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특성 담은 긴 식품이름, 매출상승 한몫
제품특성 담은 긴 식품이름, 매출상승 한몫
  • 이지현 기자
  • 승인 2003.10.30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날 옛적에 할머니께서 구워주시던 맛있는 군만두´ ´해표 들기름을 발라 더욱 고소한 재래김´ ´건더기가 풍부한 파스타 스프´ ´우유 속 진짜 딸기 과즙 듬뿍´...

유통업체 식품 매장에 가면 외우기 힘들 정도로 긴 이름의 제품들이 매대를 장식하고 있다. 과거에는 간단해 외우기 쉬운 이름을 주로 제품에 붙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제품명을 통해 제품의 특징을 알기 쉽게 전하고자 하고 제품의 이미지를 고려한 수식어를 붙이다보니 긴 이름을 붙이는 게 식품업계의 추세다.

긴 이름 짓기는 유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몸에 좋은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우유의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수식어를 붙이면서 이름이 길어지게 된 것.

매일유업이 지난 98년부터 ´맛있는 우유속의 딸기 과즙´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시작된 긴 이름 짓기는 올해 대박을 터뜨린 롯데햄우유의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재·이미지 반영

지난해 11월부터 ´우유속의 진짜 딸기 과즙 듬뿍´이라는 가공유 시리즈를 판매 중인 남양유업 관계자에 따르면 “긴 이름에도 불구하고 진짜 딸기라는 것이 주는 싱싱함, 산뜻함이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전하며 “기존 딸기 맛 우유의 경우 하루 13만개 정도가 판매됐지만 ‘진짜 과즙 듬뿍’의 경우 35만개 가량이 팔려 회사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만두´ 21자 최장

이외에도 소재를 강조한 긴 이름 제품으로 롯데의 ‘검은깨로 만든 참기름’, 청정원의 ‘참깨와 마늘을 넣은 쌈장’, 웅진의 ‘내 사랑 유자C´ 등이 있다.

제품의 이미지를 고려한 수식어 사용으로 제품명이 길어진 대표적인 예로는 대상의 ´청정원´ 제품들이 있다. 청정원의 경우 식용유와 참기름에는 ´참빛고운´, 간장류에는 ´햇살담은´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고 있다.

정영석 홍보팀 과장은 “‘청정원’ 브랜드가 주는 깨끗하고, 신선한 이미지와 ‘햇살담은’, ‘참빛고운’의 자연 친화적이고 밝은 이미지가 미시족 주부들로부터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햇살담은’ 간장 시리즈의 경우 연간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간장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햄우유의 만두제품 ‘옛날 옛적에 할머니께서 구워 주시던 맛있는 군만두’는 무려 21자로 옛날군만두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 옛날군만두와 CJ의 ‘손맛 깃든 국’은 먹는 이로 하여금 맛을 통한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제품명이 향수를 불러일으켜 가슴까지 따뜻하게 하고 있다. 동원의 ‘향이 진한 참기름’, 오뚜기의 `건더기가 풍부한 파스타 스프´, 신동방의 `해표 들기름을 발라 더욱 고소한 재래김´ 등은 제품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는 문구로 먹기도 전에 고객의 침샘을 자극한다.

여러 가지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데다 부르기에 재미있기까지 한 식품업계의 긴 이름 짓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