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농심 ‘辛라면’…한국적 매운맛 ‘세계적 라면’으로 성장
[장수브랜드]농심 ‘辛라면’…한국적 매운맛 ‘세계적 라면’으로 성장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7.12.06 0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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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국물에 원형 면발 제품 나오자마자 호평

1986년 10월에 출시돼 올해로 31년이 된 ‘신라면’은 1991년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자리를 내주지 않고 굳건히 지키는 국내 대표 라면 제품이다. 작년 국내외 누적매출은 약 11조3000억 원에 달하며, 누적판매량은 약 290억 개다.

‘신라면’ 개발은 신춘호 회장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살린 제품을 개발하라”는 특명으로 시작됐다. 농심 개발팀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소고기장국 맛을 살리기 위해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맛’을 실험했다.

당시 신라면 개발에 참여했던 농심 최호덕 연구개발실 부장은 그해 유명 음식점을 돌며 쉴 새 없이 국물을 먹었다고 했다. 관건은 10.5g, 한 숟갈 분량 스프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맛을 담는 부분이었다. 연구팀은 초시계로 시간을 재고 비커와 온도계로 물의 양과 온도를 측정하며 맛을 감별했다.

△1991년부터 국내 1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신라면은 작년 누적판매량 약290억 개, 누적매출 10조 원을 돌파했다.


몇 달을 고민한 끝에 개발팀은 육개장 고춧가루를 기름에 볶는다는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 볶은 고춧가루와 그냥 고춧가루 그리고 고추를 직접 농축시켜 만든 농축 엑기스 3가지를 섞어 매운맛과 구수한 맛이 입에 착 붙는 배합의 매운 맛을 찾는데 성공했다.

개발팀은 ‘라면에는 지방과 탄수화물이 많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쇠고기를 이용해 국물을 냈으며, 면발의 쫄깃한 식감을 위해 기존 사각형 틀에서 원형으로 바꿨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신라면’이 탄생했다. 당시 된장과 간장 맛이 주를 이뤘던 라면시장에서 ‘신라면’의 등장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쇠고기 국물에 원형 면발 제품 나오자마자 호평
얼큰한 맛 2년 만에 시장 1위…290억 개 팔려
미국 등 100여 개국 수출…해외 매출 50% 목표 

실제 ‘신라면’은 출시와 동시에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소비자들도 ‘얼큰한 국물 맛도 좋고 면도 맛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30억 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린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7년 180억 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리며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급기야 ‘신라면’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비상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에 법인을 둔 농심은 가깝게는 일본, 중국에서부터 유럽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그동안 수출실적이 없던 아프리카,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 아레나스까지 세계 100여 국에서 ‘신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올해 6월부터 4692개 월마트 전 매장에 입점을 완료했고, 미국의 심장부로 불리는 국방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정부기관에도 입점했다.

세계를 누비는 신라면의 인기는 하늘까지 손을 뻗쳐 기내식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외국항공사 수도 올해 처음 20곳을 돌파했다.

아직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신라면은 지난달 27일 전자레인지로도 끊여먹는 라면의 맛을 구현한 ‘신라면 블랙컵누들’을 개발했다. 전자레인지 조리 시 용기가 녹지 않는 뚝배기 형태 특수 종이재질을 사용해 오랜 시간 가열해도 용기 재질에 변화가 없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사전에 차단했다.

농심 관계자는 “맛과 품질을 한결같이 유지해온 뚝심으로 ‘신라면’은 지난 21년 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농심의 대표 제품”이라며 “현재 점유율 35% 수준인 신라면의 해외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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