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떡’ 등 상온유통 연장 기술 개발 시급
‘떡볶이 떡’ 등 상온유통 연장 기술 개발 시급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02.26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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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식자재로 수출 증가 불구 유통기한 3개월도 안 돼 발목

대한민국 대표 쌀가공식품 떡볶이가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으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상온서 1~2개월에 불과한 유통기한이 수출 장애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떡류 수출은 2015년 4550톤에서 2016년 5093톤으로 증가하더니 작년에는 전년대비 18% 상승한 6009톤에 달했다. 전체 쌀가공식품의 수출이 1% 감소했지만 가공밥과 함께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떡류는 유럽 미국 등에서 글루텐프리 열풍이 불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고, 중국에서도 현지인을 대상으로 판촉 활동을 펼친 결과 기대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식자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쌀가공식품 중 대표 수출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떡류가 짧은 상온 유통기한에 발목을 잡혀 고전 중이다.

조상현 협회 사업관리부장은 “수출 초창기 교민 중심으로 판매되던 떡류는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현재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며 “떡류는 떡볶이뿐 아니라 다른 요리 등에도 활용이 가능해 쌀가공식품 중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 역시 “떡볶이의 경우 일본 중국 동남아 등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인기가 높고, 유럽 미국에서는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 향후 떡볶이뿐 아니라 관련 소스까지 패키지로 수출할 수 있는 유망 품목”이라고 말했다.

결국 유통기한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냉장·냉동 형태로 수출할 경우 해동 과정에서 품질이 저하돼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없어 상온으로 유통돼야 하는데, 대부분 국내 떡류는 상온에서 유통기한 3개월 보장도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업체에서는 떡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주정처리를 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한류열풍이 크게 불고 있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수출이 불가능하다.

 쌀가공식품협회는 작년 정부 R&D과제로 떡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한 공모에 참여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상온 유통기한 연장 기술을 갖추고 있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2~3곳에 불과하다.

품질 6개월 유지 땐 물량 20~30% 증대 가능
농식품부 R&D 과제서 제외…대책 마련 필요

업계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불거지기 전 중국은 한국 식품에 대해 맹목적이라고 할 정도로 좋아했지만 이제는 품질과 가격, 맛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최저임금제 인상으로 가격 경쟁력도 힘들고 냉장·냉동 형태로 수출되다보니 품질에서도 뒤처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출 중인 몇몇 업체의 경우 제품 변질 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일이 반복될 경우 한국 떡류의 전체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어 기술 개발 및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뒤 상온에서 떡류 유통기한이 6개월만 보장된다면 현재 수출량을 20~30% 이상 늘릴 수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식품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R&D를 지원(지정공모과제·자유응모과제)하고 있지만 올해 떡류 유통기한 연장에 대한 기술 개발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도 일몰제로 올해가 마지막 사업이다.

정찬민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 사무관은 “떡류 상온 유통기한 연장 기술 개발의 중요성은 이미 업체 니즈를 파악해 익히 알고 있지만 농진청 등에서 관련 기술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지정공모과제에서는 제외된 것”이라며 “현재로선 자유응모과제로 업체가 참여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지만 평가체계를 개선한 만큼 업계 요구사항이 큰 부분은 평가 시 이로운 방향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이 올해로 종료되지만 내년에도 과기부 등과 협력해 식품 R&D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업계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즉시 적용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떡류 유통기한 연장을 위해선 R&D와 설비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대부분 영세한 쌀가공식품 업계에서 과연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대 식품생명공학과(책임교수 윤원병)와 국립농업과학원(연구책임자 한귀정 박사)은 공동으로 ‘떡볶이 떡 장기 유통을 위한 생산 공정 및 패키징연구’를 실시해 유통기한이 상온에서 6개월 이상인 떡볶이 떡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LED 기술을 접목, 단량별 품질 변화를 최소화하는 살균법인데, 비가열처리인 LED가 식품 표면의 미생물을 불활성화시키는 것에 착안, 떡에 LED 처리를 하면 미생물 성장 억제 효과가 발생해 떡이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에 의해 변질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탈부착이 가능한 LED 장치를 활용해 떡볶이 생산의 포장 직후, 유통, 진열 시 모든 방향에서 빛의 조사가 가능한 장치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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