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검은콩 우유 제조업체 ´무엇이 그리도 당당한가?´
중국산 검은콩 우유 제조업체 ´무엇이 그리도 당당한가?´
  • 김양희 기자
  • 승인 2003.10.20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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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검은 콩만 100% 수매해 농가 발전과 낙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였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중국산 검은 콩 원액이 원료로 사용된 우유 제품을 생산, 판매해 물의를 빚은 문제의 기업이 최근 일간 신문을 통해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핵심 내용이다.

문제의 업체는 그동안 자신들이 선전해 온 내용이 허위 사실이었음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그로 인한 소비자들의 정신적 피해는 외면한 채 원료 중 중국산이 섞인 것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변명으로만 일관,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롯데햄우유를 비롯한 일부 유업체에 검은 콩 원액을 납품하던 백경식품이 중국산 농축액을 섞어 판 사실이 드러나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원료로 사용한 우유 업체들이 "우리는 선의의 피해자일 뿐"이라며 그동안 주장한 ´국내산 100%사용´을 정당화하려는 데만 급급할 뿐 허위 내용에 대한 정중한 사과는 외면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대그룹의 계열사에서 자신을 걸고 개발한 제품의 품질이 그동안 주장한 사실과 엄연히 다름이 밝혀졌는데도 마치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처럼 호도하는 광고로 사태를 희석하려는 태도를 보여 제2의 소비자 기만 행위란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의 생산에서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책임져야 할 기업의 기본 자세를 망각한 채 사건 발생 후에도 국내 최초로 100% 국내산 검은콩 을 수매했다는 점과 침체된 우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관련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했다는 자랑만 늘어놓는 등 사건 발생 이전과 조금도 다름없는 당당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는 것이 업계 및 소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대기업의 양심을 믿고 이 제품을 애용해 온 소비자들에 대한 정중한 사과 내지 해명성 광고를 내는 것이 대기업다운 태도가 아니겠느냐며 사태의 본질을 정확이 인식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우유 제조업체들이 중국산 검은 콩이 섞인 사실을 알고도 납품받았는지에 대한 수사와 함께 각종 유제품과 음료 제품 등에 혼합하는 과즙, 농축액에도 수입산 농축액 등을 국내산과 혼합하거나 아예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했는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청 외사 3과 박성진 경사는 “현재 백경식품의 관계자 자백과 관련 증거물을 입수, 5개업체가 모두 중국산 원료로 우유와 두유를 제조했다”며 “아니라고 발뺌하고 싶겠지만 입장표명을 할 때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쓸 경우 그에 대한 처벌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은 콩 관련 유제품은 사건 발생 직후 40% 정도까지 떨어졌던 매출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시기보다 15~20% 감소된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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