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정체 속 ‘건면’은 두 자릿수 성장
라면 정체 속 ‘건면’은 두 자릿수 성장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8.02.05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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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량 적은 프리미엄 제품 작년 32% 신장…900억 대

라면시장이 최근 5년간 정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비유탕면)’ 시장은 해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2조 원가량 규모의 국내 라면 시장에서 건면의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건강식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건면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닐슨코리아 데이터에 따르면 건면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629억 원에서 작년 11월 기준 약 88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고, 업계에선 올해 1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면시장이 5년째 정체하고 있는 가운데 건면 시장은 작년 32% 시장하며 900억 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라면업계 1위 농심, 건면이 주력인 풀무원,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삼양식품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예상된다. 특히 건면의 경우 생면을 건조시켜 장기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든 형태로 면의 쫄깃함을 유지시키는 기술이 중요한 만큼 업계의 신기술 적용도 관전 포인트다.

농심은 작년 건면 시장에서만 약 5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건면 전문 생산라인을 갖춘 녹산공장에서 다양한 건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농심은 멸치칼국수를 시작으로 얼큰 장칼국수, 둥지냉면, 멸치칼국수, 야채라면, 쌀짜장면·짬뽕, 떡국면, 콩나물뚝배기 등 총 10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작년 약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얼큰장칼국수’는 농심의 건면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최초 면의 단면을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커팅하는 도삭면 모양의 성형기술을 개발해 가운데는 두툼하고 양 끝은 얇아 씹는 맛이 극대화된 이중 식감면을 탄생시켰다. 특히 탄력있는 면을 위해 면 한가운데 면선을 넣어 라면을 다 먹을 때까지 퍼지지 않는 기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칼국수 라면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멸치칼국수’는 별다른 홍보 없이도 스테디셀러에 등극할 만큼 소비자 반응이 좋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멸치 다진물에 호박, 표고버섯 등을 곁들여 개운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농심은 얼큰장칼국수 신규 광고 및 온라인 이벤트를 실시, 겨울 성수기 매출 올리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농심 얼큰장칼국수 등 10종으로 530억 매출
풀무원 생면 같은 육개장칼국수 등 400억 달성
삼양식품 쫄깃한 식감의 건강 라면으로 도전

풀무원은 작년 건면 시장에서 약 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2016년 출시한 ‘육개장칼국수’는 출시 6개월 만에 2000만 개가 팔리며 국내 봉지라면 순위 톱10에 진입했다. 또한 2011년 출시한 ‘자연은 맛있다’ 꽃게짬뽕은 2달 만에 200만 개를 돌파하며 단기 최대 매출을 올리는 등 소비자들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풀무원은 작년 말 자연은 맛있다를 ‘생면식감’으로 새롭게 리뉴얼하고 각 제품 특성에 맞게 반죽 배합과 면의 두께를 달리하는 맞춤 공법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풀무원은 국물과의 조화를 고려해 일반 라면 면발보다 넓고 얇은 3mm 칼국수 생면을 사용한 ‘곰탕칼국수’, 전문점 짜장면 면발처럼 넓고 두툼한 면을 사용한 ‘직화짜장’ 등 전 제품을 요리 특성에 맞춰 면 제조 공법을 달리하고 있다.

풀무원은 육개장칼국수, 곰탕칼국수, 꽃게탕면 등도 리뉴얼을 앞두고 있으며, 홈플러스 건면 특별 매대를 개설하는 등 생면식감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해 2020년까지 매출을 800억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삼양식품은 열량이 일반 유탕면보다 20% 낮은 건면 특성을 활용해 건강한 라면 콘셉트로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한창이다. 작년 4월 출시한 삼양 ‘파듬뿍 육개장’은 분말스프를 양지, 표고버섯으로 만들어 사골 맛을 극대화했고, 150~190℃에서 고온열풍하는 방식으로 2013년 특허를 받은 ‘구운면’을 사용해 일반 건면보다 식감이 쫄깃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라면 시장은 차별화된 국물 맛을 내기 위해 스프 개발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2015년 중화풍 라면 등장 이후 면 식감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면서 최근 추세는 차별화된 면 개발에 있다”며 “6조 원 라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작년 25%가 건면인 것처럼 한국도 건면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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