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1주년 특집Ⅰ]미래식품 트렌드
[창간 21주년 특집Ⅰ]미래식품 트렌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7.09.11 0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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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소사이어티 중심은 감성 담은 ‘미래 식품’
라이프스타일 반영 세계는 기능·편의성 등 맞춤형 식품 R&D 한창
식량 부족 ‘곤충’이 대안…선진국 곤충식품 전문 회사 성업

캡슐하나로 허기가 채워지고 똑같은 식품을 초 단위로 생산하는 현실이 이뤄질까? 단순히 먼 미래 이야기는 아니다. 미래 학자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3D프린터로 음식을 조리해먹는 ‘3D푸드 프린팅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종 음식 재료를 담은 카트리지나 캡슐을 3D프린터에 넣고 재료의 성분을 레시피 또는 자신 영양 상태에 따라 입력하면 3D프린터가 알아서 음식을 만들어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Natural Machines 기업에서 3D프린팅을 통해 만든 초콜릿.
이미 글로벌 식품기업에선 IT를 접목한 3D프린팅 기술이 전파되면서 식재료를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음식을 찍어낼 수 있는 푸드프린터(Food Printer)가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칼로리 및 영양을 높인 간편 식품도 개발이 한창이다.

그동안 식품은 끊임없이 진화를 해왔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반응하기 때문인데, 현재도 트렌드에 부합하는 맞춤형 식품 R&D가 한창이다. 즉 미래식품 트렌드에 맞춰 식품업계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식품이 단순 허기를 채우는 용도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소비 패턴을 파악해 ‘기능성’ ‘안전성’ ‘생산성’ ‘지속가능성’ ‘편이성’을 갖춘 맞춤 형태로 거듭 발전하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 ‘곤충식품’…오는 2020년 국내도 1조 시장될 듯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난은 전 세계가 가장 크게 고민하는 부분이다. 특히 대부분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미래 식량안보 문제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회원국들 중 최하위권인 27%로, 전체 곡물 수요의 66%를 수입하고 있다.

쌀을 제외하면 콩,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1970년에서 2009년까지 지난 40년간 곡물 공급량은 2배(1만668톤→2만857톤) 증가했지만 수입량은 6배(2115톤→1만2737톤)가 늘었다.

이러한 식량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곤충식품이다. 곤충은 단백질 함유량이 65%로 육류보다 약 5% 높으며 무기질(마그네슘, 철, 아연), 지방, 미네랄, 식이섬유,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해 미래 식량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고소애(갈색거저리)로 만든 곤충식품이 전시돼 있다.
국내에서도 농업 현장과 시장 변화를 반영한 기술개발 및 기술 사업화로 고질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농식품 R&D 핵심기술로 실질적 성과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갈색거저리 애벌레,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등 식약처에서 한시적으로 식품 원료로 인정한 식용 곤충의 조리법·분말화 기술과 함께 곤충 쿠키, 머핀, 고단백 환자식 등 소비자에게 친숙한 제품은 물론 약용·산업용 고부가 제품 개발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식용 곤충을 기능성 식품 원료로 활용하기 위해 생리활성기작 및 그 성분을 밝히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정부는 고부가가치 블루오션 산업으로서 식용곤충의 막대한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으며 오는 ’20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전 세계에서 곤충식품은 보편화돼 민속식품에서 미래식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약 25억 명이 곤충을 섭취하고 있으며 중국,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에선 특히 식용곤충 활용도가 높다. 유럽 역시 FAO를 중심으로 미래 환경을 대비하는 곤충 식량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식용곤충의 역사가 3000년이 넘으며 약 178여 종의 곤충을 식용하고 있고, 멕시코와 태국에서도 메뚜기와 귀뚜라미 등을 활용한 통조림, 과자, 사탕 등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귀뚜라미 취급기업이 30개사 이상 설립돼 단백질 바와 크래커, 쿠키, 초콜릿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연방식품안전청(Federal Agency for the Safety of the Food Chain, FASFC)에서 귀뚜라미, 메뚜기, 딱정벌레 등 시중에 판매할 수 있는 곤충 10종(갈색거저리, 누에 등)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역시 곤충식품 전문회사가 설립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단 곤충식품이 미래식품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인식개선을 하는 것이 시급한 만큼 곤충식품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소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미래식품 핵심 기술…‘3D푸드 프린팅’ 시대 도래

이제 전자레인지 대신 3D프린터가 부엌 한 공간을 차지할 날이 머지않았다. 미국에서는 3D 푸드 프린터가 이미 레스토랑에서 사용돼 식품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푸드 프린터는 그동안 요리사들이 손으로 만들 수 없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고, 요리를 싫어하는 사람도 레시피만 다운 받아 프린터에 전송하면 요리사가 만든 것과 똑같은 맛을 만들 수 있다.

△내추럴머신스에서 3D푸드 프린터 ‘푸디니’로 알바르 알토(Alvar Aalto) 꽃병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샐러드.
이에 미 항공우주국(NASA)은 3D프린터를 이용한 우주비행용 음식 합성기의 프로토타입을 SMRC 업체에 6개월간 12만50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오랜 기간 우주에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우주비행사가 먹을 수 있도록 15년 이상 유통기한을 전제로 모든 당질, 단백질, 미량요소와 대량영양 등을 파우더 형태로 개발하는 작업을 수행 하고 있다.

식재료를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3D프린터에서 음식을 찍어낼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 곧 현실화를 앞두고 있다. 이럴 경우 거부감을 느끼는 곤충식품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단 공급체인망이 감소하거나 사라져 운송산업이나 제조산업은 물론 패키징 또는 서빙분야까지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은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1인 가구 증가로 HMR 대세…미국 등 매년 두 자릿수 성장
유전자 맞춤형 다이어트·섭취 쉬운 실버식품도 연구 활발
상상 속 3D식품 현실화…파우더 사용 요리사 레시피도 출력   

◇개인 맞춤형 식품 시대 ‘활짝’…영양상태, 라이프스타일 고려

식품을 소비하는 주체가 1인으로 세분화되면서 이에 맞는 제품들이 대세인데, 대표적인 것이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이다.

HMR 수요 증가는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미국은 2006~2014년 HMR 제품 매출이 연평균 10.4%를 넘어 내년에는 1200억 달러(약 138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시 매년 평균 17% 이상 성장세를 보이며 3조 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가 올 미래에는 더 나아가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영양소 요구량을 분석해 식이처방을 하는 ‘개인맞춤식품(personalized food)’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에 부합하는 것이 고령화식품이다. 국내에선 현재까지 명확한 개념이 없어 저작 기능 정도를 갖춘 환자식에 보편화돼 있지만 이미 글로벌 기업에선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식품산업을 미래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대표 장수국가인 일본에서는 ‘개호 식품’이라는 이름의 실버푸드산업이 정착되는 단계에 이르러 쇼핑몰, 전문매장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서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나라다. 지난달 2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3.5%를 차지하고 있고, 내년에는 노인 인구(14%)가 처음으로 0~15세 소아 인구(13.4 %)를 추월한다. 2030년에는 24%까지 늘어나면서 초고령화 사회 진입도 앞두고 있다.

고령층을 위한 시장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농식품부에서 발표한 ‘2016 가공식품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5년 7903억 원으로 5년 사이 54.8%가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 국내 고령화식품 시장은 16조6000억 원 규모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들도 노년층을 위한 맞춤형 건강식 등을 출시하며 고령화식품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푸드머스는 5월 실버케어 전문기업 롱라이프 그린케어와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일케어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경도 및 형상에 따라 식품 유형을 분류하고 씹는 힘과 삼키는 힘을 구분하는 분류체계를 만든 식단이다.

또한 CJ프레시웨이는 2015년 실버 전문 식자재 브랜드인 ‘헬씨누리’를 론칭하고 영양 공급을 넘어 면역력 증강과 만성질환 예방 등 치료에 도움을 주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도 ‘그리팅’을 운영하며, 기존 병원식 사업을 바탕으로 메뉴를 60여 가지 이상 늘렸다.

하지만 국내 고령화식품은 아직까지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소화가 잘 되는 음식 △변비 해소를 돕는 음식 △고영양·고단백 음식 △당뇨·고혈압 조절 음식 등에 단순 섭취용이 식품에 그쳐 R&D가 시급한 실정이다.

물론 일본처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사회 변화가 드러나지는 않았기 때문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에 있는 여건을 감안할 때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작년 국내 고령식품산업 경제 규모는 약 9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농식품부는 고령친화식품시장 확대를 위해 표준을 마련하고 R&D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예산 자체가 미미해 실효성을 거두기에는 미흡하다.

반면 전 세계 식품업계는 이제 개인의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까지 접근하고 있다. 스위스 네슬레는 막대한 연구비와 인력을 투자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미국 뉴트리라이트에서도 유전자 다형성에 따른 맞춤형 다이어트 보조식품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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