼양식품은 라면에 들어가는 계란 성분은 일부 스프나 후레이크 등에 사용되는 에그알부민 원료의 하부 성분으로 미미한 양이고 계란 성분은 전란분(난황분, 난백분), 난각칼슘인데 이는 가공식품 형태로 구매하고 있어 현지 안전관리국에서도 공식 안전 인증서를 받고 있다.

베이커리 원료 이상 없음 확인…외식도 정상 판매
치킨 업계 엉뚱한 피해…파동 이후 매출 20% 감소 

외식업계에서도 정부 방침에 순조롭게 대응하고 있다. 당초 가장 우려가 예상됐던 파리바게뜨는 유럽발 살충제 계란 논란이 불거진 이달 초 자체적으로 거래 농가 20곳의 전수 조사를 진행해 안전한 것을 확인했으며, 뚜레쥬르도 긴급히 5~6곳의 거래 농장에 대해 전수조사에 실시해 이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15일 맥모닝 6종과 골든에그 치즈버거 등 계란이 들어간 제품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가 16일부터 정상 판매했으며, 엔제리너스커피는 계란 샌드위치 3종의 판매를 중단했으나 전수조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아 판매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자체 조사결과 이상이 없지만 정부의 정확한 조사 결과에 나올 때까지 베이커리 메뉴 7종에 대해 17일부터 판매를 중단했으며, 바르다 김선생은 계란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 고객 요구에 계란을 제외했다가 17일부터 정상적인 판매를 재개했다.

하지만 문제는 기피현상이다. 한 육아 커뮤니티에는 “계란 과자, 빵 등 계란이 들어간 식품은 먹지 않겠다” “닭고기는 괜찮다고 하는데 먹기 두렵다” 등 불신이 가득한 글로 게시판이 도배 되고 있다.

현재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인 치킨업계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이전과 비교해 하루 매출이 20%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치킨의 경우 육계를 키우는 사육환경이 산란계와는 다르고 30일 정도 키운 뒤 출하하기 때문에 살충제를 뿌릴 일이 없어 비교적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정부 지침에도 불과하고 소비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육계협회에서는 성명서를 내고 “산란계와 육계는 사육목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사육환경과 사육기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란계가 살충제를 뿌리는 목적이 닭 진드기 때문인데, 육계는 사육환경면에서 닭 진드기의 부착과 서식이 불가능해 살충제로부터 안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AI, 올 상반기 ‘갑질논란’ 등으로 불매운동까지 벌어진 치킨업계가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까지 겹쳐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