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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완전표시제’ 도입 시기에 대한 객관적 고찰-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06>식품 교역서 국가 이익 걸려…전략적 판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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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9  01: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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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개 소비자·농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GMO완전표시제 시민청원단’이 GMO완전표시제 법제화 촉구를 위한 20만 청와대 청원 개시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달 12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GMO를 사용한 식품에 예외 없는 GMO표시, △공공급식, 학교급식에 GMO식품 사용 금지, △Non-GMO 표시 관련 현행 식약처 고시 개정 등을 촉구했다. 시민청원단은 “GMO완전표시제의 빠른 도입은 소비자 알 권리를 강화하는 효과와 함께 GMO 수입, 유통 관리체계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하상도 교수
인류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통해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전 세계 곡물 수확량의 절반이 경작이나 저장과정에서 해충의 공격이나 감염으로 사라지고 있어 해충, 잡초,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시킨 GMO를 개발해 온 것이다.

1996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콩(50%), 옥수수(31%), 면화(14%), 캐놀라(유채, 5%) 등 4개 작물이 대부분이다. 국가별로는 미국(45%) 브라질(17%) 아르헨티나(15%) 인도(6%) 캐나다(6%) 등 주요 5개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콩, 옥수수, 면화, 유채, 사탕무, 알팔파 6개 농산물만을 GMO로 허용하고 있는데 식용, 가축사료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콩과 옥수수가 주된 논란거리다.

57개 시민단체가 모여 만든 ‘GMO완전표시제 시민청원단’은 시작 일주일 만에 4만5000명이 참여했고 1일에는 10만명을 넘겼다고 한다. 그 요구(안)을 살펴보면 “GMO를 사용한 식품에 대한 예외 없는 GMO표시”는 명분이 있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게다가 “Non-GMO 표시를 막는 현행 식약처 고시 개정”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공공급식, 학교급식에 GMO식품 사용 금지’는 속이 좀 보인다. 식약처에서 GMO를 허가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돼 시판 중인 것을 아무리 공공부문의 급식이지만 사용을 금지하라고 요구하는 건 명분이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 농민들은 Non-GMO만을 생산한다. 누군가가 국내산 농산물이나 유기농을 집단급식에 공급하는 가공식품에도 팔고 싶은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마도 “공공급식, 학교급식에 Non-GMO 사용, 국내산 사용, 로컬푸드 사용, 유기농 사용”이라고 요구하고 싶었을 것인데, 눈치가 보여 여기까지는 가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이번 청원이 국민 전체 지지를 받지 못하고 산업계나 과학자들의 반발을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전 국민의 명분과 지지를 얻으려면 “공공급식, 학교급식에도 GMO식품 표시”라고 주장했어야 소비자 알권리 보장이라는 명분과 일맥상통 할 텐데, GMO식품 사용까지 금지하라는 것은 결국 자신들이 생산하는 Non-GMO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하라는 이야기라 그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이렇게 되면 급식 단가가 올라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보게 된다. 급식에도 GMO를 사용해야만 한다. 다만 표시해 선택할 수 있게만 하면 된다.

겉은 알권리-속은 장삿속…산업·과학계 반발
업계-국민 식생활에 일파만파 불씨 가능성
급식에 GMO 금지 억지…단가 올라 소비자 피해

‘GMO완전 표시제’는 명분이 있고 가야할 방향은 맞다. 그러나 문제는 타이밍이다. 지금 당장 우리나라에서 도입되면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유지나 탄수화물(당)과 같은 식품에서는 단백질인 DNA가 없는데다 과학적인 검사로도 알아낼 수가 없어 정부도 업체도 그 누구도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특히 소량의 다양한 재료들이 섞이는 복합 원재료의 경우는 관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 GMO 사료를 먹여 키우는 국내산 고기들의 표시문제도 부각될 것이다.

게다가 지난 14년 간의 광범위한 GMO연구로 우리나라 강토와 국내산 농산물이 이미 상당 부분 GMO에 오염돼 있다고 추측된다. 작년 5월 태백산 유채꽃 축제장에서 GMO 양성반응을 보인 유채가 발견돼 축제가 전면 취소된 사례가 있었고, 9월에는 충남 예산시 국도변에서 GMO 유채의 자연개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만약 이 추측이 사실로 들어난다면 현재의 3% 비의도적 혼입허용치를 초과한 경우 억울하게도 우리 농민들이 생산한 Non-GMO는 GMO로 간주된다.

또한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라 유럽(EU)과 같은 0.9% 비의도적 혼입허용치가 도입될 경우 더욱 많은 국내산 농산물이 GMO로 낙인찍힐 수가 있어 득실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즉 GMO 완전표시제는 ‘국내산 농산물의 GMO 검출’이나 소비자들의 “GMO 사료를 먹인 고기에도 GMO표시를 하라”는 요구로 이어져 농축산업계 전체에 일파만파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식품교역이 걸린 표시제도는 국가 간 이익이 걸려있어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GMO 완전표시제’는 당연히 명분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시민단체나 소비자단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해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는 다르다. 국민의 건강과 아울러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국익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적 표시제도’를 선택해야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타이밍 맞게 말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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