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평, 벼 복합감염 일으키는 기작 세계 최초 규명
농기평, 벼 복합감염 일으키는 기작 세계 최초 규명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01.19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합감염 방제대책 기초 제공 평가…네이쳐에 게재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경태)는 미생물유전체 연구를 통해 벼에 심각한 병해를 일으키는 벼알마름병 원인세균(학명: Burkholderia glumae)과 벼이삭마름병 원인곰팡이(학명: Fusarium graminearum)가 상호협력을 통해 벼이삭조직에 복합감염을 일으키는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농기평은 농식품 유용미생물의 유전자원을 발굴해 실용화,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의 일환으로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사업단장: 김지현 연세대 교수)을 통해 농식품 미생물유전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의 부산대학교 미생물학과 서영수 교수 연구진은 동아대학교 응용생물공학과 이정관 교수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병원성 세균과 곰팡이의 상호 협력 기작에 독소와 중성 지방 합성이 중요 인자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벼 종자로 전염되는 세균이 곰팡이의 독소 생성과 포자 생성을 증가, 병의 진전을 돕고 공기 중으로 날아서 흩어지는 포자의 양을 늘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 때 세균이 곰팡이 포자에 붙어 함께 흩어지는데, 곰팡이 포자가 우산 같은 역할을 해 자외선으로부터 세균을 보호한다는 생태학적 상호 관계를 밝혔다.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인 톡소플라빈은 매우 강력한 활성 산소를 만들어 다른 미생물들을 죽이지만 복합 감염을 하는 붉은 곰팡이는 이 독소를 역으로 이용해서 포자를 만드는 생활사로 전환을 하고, 나아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곰팡이 독소의 생성을 증가해 병원성을 높이는 것을 밝혀냈다.

세균에 의한 벼알마름병과 곰팡이에 의한 벼이삭마름병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 중에 벼이삭마름병 병원균은 벼 생산량을 줄여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뿐 아니라 진핵세포에 독성을 가진 독소를 생성해 오염된 곡물을 섭취한 사람과 가축에 중독증을 유발할 수 있다.

벼알마름병과 벼이삭마름병은 병징이 매우 유사한데 이들의 생태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뤄낸 이번 연구 결과는 농작물 등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복합감염 방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서로 배타적이고 다른 계(Kingdom)에 속하는 세균과 곰팡이가 작물의 같은 조직에 상호 협력적으로 감염하는 기작을 규명한 것은 생태학적 의의를 가질 뿐 만 아니라, 친환경농업 등에서 한 작물에 다양한 병원균의 복합 감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에 대한 기작 연구를 통해 복합감염의 방제대책에 기초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