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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인 가공식품 발암 가능성에 대한 진짜이야기-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05>음식의 다양한 성분 관점 따라 발암-항암
가공식품 첨가물 일상적 섭취론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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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2  01: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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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 한 연구팀이 ‘영국의학저널’에 약 10만5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가공처리를 많이 한 식음료’를 먹은 사람들이 ‘천연식품’을 주로 먹는 사람들 보다 암 발병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가공을 많이 한 식음료를 10% 더 먹으면 모든 암 발병 위험이 12% 더 높아진다고 한다. 특히 사탕, 과자, 껌, 비스킷 등에 든 티타늄디옥사이드(Titanium Dioxide) 같은 식용색소가 암 유발을 촉진할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것이다.

   
 △하상도 교수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안전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인간들은 자신들이 먹는 음식이 가장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다. 식량이 넘쳐나다 보니 복에 겨워 ‘가공식품’을 눈엣 가시로 여긴다. 한 때 가공식품 덕분에 목숨을 건져 지금까지 겨우 살아남았으면서 말이다.

소수이긴 하나 극성인 사람들 때문에 가공식품 관련 괴담도 넘쳐난다. “가공식품 많이 먹으면 암 걸린다!” “특히 가공식품에 넣는 첨가물이 나쁘다!” “가공식품 말고 천연식품을 먹어야 건강해진다!”. 학계에도 이런 부정적인 논문이 쏟아지고 있는데, 같은 음식인데도 발암성이 있다는 논문도 있고, 없다는 논문도 있다. 심지어 항암효과까지 있다는 논문도 있다. 적색육도, 술도, 커피도, 김치도, 젓갈도 바로 이런 음식들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음식이라는 숲을 보지 않고 하나하나의 개별 성분들, 즉 나무만 본다면 이런 결론들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상반된 주장을 하는 학자들이 아주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도 공존하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모두 틀린 이야기를 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은 미량이나마 항암물질이든 발암물질이든 좋은 성분이든 나쁜 성분이든 다양한 성분을 갖고 있다. 결국 음식에 든 개별 성분만을 따져본다면 모든 음식이 항암식품으로 둔갑될 수도 있고, 발암식품으로 폄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마다의 이익과 관심에 따라 보고 싶은 부분만 보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같은 음식을 놓고도 정반대의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1977년 Richard Hall 박사가 ‘Nutrition Today’에 발표한 한 논문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레스토랑 점심식사 메뉴에서 고급 코스요리를 대상으로 발암물질이나 독성물질 함유 식품을 하나씩 제거했는데, 결국 먹을 게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그가 점심 메뉴에서 제거한 것은 “당근, 무, 양파, 올리브, 멜론, 햄, 새우 뉴버그(newburg), 감자, 버터, 파슬리, 롤스, 브로콜리, 네덜란드 소스, 치즈, 바나나, 사과, 오렌지, 커피, 홍차, 우유, 와인, 물”이었다고 한다. Hall 박사의 발표는 독성물질이 함유됐으니 이런 음식을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에 항상 노출돼 있는 인간의 식생활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생활습관이나 환경적 요인을 꼽는다. 발암물질은 자연적으로 생성되거나, 조리과정 또는 미생물의 분해로 생겨 식품 속에는 자연스레 발암물질을 포함한 많은 독성물질이 늘 존재한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늘 어떤 음식이든 암을 일으킨다는 발표가 나올 수밖에 없고, 늘 이런 발표를 대하는 가공식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은 걱정일 수밖에 없다.

가공식품은 저장성, 경제성, 표준화된 품질 등 장점을 준다. 여기에는 첨가물을 넣고 추가적인 가공처리를 하기 때문에 흠도 있다. 좋은 점만 보면 고마운 음식이고 반대로 흠을 찾다보면 먹을 수 없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시판되는 가공식품과 첨가물은 안전 당국에서 위해성평가를 거쳐 허가한 것만이 적정량 사용되는 만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전체적인 맥락과 숲을 봐야지 나쁜 면만 보다보면 계속해서 문제만 보인다. 물론 가공식품을 먹으면 암을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그 가능성은 무시할 정도로 낮기 때문에 일상적인 섭취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공식품은 어차피 인류와 함께 갈 수 밖에 없고 천연식품만으로는 인류의 굶주림을 해결하지 못한다. 섭취 양과 방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별 성분의 존재 여부만으로 발암물질이니 항암물질이니, 좋다 나쁘다 등 소비자의 판단을 왜곡시키는 발표는 이젠 그만했음 한다. 이는 푸드패디즘과 혼란만 조장할 뿐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음식은 좋은 면과 나쁜 양면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앞으로는 성분과 건강 영향을 소비자가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표시에 기반 한 선택의 문제’로 풀어가는 합리적인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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