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대체식품 시장의 성장과 전망-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03>
육류 대체식품 시장의 성장과 전망-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03>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3.19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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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대체식품 채식주의자 증가로 급성장
배양육 경제성 문제 해결 땐 대량 보급 예상

육류 대체식품 시장이 최근 급성장 중이라 한다. 특히 영국 시장은 6000억 원 규모로 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육류가 건강의 적이라는 부정적 인식 확산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암물질로 지정된 잇따른 부정적인 뉴스들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육류를 즐기고는 싶으나 건강과 환경을 위해 육류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행동과 더불어 채식주의자가 늘고 있어 육류 대체식품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하상도 교수
육류는 2015년 10월 26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소시지, 햄, 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붉은 고기의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리는 바람에 시장에서 위기를 맞았었다.

전 세계적으로 고기 섭취를 통해 매년 3만4000명이 사망한다는 것이다. 담배는 100만 명, 알코올은 60만 명, 대기오염으로 20만 명이 숨진다는 비교 또한 제시됐다. 그러나 이것은 육류가 정말로 건강에 위험한 것이라기보다는 인간의 탐닉을 줄이자는 일종의 경고 매세지로 봐야 한다. 특히 최근 기후온난화의 주요 원흉으로 고기 생산이 지목 받고 있어 환경보호 측면도 있다고 봐야한다.

식품으로서의 육류로 본다면 안 먹는 것보단 먹는 장점이 더 크다. 고기가 부족하면 면역이 떨어져 사소한 감염성 질환에 걸려 더 큰 건강상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고기가 귀해 영양부족, 단백질 부족이었던 시대에는 지금보다 사람의 수명이 훨씬 더 짧았었다. 물론 고기 섭취량에 비례해 발암가능성은 높아지지만 면역향상, 단백질이나 철분 등 영양공급에 의한 건강증진 면에서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OECD 국가의 연간 1인당 육류소비량이 63.5kg(쇠고기 14.0, 돼지고기 21.9, 닭고기 27.6)인데, 미국(89.7kg)이 가장 많으며 아르헨티나(85.4kg), 이스라엘, (84.2kg)이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가장 적은 국가는 방글라데시(2.1kg)였으며, 인도(2.6kg), 에티오피아(2.8kg)가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51.3kg으로, OECD(63.5kg), EU(63.0kg) 평균에 비하면 80% 수준에 불과했다. OECD 등 선진국일수록 육류 소비량은 높았다. 품목별로는 닭고기, 쇠고기의 소비량이 많았고, 돼지고기 소비량은 낮았다.

육류 대체식품 시장이 커 가는 이유는 육류 섭취가 몸에 이롭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체중관리를 위한 소비행동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공장식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와 다양한 채식주의자의 증가도 영향이 있다. 특히 최근 6개월 내 영국 성인의 50%가 육류 대용식품을 먹어봤을 정도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무조건 채식주의 식단만을 고수하기보다 경우에 따라 고기를 먹기도 하는 ‘플렉시테리언’이라는 반(半) 채식주의자의 등장도 큰 영향이 있다. 영국인의 35%가 이에 해당된다고 한다. 이들은 육류 대용으로 치즈 등 유제품과 달걀, 대두(두부), 견과류를 좋아 한다고 한다. 특히 두부와 치즈는 영국 내 많은 아시안 레스토랑이 육류대용으로 쓰는 대표적인 단백질 식품이다.

육류대체 식품으로는 ‘식물성고기’와 ‘배양육’이 있는데, 식물성고기는 야채나 콩, 견과류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인조고기를 말한다. 특히 밀의 글루텐을 이용한 ‘세이탄’은 대표적인 식물성 고기다. 이러한 제품은 채식주의 전문 유통뿐만 아니라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배양육은 실험실에서 동물의 줄기세포로 만드는 시험관 고기를 말한다. 2013년 세계 최초로 배양육으로 만든 햄버거 시식 행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대량 도축 없이 고기를 얻을 수 있다는 도덕적 측면,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환경적 측면,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으로부터 해방돼 고기의 공급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경제적 측면 모두 유리한 배양육에 주목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햄버거용 고기를 만드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현재 배양육 햄버거용 고기가 개당 약 11달러 수준으로 생산단가가 내려간 상황이라 대량생산으로 단가를 더 줄인다면 경제성 문제가 해결돼 시판될 날이 가까워 보인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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