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요건과 HACCP는 빈도, 강도의 차이다-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41>
선행요건과 HACCP는 빈도, 강도의 차이다-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41>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12.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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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요건-HACCP 차이 불구 혼동 사례 많아

■선행요건과 HACCP의 차이점은 관리 빈도, 강도 그리고 개선조치 즉시성

△오원택 박사(푸드원텍 대표)
선행요건과 HACCP의 차이는 무엇일까?

컨설팅 및 교육 시 간혹 “선행요건도 위해요소를 제어하고, HACCP도 위해요소를 제어하는데 선행요건과 HACCP의 차이는 무엇인가요?”라고 참석자에게 질문하면 대답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선행요건과 HACCP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일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HACCP 인증을 획득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시설 개보수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대답 자체가 선행요건과 HACCP을 하나로 보고 있거나 혼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선행요건과 HACCP의 차이를 공장 현장관리 사례로 설명한다면 이 둘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냉장 원료가 입고될 때 보관운송 온도가 올바른지 확인하기 위해 온도계로 품온을 측정하고 원료 겉 표면에 있는 이물을 제거하기 위해 전처리 작업실에서 1차 세척을 하며 선별대에서 육안 확인으로 이물을 제거했다면 이는 입고 과정에서 냉장 원료의 온도관리, 전처리 과정에서 원료의 이물관리를 잘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가열 공정에서 제품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특정 병원성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가열 공정품의 품온을 80℃ 이상이 되도록 항상 관리하고 있다면 HACCP의 CCP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이다. HACCP은 모든 공정을 다 열심히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공정을 선택적으로 집중 관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그게 그 개념 아니냐?” “현장에서는 보면 다 똑같은 거다” 등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두 개의 단어로 축약해서 말하면 ‘선택과 집중’이다.

선행요건, 다음 공정서 관리해도 큰 문제없어
해썹은 미생물 등 특정 공정 즉각적 집중 관리
주기적 개선 조치 충족해야 다음 공정 넘어가

식품안전 차원에서 위해 미생물을 제어할 수 있는 공정을 찾아내고 그 공정을 다른 어떤 공정보다 중점적으로 집중 관리하는 것은 선행요건관리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있다. 즉 선행요건은 평상시 생산 관리하듯이 관리하는 것이지만 HACCP 관리는 기존 관리보다 더 많은 시간, 인원, 노력을 투입해 보다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기법이다. 때문에 선행요건과 HACCP의 차이를 말하라면 관리의 중요성, 관리의 집중도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모든 공정은 다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면 어떤 공정은 하루 한 번만 체크해도 문제가 없을 수 있고, 몇 시간마다 한 번씩 점검해도 별 무리가 없는 공정도 있다.

그러나 CCP 공정으로 결정된 공정은 아주 조밀한 간격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공정관리보다 더 자주 관리해야 한다. 그러므로 선행요건의 공정관리와 HACCP의 CCP관리는 ‘관리 빈도’로 구별할 수 있다. 추가해서 선행요건과 HACCP의 차이를 꼽으라면 ‘개선조치의 즉시성’이다. 개선조치를 즉각적으로 실시하느냐 아니냐가 큰 차이점이 될 수 있다.

선행요건으로 관리하는 공정은 측정 온도가 정해진 기준과 다르더라도 즉각적 개선조치를 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잘못된 것을 확인하고 30분 뒤 개선조치해도 되고 어떤 것은 1시간 뒤 개선조치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HACCP에서 CCP로 정한 공정에서는 한계기준으로 정한 온도가 잘못됐을 때 즉각적으로 개선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 선행요건과 차이점이다.

이처럼 선행요건 차원에서의 관리냐, 아니면 HACCP 차원에서의 관리냐를 구분 짓는 것은 공정의 조건을 얼마나 자주 점검하고, 만약 공정의 조건이 이탈되면 얼마나 빨리 개선조치하느냐를 보고 결정할 수 있다. 즉 선행요건과 HACCP을 구분하는 판단기준은 공정관리의 집중성, 이탈 시 조치의 시급성이다.

굳이 선행요건과 HACCP의 차이점으로 추가할 것이 있다면 HACCP의 CCP 공정은 위해요소를 제어하는 한계기준을 반드시 충족해야만 다음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는 반면 선행요건 대상 공정은 다음 공정이나 그 이후 공정에서 관리할 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HACCP은 안전한 제품만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이다.

선행요건과 HACCP의 관리 차이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고기를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하루에 2번씩 냉장 보관온도를 점검한다면 선행요건 관리이지만 고기에 반죽을 입혀 기름에 튀길 때 고기의 내부 품온을 85℃ 이상으로 정하고 튀길 때마다 ‘85℃ 이상’ 여부를 온도계로 매번 측정한다면 CCP관리다.

또한 온도 점검결과, 선행요건인 경우는 정해진 냉장온도를 벗어나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 개선해도 되지만 조금 늦는다고 큰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 그러나 CCP 관리를 하는 공정은 정해진 온도 기준을 이탈하면 이유 불문하고 발견 즉시 개선조치를 해야 한다. 바로 개선하지 않으면 위험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 선행요건 공정이라고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개선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중요한 관리 대상이라면 CCP 공정을 선행요건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재검토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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