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속 ‘알루미늄’과 식품안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96>
식품첨가물 속 ‘알루미늄’과 식품안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96>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1.2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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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 파우더’ 알루미늄은 이온 상태
섭취량 미미하고 대부분 배출…인체에 무해

작년 12월 26일 식약처는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해 알루미늄 함유 식품의 사용량을 제한한다고 한다. 황산알루미늄칼륨(명반) 등 알루미늄 함유 식품첨가물 5품목의 사용량 기준을 신설한다는 것이다. 알루미늄레이크계 식용타르색소류 7품목에 대해서는 이미 사용량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하상도 교수
알루미늄(Al)은 산소(Oxygen)와 규소(Silicon) 다음으로 지구상에 매장량이 풍부한 원소다. 하지만 이는 산화성이 매우 커 주로 산화알루미늄(Al2O3)과 같은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금속에 비해 정제하기가 어렵다. 이런 연유로 19세기 초까지 만해도 알루미늄은 금(金)보다도 더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하는데, 귀족들에게 알루미늄 식기 사용이 대 유행했을 정도라고 한다.

특히 은백색 광채가 마음을 사로잡아 나폴레옹 3세(1808~1873)는 알루미늄 단추를 즐겨 사용했고, 심지어 가벼운 알루미늄 무기로 군(軍)을 무장시키고자 시도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분리기술이 없어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후 전기분해 정제기술이 개발되고서야 알루미늄이 대중적 금속이 됐다. 지금 알루미늄은 철강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금속인데, 가볍고 유연성이 뛰어나고 전기와 열의 전도성이 좋아 주방용품으로도 많이 쓰인다. 또한 산화피막 형성이 가능해 녹이 쓸지 않아 창틀재료나 자동차, 항공기, 식품저장용 캔과 쿠킹호일에도 많이 쓰인다.

‘호일(foil)’은 금, 은, 납, 알루미늄 등의 금속 박편. 박(箔)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알루미늄이 많이 사용된다. 쿠킹호일은 뜨거운 열과 산, 염분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음식을 싸서 가열하거나 조리하면 알루미늄을 먹는 꼴이 된다.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음식을 조리하면 알루미늄이 녹아 나와 몸에 해롭다”, “환경호르몬도 나오고 첨가물에도 들어 있다” 등 알루미늄 쿠킹호일에 대한 걱정과 우려는 모두 근거 있는 말이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오래 쓴 양은냄비의 노란코팅이 벗겨져 하얀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점점 닳아 없어지는 느낌이 들어 불안하다. 이 또한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을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인데, 음식을 먹을 땐 좋은데, 바닥을 긁을 때마다 혹시 금속이 몸에 축적돼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양은냄비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면 미량이긴 하지만 만성적으로 아연, 니켈, 알루미늄을 섭취하게 되는 결과를 낳아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쿠킹호일로 조리된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알루미늄은 그 양이 미미할 뿐 아니라 체내 흡수율이 낮다. 혹시라도 체내 흡수됐다 하더라도 대부분 신장에서 체외로 배출되므로 그리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알루미늄은 경금속이라 체내 축적돼 큰 독성을 주는 중금속과는 다르기 때문에 공포를 조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또한 빵을 만드는데 쓰이는 식품첨가물 베이킹파우더에도 ‘명반(alum, 황산알루미늄칼륨)’이 들어가는데, 이 또한 알루미늄을 함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나 명반에 함유된 알루미늄은 쿠킹호일과는 달리 금속상태가 아니라 이온상태이기 때문에 섭취로 인한 인체 악영향이나 독성은 무시해도 돼 전 세계적으로 식용 첨가물로 허용돼 있다. 이온상태로 존재하는 금속들은 물에 잘 녹아 몸에 축적되지 않고 대부분 소변이나 땀을 통해서 배출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알루미늄은 우리 몸에 전혀 필요 없는 물질이고, 과다 노출 시 구토, 설사, 메스꺼움, 치매 등 신경계통 질환을 유발할 수가 있어 섭취 안할수록 좋은 소소익선(小小益善)의 물질이다. 가능한 그 사용을 제한해 덜 먹을수록 좋으므로 식약처의 이번 식품첨가물의 기준·규격 개정은 국민건강을 위한 명분과 함께 시의적절하다 생각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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