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바이러스와 식품안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99>
노로바이러스와 식품안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99>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2.1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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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어려운 식중독, 동계올림픽서도 발생
겨울철에 다발…손 씻고 음식 가열 조리를

지난 4일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에서 노로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첫 발생했다. 사흘 만에 총 8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초 증상을 보인 안전요원 숙소에 접근하지 않았던 IOC 직원 3명과 경기장 주변 경비를 맡은 경찰 12명, 프레스센터를 오고 간 기자단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감염지역도 점차 넓어지고 있어 감염경로를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여러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지만 오염된 상수원이 강력히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상도 교수
최근 부쩍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창궐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노로바이러스가 식인성 위장염의 50% 정도인 압도적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전 세계적으로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2300만 명의 환자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비세균성 위장염의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크루즈 같은 폐쇄된 환경에서 대규모로 자주 발생하는데 식품위생, 식수, 수영장, 스파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식품이나 물을 통해 사람에게 설사 등 장염을 주로 일으키는 식품매개 바이러스는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삿포로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2006년 3000명 이상의 식중독 환자를 발생시켰던 ‘학교급식 대란’을 일으키며 부각되기 시작해 지금은 우리나라 식중독 발생 원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철저한 예방조치를 하고 있지만 바이러스와 세균성 식중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주로 동절기에 집중된다. 일본에서는 서양인들과는 식습관이 달라 어패류(27%)의 발병율이 높다. 겨울에 굴 생식을 많이 하던 식습관을 개선해 어패류를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스웨덴의 경우 오염된 음용수에 의한 노로바이러스 환자 발생이 8%를 차지할 정도로 식수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처음 발견된 미국의 지명인 Norwalk virus, Norwalk-like virus 등으로 불렸으며, 배지에서 배양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춥고 건조한 늦가을에서 겨울사이 주로 공기, 물, 음식을 통해 발생한다. 특히 물리·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환경에서 오랫동안 생존이 가능하다. 영하 20~80℃에서 수년에서 수십 년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발생한 경우 환자의 구토물과 설사 분변에는 그램당 천만 개 이상의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돼 있어 환자의 손과 주변 환경(수건, 세면·세탁장 등)이 오염돼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하루나 이틀 정도 잠복기를 거처 장염, 구토, 발열, 심한설사 등 급성 위장관염 증상을 보이며 때때로 두통, 발열, 근육통이 수반되기도 한다. 며칠 지나면 자연 회복되나 약이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기처럼 대증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무증상 감염된 환자는 임상적 자각증상은 없으나 7~10일간 다량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면서 전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회복된 조리 종사자라도 최소 7일 이상은 조리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바이러스 살균법으로는 가열, 여과, 자외선(UV), 오존, 차아염소산나트륨, 염소이산화염소 등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85℃, 1분 열처리하면 불활성화되므로 음식을 충분히 가열 조리해 먹으면 예방할 수 있다.

정부 당국에서는 “깨끗한 물 사용하기, 충분히 익혀먹기(85℃, 1분), 손씻기 등 개인위생 강화, 철저한 세척․소독"을 노로바이러스 예방책으로 강조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세균에 비해 제어가 어렵고 특히 가열 및 살균공정이 없는 신선식품에서는 완전한 제어가 불가능해 식품제조업체, 유통업체, 서비스업 종사자 모두 주의 깊게 노력해야 한다. 소비자 스스로가 올바른 식품 선택 및 섭취 습관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예방책이라 볼 수 있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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