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산업 글로벌 트렌드 대응 못하면 설 자리 없어”
“김치산업 글로벌 트렌드 대응 못하면 설 자리 없어”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03.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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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규격화된 수출용 김치 개발 절실
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장…김치협회 수출 전략 워크숍

“김치산업이 글로벌 트렌드에 늑장 대응할 경우 세계를 주름잡았다가 몰락한 일본의 전자업체들처럼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 소장은 지난 22일 대전 유성에 위치한 라온호텔에서 (사)대한민국김치협회(회장 이하연) 주최로 열린 ‘2018 김치산업과 수출대응방안 전략 워크숍’에 참석해 더 이상 신토불이만 외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전략을 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하재호 소장.
하 소장은 일본의 가전사업을 대표했던 파나소닉과 도시바, 샤프 등이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하고 모두 중국계 기업으로 매각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김치산업도 더 이상 ‘우물 안의 개구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다수 일식당에서 취급하는 캘리포니아롤은 전통 일식에는 없는 음식이지만 일식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재료와 수요에 맞춰 새롭게 만들어낸 퓨전 음식으로,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이 된 사례를 소개했다.

또 스위스의 파마톤사가 오랜 기간 노력과 투자로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세계 최초로 표준화하고 차별화된 인삼가공기술을 통해 ‘진사나(Ginsana)’ 등의 제품을 개발해 연간 3억 달러를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는 연구개발(R&D)을 통한 제품 개발과 상용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례이자 인삼 종주국으로서 양질의 인삼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다양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경쟁해야 할 때라는 것을 잘 알려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하 소장은 “우리 김치산업도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들을 참고해 수요자가 무엇을 보고 상품을 선택하는지 생각할 때”라면서 “특히 세계화에 성공한 상품 대부분의 공통점은 품질보증과 표준화, 품질 차별화, 수요자 맞춤, 규모화와 대형화 등에 성공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글로벌 김치 전략으로 △포기김치 보다는 맛김치 위주로 수출(김치 섭취 편의성 부여, 소규모 포장용이) △국내산 김치의 우수성, 위생안전성 강조 △배추김치에서 탈피 수출용 김치 개발(김치 먹는 방법, 현지식과 어울리는 김치 개발, 피클·올리브 분석) △김치 품질 규격화와 국가별 규격 적극 활용(허용 첨가물, 통관절차, 표시제도 등) △홍보 및 행사 전략의 수정(김치 먹는 법과 즐기기 행사 전환)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소장은 “김치문화와 김치산업은 나눠서 대응 전략을 짜 공략해야 한다. 전통과 문화도 중요하지만 김치는 산업이기도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글로벌 시장 전략을 짜야 한다”면서 “특히 글로벌 김치 시장 육성을 위해 CODEX 국제 규격을 적극 활용해 현지인 입맛에 맞는 김치나 김치소스, 김치 관련 제품을 만들어 신 시장을 창출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피클시장이 7조원 이상인데 세계화된 김치로 피클 시장을 공략해 10년 내 3%만 점유해도 현재 무역수지 적자가 흑자로 전환될 수 있고, 김치산업도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어 희망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혁수 교수 “고객 세분화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이하연 김치협회장 “고품질 김치로 시장 저변 넓힐 것”

김혁수 청주대 교수도 “김치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고객 성향에 따라 판매시장을 나누고 구매할 것 같은 고객을 더 세분화해 그들에게 맞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드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면서 “특히 일정한 맛을 유지 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과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게 김치 세계화를 이뤄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하연 회장은 김치 세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연 회장
이에 이하연 회장은 “김치업계가 똘똘 뭉쳐 김치 품질도 높이고 맛도 좋아지는 차별화된 김치로 소비 시장 저변을 넓히고 확장하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무엇보다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김치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김치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는 이하연 회장을 비롯해 하경희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 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 소장, 김치업체 대표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워크숍은 곽기형 농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사무관의 ‘김치산업 방향’ 발제와 김혁수 청주대 교수 ‘시장 세분화 차원의 김치 명품화 전략’, 하재호 소장 ‘김치의 글로벌 확대를 위한 R&D 전략’,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파오차이는 김치인가?’ 등의 발제 순으로 실시됐다.

아울러 민승규 전 농식품부 차관의 ‘빅데이터가 바꾸는 농식품 산업의 미래’ 특별강연과 김치업체 대표들의 간담회 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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