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aT 기강 해이로 국내외 비리 다발·부실 경영 도마에
[현장중계]aT 기강 해이로 국내외 비리 다발·부실 경영 도마에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7.10.1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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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거래소 112억 손해…해외선 예산 편법 집행

aT 직원들의 배임 등 비리 혐의가 만천하에 드러나며 조직 기강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사이버거래소 직원들은 조직적으로 배임행위를 저질러 피해액만 112억 원에 달한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여인홍) 국정감사에서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aT 사이버거래소장 등 직원 4인의 배임행위로 aT에 미수채권 112억 원 상당 손해가 발생했음에도 aT는 관리소홀로 적발과 대응이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거래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경영진에 보고 없이 소장의 전결로 담보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상품판매 계약서를 구매합의서로 대체하는 등 매취사업의 내용을 무단 변경해 총 12건의 계약이 부실하게 체결됐다.

사이버거래소는 생산지 판매업체로부터 농산물을 구매해 소비지 구매업체에게 중개 판매하는 매취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신용구매한도 운영기준’을 위배해 업체들에 대한 신용평가 없이 외상한도액인 5억 원의 4배 초과한 20억 원 규모의 외상거래를 하고 사건을 은폐하고자 ‘공기업·준정부기관 회계사무규칙’을 위반, 미수채권에 대한 회계부정까지 저질렀다.

정 의원은 “aT 조직 기강해이와 경영진 및 감사실의 관리 소홀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aT는 관련 직원들에 대한 사법조치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미수채권 환수 노력과 함께 유사사건을 예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인홍 aT사장(왼쪽서 두 번째)이 국정감사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는 aT를 비롯해 농어촌공사, 농정원 등이 합동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해외지사에서도 비리행위는 버젓이 행해지고 있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중동 아부다비 A지사장은 특정업무비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작년 7월 실제 집행하지도 않은 ‘한국 문화원 할랄식품홍보관 인테리어 설치비용’으로 약 1000만 원을 지출한 것처럼 허위 지출결의서를 작성하도록 부당 지시했으며, 수백만 원의 예산을 목적 외로 편법 집행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베트남 하노이지사에서는 광고·홍보대행 용역계약 업무를 처리하면서 용역비를 과다하게 지급했고, 해당 업체의 귀책사유로 계약이행이 지체됐음에도 계약기간을 부당하게 연장하는 등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

김 의원은 “국내 농식품의 해외시장 개척 및 수출지원 등 업무를 수행하는 해외지사에서 매년 각종 비리와 직무태만이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지사에 대한 정밀한 실태파악과 공직기강 해외, 직무태만이 없도록 특별감사를 착수하고 해외지사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들의 솜방망이 처벌을 지적하며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해외지사 직원들의 비리혐의에 대해 감사원의 해임요구에도 정직 6개월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징계를 의결한 aT 인사위원회는 전원이 aT 임직원으로 구성돼 공정성과 투명성 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번 aT 인사위원회의 처분은 어려 정황들을 비춰봤을 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aT 인사위원회가 처음부터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했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칭타오 물류센터·로컬푸드 직매장 등 적자 운영
비리 직원에 솜방망이 처벌도…경영 투명성 높여야  

△여인홍 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aT 운영 부실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자된 aT 칭다오물류센터는 3년 연속 적자를 냈고,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 ‘싱싱장터’는 2011년부터 약 18억 원이 투입됐으나 객관적인 사업 실적도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설립된 aT 칭다오물류센터는 현재까지 가동률이 평균 52.2%에 그쳐 해마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당기순손익을 보면 2015년에는 5억 9500만 원 적자, 작년 4억 6500만 원 적자, 올해 2억 38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또한 ‘싱싱장터’는 사업 운영의 객관적인 지표를 방문자수와 클릭수, 개별 직거래 쇼핑몰의 전체 매출액 등으로 집계하고 있었고, 실제 필요한 발생 매출액이나 방문자 수에 대한 지표는 전혀 없었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aT지원 로컬푸드직매장 48개 중 23개 매장에서 적자 운영되는 등 경영상태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A매장의 경우 작년 12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최종 3억50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충북지역 B매장도 6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억 원을 손해를 봤다.

48개 매장 평균매출액을 보면 연간 25억3000만 원 수준이지만 운영경비를 제외한 평균 이익은 2000만 원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로컬푸드직매장에 1만2000개 농가가 출하에 참여하며 1200억 원의 농산물 직거래가 창출되고 있지만 경영 효율성 부족으로 적자운영이 지속되는 만큼 aT가 경영컨설팅 등 사후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aT가 전통식품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전통식품문화관 ‘이음’ 역시 부실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이음은 임대료 포함 월 운영비 6400만 원이 소요되는데 월 매출은 1600만 원에 불과에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방문객이 1일 50명에 불과한데도 안내요원은 11명으로 방문객보다 더 많은 인력이 운영되고 있었다.

안 의원은 “전통식품문화관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 하에 운영하고 있지만 제 기능도 못하고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운영상태를 재점검해 폐쇄까지 고려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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