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공식품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더 많다
[기고]가공식품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더 많다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3.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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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인식 국민 건강염려증 유발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회장(한국식품산업포럼·전북대 명예교수)
지난 19일 식품음료신문 1면에 “가공식품류 암 발생 위험성 높은가”란 기사가 실렸다. 가공식품 섭취와 암 발병률에 대한 내용이었다. 프랑스 한 연구소 연구 결과를 인용한 것인데, 매일 여러 형태의 가공식품을 먹고 있는 소비자들을 불안스럽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유인원부터 시작하면 250만년 전이라고 한다. 생활은 각종 식물채집과 자기보다 약한 짐승을 사냥해 먹이를 얻어 생명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같이 경쟁하면서 살았던 많은 동물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으로 발전한 계기가 된 것은 불의 이용과 수렵 채집 활동에서 벗어나 농경과 양축이 가능하게 된 1만1000년 전부터라 여겨진다. 이때 가공식품의 한 형태인 소금절임, 태양에 건조한 장기 저장 가능한 가공식품이 인간의 생명을 지켜주는 음식으로 정착했다.

어떤 계기가 돼 불을 이용한 조리가 가능해지면서 먹을 수 없었던 많은 식재료가 음식으로 거듭났고, 특히 가열 처리로 소화를 도와 영양소 흡수율도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인간의 뇌는 무게가 1.5kg에 달하며 두뇌 활동이 크게 개선됐다.

능력이 향상된 뇌 활동으로 인지혁명을 일으키는 동력을 얻게 됐다. 식품에서도 다양하게 가열처리하고 보존기술을 개발·적용해 먹는 대상이 늘어나면서 어느 때나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풍요 시대를 맞았고 이때부터 정신문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축적된 인간의 지혜를 바탕으로 각종 가공된 식품이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됐고, 1500년대 이후부터는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산업혁명은 물론 수많은 가공식품이 출현하며 인간의 식생활을 풍성하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과정은 인간에게 많은 혜택과 여러 부작용이 동시에 발생했으나 계속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인간에게 이익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가공식품 섭취로 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한면 만을 바라 본 대단히 편협한 사고로 결론을 낸 것이라 여겨진다. 현재 적용되는 여러 가공 방법에 따른 예상하지 못한 성분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혼합이나 첨가물에 의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이들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과학정보와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위험성을 확인하고 제거하거나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단일성분에 의한 위해를 거론하지만 어느 누구도 지속적으로 같은 성분만을 먹는 경우는 없다. 실로 다양한 성분이 함유된 농축수산물을 음식으로 만들어 먹고 있으며 이를 성분의 상호관계는 모두 밝히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특정 성분을 들춰 이 성분의 유해성 혹은 발암성을 따지는 것은 대단히 부정확한 결론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일부 첨가물의 유해성을 거론할 수 있으나 이들도 많은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 안전성이 확인된 것을 국가는 허용하고 있다. 동물 시험으로 안전성이 확인된 양에서 100분의 1 혹은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양만을 식품에 첨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가공식품을 많이 먹은 그룹과 자연식을 한 집단을 조사해 얻은 결과도 전적으로 가공식품에 의한 것이라 결론내기에는 미흡 것이 많다. 가공식품의 종류, 먹은 빈도와 양, 개개인의 건강 상태, 환경 등도 면밀히 함께 검토해야 한다.

스위스 약리학자인 파라셀서스(1493~1541)는 “모든 성분의 독성 그 자체가 아니라 함량이 문제”라는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구상에 존재해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모든 식품원료나 가공된 제품 성분 하나하나에는 독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함량은 인간이 평생 먹어도 문제가 없고 자손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에 오랜 기간 인간이 생존해 왔고 지금도 존재해 지구의 주인이 됐다. 지금같이 먹어 온 식품으로 인간의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더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이는 의료기술과 우수한 식품에 기인하고 있다.

가공된 식품은 관련 국가 기관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연구자들은 위해 여부를 따지며 그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과학적인 결과는 한쪽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 식생활을 하면 가공식품으로 결코 발암을 촉진하거나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더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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