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가정간편식 도전장…업계 판도 바꾸나
하림 가정간편식 도전장…업계 판도 바꾸나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01.15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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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원 투입 익산단지에 5개 공장 추진…종합식품 기업 도약 큰 그림

닭고기 전문기업인 하림이 가공식품 전용 공장을 건립하며 3조 원 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선 하림의 가세로 기존 간편식 시장의 품목 다양화 등 파이가 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은 오는 2020년 5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림은 상반기 중으로 전북 익산에 간편식 전용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9년까지 4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익산 4산업단지 내 10만㎡ 부지에 5개 가공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공장 준공 후 닭고기를 활용한 간편식은 물론 국·탕·찌개 등 모든 품목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하림은 익산 공장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하림그룹이 보유한 육계 및 양돈 가공부터 홈쇼핑과 물류 등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기존 업체와 차별화된 경쟁을 펼쳐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후발주자인 하림이 성공을 자신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림이 간편식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익산에 대규모 식품가공 공장을 건립한다.

하림 관계자는 “이미 대다수 식품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간편식 시장에 후발주자로 참여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공장이 건립되면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무엇보다 하림은 기존 기업들과 달리 원재료를 로컬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전북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만들 수 있어 보다 품질이 우수하고 신선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공장 완료 시 그룹 내 홈쇼핑 등 유통망을 총동원해 초기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진출로 시장이 확대하는 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림이 그동안 쌓은 닭고기제품에 대한 노하우와 식품분야 수직계열화를 통한 경쟁력이 합쳐진다면 만만치 않은 식품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하림만의 차별화된 제품 브랜드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간편식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이 관계자는 하림의 간편식 시장 정착 성공 시 기존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원재료 조달 노하우…우수한 제품으로 차별화
그룹 차원서 홈쇼핑 등 유통망 동원 땐 안착
“경쟁력 갖춘 업체 시장서 자리잡을 것” 전망

VS

R&D 기반·영업력 등 부족 시장 진입 어려워
현대적 시설 갖춰도 장점·브랜드 없어 한계
“기존 업체와 경쟁 쉽지 않아…두각 못 낼 것” 
   

하지만 닭고기에만 특화된 기업이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이미 노하우가 축적될대로 쌓인 기존 식품기업들과의 경쟁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장 경쟁에서 가장 필요한 R&D, 기술력, 전문인력, 영업노하우 등이 기존 식품기업보다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간편식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들은 소비자가 맛과 품질을 인정하고 신뢰해서다. 이러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R&D를 기반한 기술력이 있어야 하고, 상품을 대형마트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입점시킬 수 있는 영업력이 필수”라면서 “하림에게는 아직까지 이러한 경쟁력이 부족해 초기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현대화 시설을 갖춘 가공식품 전용공장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소비자들에게 뚜렷한 경쟁력이 없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하림은 닭고기 외에는 대표할만한 특화된 장점과 브랜드가 딱히 보이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에 앞서 농협식품도 종합식품기업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지닌 채 시장에 진입했지만 현재 존재감은 제로에 가깝다”며 “하림도 농협식품과 비슷한 전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다 신중히 판단해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현재 국내 간편식 시장은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을 필두로 오뚜기, 대상, 아워홈, 동원, 풀무원 등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R&D 투자 확대, 신 메뉴 개발 등 끊임없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어 하림이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인 업계의 중론이다.

하림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탑재해 간편식 시장에서 어떠한 행보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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