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는 식량위기 극복위한 첨단 육종기술이나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
“GMO는 식량위기 극복위한 첨단 육종기술이나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7.09.15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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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종속국 전락 대비 기술력·육종소재 확보 필수…매년 설명회 열어 이해 증진
곤충식품 육성해 제과제빵, 환자식 등 개발…종자 개발 박차 수출에도 주력
취임 두 달째 맞은 라승용 농진청장

‘정중지와(井中之蛙)’. 농촌진흥청을 떠난 지 6개월 만에 금의환향한 라승용 청장은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농진청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며 청장으로 복귀한 소회를 밝혔다.

특히 라 처장은 지난 2003년 이후 농진청이 발굴한 내부 승진 인사다. 때문에 취임 두 달째에 불과하지만 공백이 없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 미래식량의 한 축인 GMO 연구가 중단될 위기를 맞는 등 악재도 있었다. 이에 라 처장은 “GM 작물 연구는 기존 육종기술로 해결이 어려운 기상이변 등에 대응한 최첨단 육종기술이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GM작물의 일반 재배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과학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반면 또 다른 미래식량자원인 ‘곤충식품’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종자산업 육성도 앞장 설 계획이어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취임 두 달째를 맞은 라 처장에게 미래성장산업 육성 및 현안과제 대응, 농업의 6차산업화 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취임 소감
-현재 우리 농업은 쌀과잉 생산, 가축질병상시화, 이상기상 현상, 농촌의 고령화, FTA 등 당면한 과제를 겪고 있습니다. 지금의 농업 환경을 극복하고 우리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에 대한 상황인식과 혁신적인 농업과학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농진청은 통일벼 개발을 통한 녹색혁명 성취, 비닐하우스 재배기술 보급으로 백색혁명을 달성했고, 최근에는 바이오 소재 등 첨단 기술개발은 물론 우리가 개발한 농업기술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 왔습니다.

앞으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해 우리 농업이 안고 있는 현장 애로를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퇴임한지 6개월여 만에 다시 오셨는데, 감회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학계·산업체·농업인 등을 만나면서 보다 객관적으로 농진청과 농업·농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농업환경과 국민이 바라는 농진청의 모습 등 현실에 대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보며 국민과 농업인들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임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취임 두 달째지만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가장 시급한 것은 고령화, 개방화에 대응해 우리 농업과 농촌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입니다. 농진청 연구가 농업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농업인 소득을 올리는데 주력해야하며, 연구개발을 통해 농업을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첨단산업으로 육성해 미래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정책을 뒷받침하는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쌀 수급균형 등 식량의 안정적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기상이변 및 병해충 대응 △가축질병 상시화 대책 마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GMO 연구 △축산분뇨 악취문제 △새만금 간척지 활용방안 등 농업 현안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입니다.

지난 2003년 이후 내부 인사로 발탁됐습니다. 향후 농진청 업무의 변화도 궁금한데요.
-농진청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혁신해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으로 진일보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현장 중심으로 일하기 위해 농업인과 국민 눈높이 맞도록 사업계획 단계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 연구 및 보급에 만전을 가하고, 조직 문화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직원들에게 관행과 관례를 타파하겠습니다.

또한 소통·협력을 통해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본업에 충실하도록 성과 보상 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하겠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실시 중인 GMO연구가 시민단체 반대에 부딪혀 결국 중단됐습니다.
-그동안 농진청은 관련 규정을 준수해 GMO 연구시설을 관리·점검하고, GMO 시험재배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해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GMO 반대단체 등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환경영향조사는 정부합동으로 실시하고 지자체, 지역주민 등도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결국 연구를 중단하게 됐습니다.

GM 작물 연구는 기존 육종기술로 해결이 어려운 기상이변 등에 대응한 최첨단 육종기술로 전 세계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연구로 파생되는 원천특허 등 생명공학 기술이 대단해 기술종속국으로 추락하지 않으려면 미래를 대비한 기술력과 육종소재 확보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GM 작물의 일반 재배는 실시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소비자 알권리 강화를 위해 매년 초 시험재배 계획 등에 대한 설명회를 열어 이해를 돕겠습니다.

또 다른 식량위기 극복을 위한 곤충식품 개발은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곤충시장은 작년 8000억 원 규모였지만 오는 ’20년에는 1조8000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시장입니다.

식용뿐 아니라 화장품, 의료용, 화분매개용, 환경정화용, 학습애완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해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곤충식품산업은 미래 식량난 대비 및 고부가가치 식품 개발을 위해 과학적 안전성평가를 거쳐 7종을 일반식품(식품공전)으로 등록해 향후 제과제빵, 환자식 메뉴 등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 결국 농업은 종자전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내도 종자산업 육성이 필요한데요.
그동안 유전자원 산업화를 위한 유망자원 확보 및 품종 육성에 주력해 매년 로열티를 절감하고 있으며, 특히 시장경쟁력이 있는 화훼류(12작목, 22품종), 수입대체용 약용작물(지황 등 3작목) 및 소비자 선호 버섯(풀버섯 등 3종) 품종을 개발했습니다.

더 나아가 수출 전략품종 개발 및 해외생산기지 구축으로 종자수출에도 박차를 가해 수출국 맞춤형 식량작물 품종 육성(벼 10계통, 옥수수 8, 감자 3) 및 한국형 종돈 개량과 토착종 원종계 계통 선발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FTA 확대로 수입 물량이 늘고 있지만 한편으론 수출도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수출 애로해결을 위한 기술개발 및 현장지원 등이 궁금한데요.
-수출작목 상품성 향상 등 신선도 유지기술 개선을 위해 딸기는 ‘설향’ ‘매향’의 수출용 선도유지기술 확립했고, 포도는 부패억제기술(유황패드+기능성필름)을 도입해 미국, 호주 등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참다래는 에틸렌을 활용한 후숙기술 적용으로 수출국 3개국으로 늘렸고, 참외는 세척·포장·수송온도 개선기술 확립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출 농산물 안전성 향상 등 현장애로 해결 지원에 집중하고 있는데, 수출용 복숭아, 파프리카(중국), 딸기(미국, 러시아, 캐나다) 등의 농약안전사용지침 신규 설정·보급했으며, 재배·저장·유통·검역·마케팅 지원 등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출애로 발굴·해결을 위해 ‘농식품 수출경영체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망품목 및 수출 전략품목을 육성코자 해외박람회 등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농업의 부가가치와 농가소득 향상을 위한 6차산업화 추진 계획은.
-규제 개선, 소규모 사업자 우대와 지원정책을 반영해 작년 156개 시·군 548개 특화 품목을 육성했습니다. 이중 고창은 복분자, 블루베리, 인삼, 아로니아 등 지역자원을 활용해 체험장, 치유농가식당, 직매장 운영 등을 통해 기대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가공창업 활성화 지원으로 시군 농산물종합가공센터(69개소)를 설치해 운영단계별(준비→구축→활용)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선물용 상품을 개발해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농진청장으로서 각오는.
-농진청 연구가 농업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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