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업계 불공정 행위 논란 속 ‘소송전’
치킨 업계 불공정 행위 논란 속 ‘소송전’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7.11.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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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BBQ 물류 손해배상, 네네치킨-bhc 특허 분쟁
가맹점 피해 우려…프랜차이즈산업협회 중재 모색

치킨 프랜차이즈가 소송으로 시끌벅적하다. 분쟁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기업으로서 정당한 행위지만 최근 프랜차이즈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 등 논란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같이 가맹본부 간 ‘진흙탕 싸움’이 반복될 경우 애꿎은 가맹점 피해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BBQ와 bhc다. 한솥밥을 먹던 두 기업이 분리된 지 4년간 크고 작은 소송전을 펼친 양사는 물류계약 문제로 정점을 찍고 있다. 지난 2013년 BBQ는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튼에 매각하면서 물류용역을 패키지딜로 넘겼지만 작년 4월 bhc가 ‘영업기밀을 빼간다’며 계약을 파기했다. bhc는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며 같은 달 BBQ에 135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다 지난달 말 bhc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하고 피해액을 다시 산정했다. 액수는 2360억 원이다.

bhc 관계자는 “물류 부분에 대한 계약서가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쪽은 BBQ”라며 “일곱차례나 내용증명을 보내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남은 계약 기간 11년을 상정해 손해배상금액을 다시 책정한 것”이라고. bhc는 BBQ 측이 애초에 보장한 기본 10년에 5년 자동 연장해 15년이 계약기간이라고 주장.

이에 BBQ는 신메뉴 개발정보 등 영업비밀이 새어나가는 등 가맹점들의 불만이 높아 계약을 유지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는 계약서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 bhc의 우세를 점치는 주장도 많지만 프랜차이즈산업 특성 상 노하우가 여과없이 경쟁사에 알려질 경우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어 섣부른 예측은 힘들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네네치킨이 bhc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bhc의 ‘뿌링클 치킨’이 자사의 ‘스노윙 치킨’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특허권 침해 금지 청구 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네네치킨은 뿌링클 치킨의 18가지 성분 중 16개 원재료가 ‘스노윙 시즈닝’ 성분과 동일하고 나머지 2개는 ‘스노윙 시즈닝(치즈)’ 성분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네네치킨은 2009년 스노윙치킨을 출시하고 지난 1월 ‘스노윙 치즈치킨 조리방법’을 특허 출원했다. bhc의 뿌링클 치킨은 2014년 11월 출시됐다.

bhc는 즉각 해명 자료를 내고 “제조 방법뿐 아니라 제품 콘셉트도 전혀 다르다”며 일방적이고 전혀 근거가 없는 이번 소송에 대해 합리적이면서도 강력한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업계에선 이번 특허 소송에 대해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특허 소송 자체가 소송 측에서 직접 입증해야 하는데, 원료 시즈닝의 경우 이미 시중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문제는 이번 소송으로 피해를 받는 곳은 결국 가맹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유를 막론하고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업계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이견이 소송까지 번져 가맹점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송에 앞서 심사 청구 등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는 기회가 많았을텐데 법적 다툼은 결국 대중들에게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자정안을 발표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상생을 내세우는 시점에서 프랜차이즈가 민낯까지 낱낱이 공개되는 것 같아 아쉽다”며 “현재 프랜차이즈산업은 미래를 보고 방향 설정을 해도 모자를 판에 가장 기본적인 계약 문제로 다투는 모양새는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임영태 사무총장은 “업계간 충분히 소송은 할 수 있지만 최근 프랜차이즈산업의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게 자리 잡음에 따라 예비 창업자들도 진출을 꺼려하는 추세여서 타이밍이 좋지 않다”면서 “가맹사업에 대한 그들의 시각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인데도 지금과 같이 대중들에게 ‘이전투구’ 식으로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향후 이러한 업계간 다툼에 대해 중재 역할을 실시해 사전에 분쟁 해소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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