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호일의 오해와 진실-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87>
알루미늄 호일의 오해와 진실-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87>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11.13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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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호일’ 열 등에 약해 소비자 우려 일부 사실
허용된 첨가물…섭취량 적고 흡수율 낮아 無害

알루미늄 포일에 싸서 음식을 조리하면 ‘알루미늄이 녹아 나와 몸에 해롭다’ ‘환경호르몬도 나온다’ ‘첨가물에도 들어 있다’ 등 알루미늄 쿠킹포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과 우려가 크다. 모두 근거가 있는 말이니 제대로 알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상도 교수
양은냄비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다. 순도 99.7% 하얀 알루미늄 냄비에 노란색 구리와 아연(15~35%), 니켈(16~20%) 등을 섞어 만든 양은(洋銀)을 코팅한 것이다. 반면 쿠킹포일은 알루미늄(Al)을 눌러 만든 것이라 일반적으로는 100% 순도다.

알루미늄은 산소(Oxygen)와 규소(Silicon) 다음으로 지구상에 많은 원소로, 총 원소 질량의 8.2%를 차지하며 매장량이 풍부하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산화성이 커 주로 산화알루미늄(Al₂O3)과 같은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금속에 비해 정제하기가 어렵다.

이런 연유로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알루미늄은 금(金)보다도 더 귀한 대접을 받아 귀족들은 알루미늄 식기 사용이 유행했다고 한다. 알루미늄의 은백색 광채가 나폴레옹 3세(1808~1873)의 마음을 사로잡아 알루미늄 단추를 즐겨 사용했고, 심지어 가벼운 알루미늄 무기로 군(軍)을 무장시키고자 시도했지만 알루미늄을 쉽게 분리해 낼 수 없어 성공하지는 못했다.

전기분해 정제기술이 개발된 19세기에 들어서야 알루미늄이 순수하게 분리돼 대중적 금속이 됐다. 이후 사용이 급증해 지금은 철강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다.

빵 만드는 첨가물은 걱정 안 해도
고기 굽거나 라면 끓이기는 삼가야

포일(foil)은 금, 은, 납, 알루미늄 등의 금속 박편, 즉 박(箔)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해 만든다. 쿠킹포일은 뜨거운 열과 산, 염분에 매우 약해 음식을 싸서 가열하거나 조리하면 알루미늄을 먹는 꼴이 된다. 요즘 유행하는 알루미늄 용기에 넣고 끓이는 즉석라면도 당연히 알루미늄이 용출된다. 항간에 ‘가정용 쿠킹포일에 음식을 싸서 먹으면 위험하다’는 설은 근거가 있는 말이다.

알루미늄은 우리 몸에 전혀 필요 없는 물질이다. 과다 노출 시 구토, 설사, 메스꺼움, 치매 등 신경계통 질환을 유발할 수가 있어 섭취하지 않을수록 좋은 물질이다. 그러나 쿠킹포일로 조리된 음식을 통해 섭취한 알루미늄은 그 양이 미미할 뿐 아니라 체내 흡수율이 낮아 혹시라도 체내에 흡수됐더라도 대부분 신장에서 체외로 배출되므로 그리 우려할 물질은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빵을 만드는 데 쓰이는 식품첨가물 베이킹파우더에도 명반(alum·明礬)이라는 물질이 들어가는데 이 또한 알루미늄을 함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나 명반에 함유된 알루미늄은 쿠킹포일과 달리 금속 상태가 아니라 음료 같은 이온 상태이기 때문에 섭취로 인한 인체 악영향이나 독성은 무시해도 돼 전 세계적으로 식품의 첨가물로 허용돼 있다. 이온 상태로 존재하는 금속들은 물에 매우 잘 녹아 몸에 축적되지 않고 대부분 소변이나 땀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보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빵을 만드는 데 쓰이는 식품첨가물에 들어가는 알루미늄은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쿠킹포일을 깔고 고기나 생선을 구워 먹거나 라면을 끓여 먹는 습관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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