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181)]초기 대응이 위기관리의 성패를 가른다
[C.S 칼럼(181)]초기 대응이 위기관리의 성패를 가른다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9.11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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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 등 훼손하는 치명적 사건
초기엔 진심 어린 조치가 확산 막아

△문백년 대표(식품정보지원센터)
모든 기업은 일상적인 기업경영 과정에서 상존하고 있는 위험요소들을 관리하게 되는데 이를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라 하고, 일상적 관리범위를 넘어 기업의 핵심적 경영목표 달성이나 브랜드가치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거나 심지어 기업이 존폐위기 기로에 내몰리게 되는 중요한 사건 관리를 ‘기업의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 한다.

특히 국민의 생명 또는 건강과 직결된 식품이나 보건, 의료, 생활용품 등은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전개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초기 대응을 잘못해 몇 십 년 동안 쌓아온 신뢰와 명성이 무너지는 일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 일본의 유키지루시(雪印)유업의 ‘우유 식중독’ 사건이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던 이 기업의 저지방우유를 마신 소비자들이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증세를 호소하며 클레임을 제기했지만 기업에선 초기에 ‘우리 회사 제품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는 반응을 보이며 대수롭지 않게 며칠을 보냈다.

갈수록 동일 증상의 환자가 늘어나자 여론에 못 이겨 조사에 착수하게 되고 결국 제조설비에서 식중독 균의 일종인 포도상구균이 오염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일로 최고 경영자가 대국민사과를 하게 됐고, 공장은 생산을 중단했으며 제품도 회수에 들어갔다. 기업의 명성과 신뢰가 추락했고 매출과 주가도 급감했다. 이후에 또 다른 소비자 기만행위가 드러나 결국 이 회사는 문을 닫았다.

지난 7일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이른 바 ‘햄버거병’ 사건과 관련, 공식사과를 발표했다. 회사 대표는 “최근 몇 달 동안 매장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정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했고 햄버거 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고객과 그 가족들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또한 “해당제품 판매중단과 함께 당국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고, 정부 및 외부 전문가와 함께 식품안전과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원재료 공급부터 최종 제품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처음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기업은 어떻게 대처했는가? 작년 7월 발생된 문제로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 4살 여아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후 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 증상이 발생해 신장장애 2등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해당기업의 반응은 햄버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다 지난달 전주에서 햄버거를 먹은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이 복통과 설사, 고열, 장염 등의 증세가 나타나 회사에 민원을 제기해 조사에 들어가게 됐다.

햄버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소비자원은 지난달 초 시중에 판매되는 햄버거 38종을 조사한 결과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회사의 불고기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 3배 이상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회사의 초기대응이다. 처음 소비자 피해 접수 시 현재 조치의 절반수준만 성의를 보였더라도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회사의 귀책사유 유무를 떠나 피해를 입은 소비자와 그 가족들께 정중히 사과하고 적극적으로 원인조사 및 할 수 있는 조치를 했더라면 지금처럼 사과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위기국면을 맞지 않았을 것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기업의 위기상황에서는 초기대응이 위기관리의 성패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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