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식품 통한 행복감’ 극대화
4차 산업혁명 ‘식품 통한 행복감’ 극대화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05.0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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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제고…건강 안전 등 데이터에 기반한 ‘설득 마케팅’이 주효
본지 주최 ‘식품산업의 가치와 미래 전략’ 세미나

전 세계가 4차산업혁명의 파고 속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미래 핵심 산업으로 식품산업을 지목하고 이를 이끌어 갈 키워드로 ‘안전’ ‘기능성’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이러한 키워드를 탑재한 간편식, 기능성 식품, 패키징, 특수용도식품, 기후변화를 반영한 안전 식품 등은 현재 각광을 받고 있고, 향후 더욱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3일 본지 주최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식품산업의 가치와 미래전략’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식품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재인식 및 현황 파악을 통해 국내 식품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전략수립에 필요한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식품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알아보고, 최근 중국의 포장재 폐기물 반입 불가 선언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패키징 트렌드는 물론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행동을 분석하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참석자들의 큰 주목을 끌었다.

 

권대영 전 한국식품연구원장은 ‘4차산업혁명과 식품산업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식품산업의 핵심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삶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박사는 “4차산업혁명을 가격과 효율을 기반으로 한 생산 혁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생활 혁명과 행복이 깊게 자리 잡고 있어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음식을 먹을 때 어떤 사람은 맛을, 어떤 사람을 취향을 중시하는 만큼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자동화, 기계화 등이 아닌 개개인의 행복 추구가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특히 권 박사는 우리나라 식품산업이 하드웨어 측면에선 강세를 보이지만 소프트웨어 부분인 데이터 창출에는 투자가 인색한 부분을 지적했다.

권 박사는 “4차산업혁명에서 식품산업은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고, 안전과 건강을 고려한 국가 시스템으로 추진돼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창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다양성, 전통, 개별, 문화, 맛을 비롯해 푸드노믹스, 소통 콘텐츠, 건강 안전 등 전반적인 핵심식품연구 분야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권 박사는 “식품은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소비자를 설득해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마케팅이 더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며 “소비자와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고, 이들을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박사는 제품 개발 중심에서 이제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식품전문가들이 노이즈 리덕션(Noise Reduction)에 집중해 R&S(대응할 자료 연구)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차규환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패키징 트렌드를 살펴보고 개발 전략을 공유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차 센터장은 “최근 중국의 포장 폐기물 거부 사태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포장재 개발이 화두다. 100% 재활용 가능한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패키징 기술이 지속 발전하고 있으며, 여기에 보관성과 편리함을 강조하고 가격을 올리지 않는 차별화가 대세”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한 미래 패키징 기술 트렌드로는 포장과 배송을 하나로 융합한 엑티브한 패키징이 주목받고 있다. 외식물가 상승과 유통 프로세스 발달, 식품안전성 우려 등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 RTP(Returnable Transport Packaging) 배송 포장이 주를 이루며, 기업들도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MAP(Modified Atmosphere Packaging), 스킨팩 포장 등 기술 발전이 한창이다.

또한 더 많은 정보를 소비자와 공유하는 스마트 패키징도 대세다. 스마트폰 앱 구매 및 유통 과정의 스마트화로 RFID 태그, NFC 리딩, QR코드 스캔 등 기술이 포장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Shelf Life Indicator(저장 보관)’도 신기술 패키징 개발에 한창이다. 생물학적 모델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포장 식품 변화에 대한 누적 효과를 보여주는 데이터 기반 기술이 각광받고 있는 것.

일례로 한 글로벌 패키징 업체의 경우 식품 부산물인 젤라틴으로 제조, 포장 외부에 터치 젤 스티커를 부착해 라벨 표면이 부드러울 때 식품이 신선함을, 껄끄러울 때는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패키징 기술을 적용했다.

문정훈 서울대 교수는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 본 대한민국 식품 소비행동을 분석을 토대로 소비 트렌드가 간편식을 넘어 대용식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소비자들은 행동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 과거 주로 먹던 삼계탕, 곰탕 등 음식이 즉석 국·탕·찌개 등 간편식으로 대체되고 있고, 유통채널도 변화해 과거 대형마트에서 주로 판매되던 것에서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제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즉석 국·탕·찌개류 구매액은 2011년 대비 2016년 4배 이상 증가했고, 반찬이 필요없는 메인 메뉴가 각광을 받으며 컵밥·볶음밥은 연평균 47.6%, 68.2% 각각 늘었다.

문 교수는 “앞으로도 한 그릇으로 식사를 끝낼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와 결합된 형태의 즉석밥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즉석소스류도 단독 상품보다는 즉석밥과 함께 판매하는 컵밥 형태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 전통적인 강자였던 카레와 짜장은 시장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더욱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소비자 욕구가 늘면서 보다 간편하게 즐기는 대용식의 증가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문 교수는 “이제 막 시작단계인 국내 대용식 시장은 앞으로 300~400년이 지나도 우리 식문화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틈새시장에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대용식 업체는 6~7개 스타트업들이 있으나 랩노쉬와 밀스가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용식은 가루형 중심이다. 작년 2분기 매출이 20억6940만 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5배 성장했다.

시장은 더욱 성장이 예상된다. 주 고객이 20~30대 여성층에서 30~40대 남성층 구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채널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의 강세가 돋보인다.

문 교수는 향후 대용식은 시장이 점차 분리돼 완벽한 한끼와 다이어트식으로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새로운 식품 소재의 사용 및 개발이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낮은 인지도 제고는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대용식의 단점으로 지적받던 식감 부족으로 식사보다는 간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다양한 곡물들을 이용해 식감을 살리는 것도 관건이어서 향후 대용식 시장 성장에 따라 다양한 곡물과 식품소재의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대용식은 진입 장벽은 없지만 실질적 판매를 이루는 방법이 굉장히 어렵다. 이제 서서히 유통면에서 진입 장벽이 올라가고 있어 이를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기술력을 앞세운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대용식 시장의 성장의 미래는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상도 중앙대 교수(좌장)는 “현대의 식품은 저장성과 보관이 용이해야 하고 쓰레기 처리도 수월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의 식품산업 키워드는 안전성을 기능성을 갖춘 편의 식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며, 향후 외식 전문점 수준의 간편식과 아웃도어 식품, 특수용도 식품, 알레르기 등 안전 식품이 미래 식품으로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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